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야’ 자도 몰랐던 ‘낙하산 단장’은 옛 말
야구의 ‘야’ 자도 몰랐던 ‘낙하산 단장’은 옛 말
  • 승인 2017.12.0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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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풍부한 ‘선수 출신’ 단장이 대세
KBO리그 구단, 잇단 파격 인사
KIA, 조계현 수석코치 단장 선임
10개 구단 중 7팀 선수 출신 단장
프런트-현장 간 완충제 역할
선수에 현장 경험 전수 등 이점
조계현
KBO리그에 선수 출신 단장이 늘고 있다.

‘프런트가 주도하는 긴 안목의 야구를 펼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는 현상이다.

야구와 무관한 업무를 보던 인사가 ‘낙하산’으로 야구단에 내려오던 시대는 끝났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7개 구단에서 야구선수 출신을 단장에 앉혔다.

파격 인사도 있었다. KIA 타이거즈는 6일 “조계현(53·사진) 수석코치를 신임 단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현역 수석코치가 단장으로 선임된 건, 사상 초유의 사건이다.

이에 앞서 LG 트윈스는 정규시즌이 끝난 10월 3일 1군 사령탑이던 양상문 감독을 단장으로 선임했다.

1군 사령탑이 공백기 없이 바로 단장이 된 것도, KBO리그 최초의 일이었다.

LG는 역시 야구인 출신이었던 송구홍 단장의 빈자리를,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 더 화려한 경력을 쌓은 양상문 단장에게 맡겼다.

SK 와이번스도 비슷한 인사를 했다. 올해 1월 민경삼 전 단장이 물러나자 염경엽 전 넥센 히어로즈 단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이런 파격 인사는 팬들을 놀라게 하지만, 이제 KBO리그에서 ‘야구인 출신 단장’은 낯설지 않다.

넥센은 지난 1월 쌍방울 레이더스 투수 출신 고형욱 스카우트팀장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

NC 다이노스도 장충고 감독을 지낸 포수 출신 유영준 스카우트팀장을 프런트의 수장으로 뽑았다.

넥센과 NC 육성 시스템의 틀을 마련한 두 단장은 전면에서 육성을 주도하고 있다.

선수 출신이 프런트 수장인 단장 자리에 오른 건, 2008년 히어로즈가 창단할 때 단장이었던 박노준 교수가 처음이다.

박노준 교수는 한 시즌만 치르고 팀을 떠났다. 선수 출신 단장 성공 사례를 만든 건, 민경삼 전 SK 단장과 김태룡 현 두산 베어스 단장이다.

민 단장은 2010년부터 SK 단장을 맡아 지난해까지 프런트 수장으로 일했다.

김태룡 단장은 2011년 8월에 두산 베어스 프런트 수장이 됐다.

김 단장은 프로 선수 출신은 아니다. 하지만 프런트로서는 성공 가도를 달렸다. 한화 이글스도 2016시즌이 끝난 뒤 1군 사령탑을 지낸 박종훈 NC 다이노스 2군 본부장을 영입해 단장에 앉혔다. 박 단장은 LG 1군 감독 출신이다.

프런트가 주도해 ‘장기계획’을 세우려는 상황에서 야구선수 출신 단장의 대거 등장은 큰 의미가 크다.

상당한 권한을 지녔던 감독이 갑작스럽게 경기 운영만 하는 ‘필드 매니저’로 역할이 축소되면 파열음이 날 수 있다.

이럴 때 현장을 경험한 야구인 출신 단장은 완충 작용을 할 수 있다. 오랜 현장 경험을 선수단에 전수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비 경기인 출신의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kt wiz 단장도 선수 경험은 없지만, 야구단과 직·간접적으로 연을 맺은 뒤 프런트 수장에 올랐다.

홍준학 삼성 단장은 1990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사한 ‘라이온즈맨’이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10년 이상 그룹 정책본부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담당했다. 임종택 kt 단장은 kt 농구단 단장을 하며 야구단 운영에도 관심을 보였다.

‘야구는 감독이 하고, 경영은 단장이 한다’며 프런트와 현장 사이를 가르던 경계선은 희미해졌다.

야구단 고위층 인사 때 “단장도 야구를 알아야 한다”는 명확한 기준도 생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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