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부진 용납 안 돼 스스로에게 모진 채찍질”
“2년 연속 부진 용납 안 돼 스스로에게 모진 채찍질”
  • 윤주민
  • 승인 2018.01.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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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삼 계약 비하인드 스토리
삼성에 먼저 연봉 삭감 제안
“협상 마무리하고 시즌 집중”
짝수해 맞아 재도약 박차
장원삼

“제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더라도 자극이 필요합니다. 연봉은 중요치 않습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좌완 장원삼(사진)이 올해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스스럼 없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23일 2018년 재계약 대상자 47명과 연봉 협상을 마무리 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서도 장원삼의 연봉 삭감은 예상된 수순이었지만 충격적이다. 7억5천만원에서 무려 5억5천만원(-73.3%) 깎인 2억원에 계약해 KBO 리그 역대 최다 연봉 삭감 기록의 불명예를 안은 것.

그러나 이 같은 계약에는 ‘비하인드 스토리(behind story)’가 있다. 장원삼과 구단 측은 부진한 성적에 따른 연봉 삭감을 전적으로 공감, 파열음없이 무난히 재계약을 완료했다.

삼성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구단 측과 장원삼은 총 4번의 만남을 가졌다. 4번이나 만났지만 구단 측과 별다른 충돌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봉 협상에서 장원삼은 구단 측에게 먼저 ‘연봉을 삭감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예견된 일이었지만 장원삼이 대폭 삭감을 원했다. 2년 연속 부진을 떨쳐내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감으로, 스스로 채찍질을 가한 것이다. MVP를 받은 투수로서 더이상의 몰락은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는다는 게 장원삼의 입장이다.

장원삼이 먼저 연봉 삭감 의지를 먼저 밝혔다는 데 구단 측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장원삼이 이 같은 마음을 먹은 이유는 명확하다. 전성기 시절 만큼은 안 되더라도 다시 한 번 재도약 하기 위한 것이다.

장원삼에게 따라 붙는 수식어는 ‘짝원삼’. 홀수 해만 되면 유난히 성적이 좋지 않아 생긴 별명이다. 지난해 역시 홀수 해였고, 장원삼은 부상과 부진을 떨쳐내지 못했다. 결국 선발로테이션에서 밀려나 4승 5패 평균자책점 5.61의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다행히 올해는 짝수해다. 장원삼은 올해 선발 자리를 놓고 다시 한 번 경쟁을 벌인다. 신인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하지만 경기 운영 방식과 노련미 등 베테랑 다운 모습으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

실제 장원삼은 비시즌 기간 괌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25일 괌 훈련을 마친 뒤 오는 29일 스프링캠프가 차려지는 일본 오키나와로 먼저 이동, 개인 훈련에 돌입할 예정이다.

장원삼은 “묵묵히 운동만 했다. 자신감도 있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면서 “연봉 협상과 관련해서는 나에게 자극을 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괜히 속시끄럽게 하는 것 보다 (협상을)빨리 마무리하고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삼성 관계자는 “장원삼은 ‘상남자’다. 연봉 협상과 관련해 먼저 삭감 뜻을 밝히길래 놀랬다. 하지만 분명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마 올해는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윤주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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