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월성 성벽서 ‘제물 추정’ 인골 출토
경주 월성 성벽서 ‘제물 추정’ 인골 출토
  • 김상만
  • 승인 2017.05.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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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연구소 발굴조사 설명회
국내 첫 발굴…인주설화 뒷받침
해자서 터번 두른 독특한 토우
‘병오년’ 글자 적힌 목간 등 나와
A지구성벽내인골출토전경
월성 성벽에서 발굴된 인골.
경주 월성(사적 제16호) 성벽에서 약 1천500년 전 제물로 묻은 것으로 추정되는 인골 2구가 발굴됐다.

성벽 유적에서 인골이 출토된 것은 국내 최초로, 제방을 쌓거나 건물을 지을 때 사람을 주춧돌 아래에 매장하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인주(人柱) 설화를 뒷받침한다.

16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월성 발굴조사 설명회에서 5세기 전후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 서쪽 성벽 문지(門址, 문 터)의 기초층에서 누워 있는 인골 1구와 얼굴과 팔이 이 인골을 향해 있는 또 다른 인골 1구를 지난해 12월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결박이나 저항의 흔적이 없고 곧게 누운 점으로 미뤄 사망한 뒤에 묻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의례 행위를 치르고 나서 매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터번쓴토우세부(2)
터번 쓴 토우.
이와 함께 경주 월성의 서북쪽 해자에서는 높이가 5∼10㎝에 달하는 독특한 모양의 토우(土偶, 흙으로 빚은 사람 형상의 인형)들과 월성의 역사적 가치를 입증하는 목간도 나왔다.

6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짐작되는 어른 새끼손가락 크기의 토우는 터번을 머리에 두르고,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페르시아풍의 긴 옷을 입었다.

월성 해자에서 새롭게 발굴된 목간 중 글씨를 해독할 수 있는 유물은 모두 7점이다. 그중 한 목간에서는 ‘병오년’(丙午年)이라는 글자가 확인됐고, 경주가 아닌 지역 주민에게 주어진 관직인 ‘일벌’(一伐)과 ‘간지’(干支), 노동을 뜻하는 ‘공’(功) 자가 함께 기록돼 있었다.

주보돈 경북대 교수는 “목간의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병오년은 586년이 99%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월성 해자에서는 신라시대 유적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곰의 뼈, 산림청이 희귀식물로 지정한 가시연꽃의 씨앗, 손칼과 작은 톱 등으로 정교하게 만든 얼레빗이 발견됐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따르면 경주 월성은 제5대 파사왕 22년(101) 축성을 시작했으며, 신라가 망한 935년까지 궁성으로 쓰였다.

문화재청은 월성에서 2014년 12월 개토제를 시작으로 3개월간 시굴을 한 뒤 2015년 3월 본격적인 발굴에 돌입했다.

경주=이승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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