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때 잃었던 마을 이름 되찾았다
일제 때 잃었던 마을 이름 되찾았다
  • 지현기
  • 승인 2017.02.2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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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서후 자품리 지명
100년만에 ‘재품리’로
3·1절을 앞두고 일제 강점기 때 인재가 많이 태어나는 것을 두려워한 일본인들이 의도적으로 마을 이름을 왜곡시킨 안동시 서후면 자품리 지명이 100여년 만에 ‘재품리’로 원상회복됐다.

재품리 마을 명칭은 구한 말 인재 학림송이 16세 때 과거에 급제해 정6품 벼슬을 제수받으면서 생성됐다.

학림송의 덕망과 인품이 이웃 마을까지 널리 알려지면서 이 마을은 ‘재곡의 품격을 지닌 선비가 사는 마을’이라고 해 ‘재품(才品)’으로 불려지게 됐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에 인재가 많이 태어나는 것을 두려워한 일본인들이 재(才·재주)를 자(者·놈)로 바꿔 ‘자품(者品)’으로 개칭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수년 전 마을 주민들은 마을 명칭을 원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현판에 원래 마을 명칭인 ‘재품’을 넣었다.

또 지난해는 안동시의회에 마을 이름을 바꿔 달라고 요청하는 청원을 넣기도 했다.

시의회는 최근 열린 제186회 임시회에서 재품리 주민 의견을 반영해 ‘안동시 리·통·반 설치 조례안’을 개정했다.

주민 노력으로 일제가 강제로 바꿔 특별한 의미가 없던 ‘자품리’는 조례 개정안을 시행하는 다음 달부터 ‘재품리’로 100여년 전 이름을 되찾게 된다.

최대섭 대표 등 주민들은 “안동시의회에서 마을명칭 조례안이 통과됨에 따라 주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100여년 만에 결실을 맺게 됐다”며 크게 환영했다.

박재성 시 자치행정팀장은 “안동시 리·통·반 설치조례안이 오는 3월3일 공포되면 전국 행정기관과 관내 유관기관 등에 변경된 리명을 적극 홍보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동=지현기기자 jhk@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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