李, 23년 선수생활 마치고 은퇴
“이 자리까지 설 수 있어 영광
행복한 야구인생 살았다”
文 대통령 등 제2의 인생 응원
구단·후배들 열렬한 축하 세례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은퇴 당일이 돼봐야 알것 같다던 이승엽(42·전 삼성 라이온즈 타자)은 은퇴식 첫 번째 순서부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삼성은 이승엽의 마지막을 위해 그 누구보다 화려한 은퇴식을 거행했다. 은퇴식은 이수빈 구단주의 ‘이승엽 재단’출연금을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이날을 끝으로 야구 인생을 마감하고, 제2의 인생을 출발하는 이승엽을 응원하는 유명인사들의 영상도 이어졌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 인사도 전광판에 띄워져 눈길을 끌었다.
지난 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이하 라팍). 넥센 히어로즈와 마지막 정규 시즌을 마감한 이승엽이 경기가 끝난 후 단상 위로 올라섰다.
2만4천여명의 구름관중은 경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승엽의 은퇴식을 보기위해 자리를 지켰다.
이날 이승엽은 전성기 시절로 돌아갔다. 마지막 만큼은 예전의 이승엽으로 돌아가 팬들과의 작별을 준비한 것이다. 이승엽은 이날 5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홈런 두 방을 곁들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에 앞서 선발 투수로 확정된 백정현에게 “잘 던져라”고 압박할 만큼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더이상 그라운드에 설 수 없는 데다 평생 야구인으로 살기를 바라는 소망 때문이었다. 결국 이승엽은 이날 전성기 시절 타격감을 되살리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3년 야구 인생을 ‘전설’로 마감하는 순간이었다. 그의 등번호 36번은 삼성에서 이만수, 양준혁에 이어 세 번째로 영구결번 됐다. 그렇게 이승엽은 팬들 앞에서 은퇴를 공식화 했고, 사회인이 됐다.
이승엽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은퇴식에서 단상에 올라 “여기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야구 선수 이승엽의 은퇴를 팬 여러분들께 보고하기 위해 나왔다”면서 첫 운을 뗐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시절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하는 것이었는데 그 꿈을 이뤘다. 그리고 팀의 우승 또 이 자리까지 설 수 있게 돼서 정말 영광이다”고 말했다. 팬들은 이승엽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했고,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이승엽은 “지금 이 함성 기억하겠다. 잊지 않겠다. 사회로 나가서 열심히 싸우겠다. 오늘 찾아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고별사를 마쳤다.
이날 공식 은퇴행사가 끝난 뒤 덕 아웃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승엽은 마지막 인터뷰를 가졌다.
“정말 좋은 응원가라고 생각한다. 언제 이런 함성을 또 들어보겠는가. 나는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또 누렸다. 오늘 은퇴식이 열린 10월 3일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행복한 야구 인생을 살았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승엽의 뒷모습은 그 누구보다 화려했고, 아름다웠다. 아듀, 이승엽!
윤주민기자 yjm@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