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20일 화요일    단기 4351년 음력 1월5일(癸未)
  • 찻잔에 피는 꽃
    가을빛 산허리 억새 머릿결 빗는 바람이 일제 생의 무상함 일깨우는 낙엽 흩 날고 있어 산 너머 바다 건너 내가 있어 향하고 있음을 네가 무지개를 좇을 제 내가 뒷바람 몰아치는 찬 서리 역경 너무 오..
    02-19 21:53
  • 눈 속에 어린 눈
    내 눈 속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내게 아무것도 아닙니다 2살 무렵 겨우겨우 인간의 언어를 습득하기 시작할 때 마주 보던 두 눈이 포개지면서 지그시 내려다보고 빤히 올려다보면서 띄엄띄엄 하던 말..
    02-18 21:45
  • 울 엄마-6
    꾸부정한 그림자가 휘청거렸다 포르말린 냄새가 내 코끝을 감았다 놓는다 오도카니 앉아 있는 울 엄마 곁으로 탱탱한 햇살 하나 눈을 쫑긋 세운다. 주검의 조각들이 얼굴에 두껍게 앉아있고 평생을 같이한..
    02-14 18:08
  • 가계부
    붉은 강낭콩 팥 섞어 가마솥에 푹 삶은 밀밥을 이웃과 나눠먹고 나면 어머니의 여름 순순히 지나갔다 넓적한 공책에 소용할 간격만큼 선을 그어놓고 써내려간 서가탄(석가탄) 100원 달갈(계란) 1판..
    02-13 21:54
  • 사랑나무 1
    우리가 울었다 아니, 울 수밖에 없었다 상류를 향한 삶의 진로에 걸림돌이 된다고 언제부턴가 가정 갖기를 꺼려하는 사회 가정이 있으되 비워진 아이의 자리 자녀 키우기 힘들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힘든..
    02-11 21:28
  • 초원 위의 백구(白球)
    숲 속 푸른 초원 위에 /확 트인 넓은 공간 /아름다운 자연 경관에 도취되어 /드라이버샷이 백구를 날릴 제 쪽빛 하늘 높이 치솟아 타원형 그려 /페이웨이 위에서 /하나의 예술 되어 뒹군다 도전정신..
    02-08 21:50
  • 하늘 논
    현충일 무렵 안강 들에 서 본다 넓은 들 전부가 무논이다 반듯반듯한 수면에 하늘이 비친다 지상의 논 위에 하늘 논이 한 들판 더 생긴다 하늘 논에는 푸른 하늘이 담겨져 있고 흰 구름도 고여 있다 지..
    02-07 21:55
  • 치부
    화장실 문을 열었더니 핏덩이 하나가 툭 떨어졌다 뭘까? 저 피의 정체는 /그것은 오욕이요 욕심으로 가득 찬 /절망의 결정체였다 다리가 후들거리면서 /현기증이 온다 왜? 사느냐고 /그동안 뭘 하며 살..
    02-06 21:25
  • 영해 초등 100주년 기념탑의 꿈
    한발 한발 먼저 오르던 선배 한 마음 한 마음 뒤따르던 후배 철없던 형과 아우들 합창 이제 탑으로 쌓여 발하나니 1910년 강제병합 처연한 개교 2010년 웅비하는 장대한 백년사 아이는 어른으로 자..
    02-05 22:06
  • 구멍 난 마음
    평생을 내일보며 말없이 살았었네 숱한날 고독속도 덧없이 싸웠구나 세월이 오래 흘러도 걸러낼 수 없는 것 미운 정 고마운 정 구멍난 가슴속에 알알이 석류처럼 붉게도 박혔구나 흐르며 꺼져가는 삶 촛불처..
    02-04 21:13
  • 안압지
    가야금 12줄에 걸린 겹겹 물살이 보름달을 민다 초원을 오래 달려온 말발굽이 멈추어 선 안압지 파르르 물의 허벅지 근육이 떨린다 달 때문에 들락거리며 귀인을 기다린 지 천 년 멈추어 선 말의 그림자..
    02-01 21:13
  • 차 한 잔의 의미
    비 갠 맑은 한 날의 오후, 놀라워라 손닿을 듯 가까이 산 중턱에 내려앉은 운무(雲霧) 한 폭의 그림으로 살아나 창틀 액자에 걸린다 자연이 빚어준 최고의 선물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손가락 틈새 빠..
    01-31 21:36
  • 바람이 불게끔
    안동 겨울바람이 거침없다 서울 바람과 다르다 시베리아 순록들이 내뿜어 놓은 입김을 날것으로 코끝에 가져다 놓는다 낙동강 위로 불어대는 삭풍 강둑을 차갑게 범람하여 강 저편 앙상하게 버티고 있는 나뭇..
    01-30 21:43
  • 낙엽
    떨 어 진 다 오후의 나른함을 가르고 마음의 고요를 낚는 부드러운 손짓의 군무 계절에 마침표를 찍고 너는 잠시 우아한 선율 안단테 칸타빌레로 떠나간다 마음의 창에 비끼는 한편의 시 ◇설현숙 = 경남..
    01-29 21:54
  • 회색빛 하늘만 보면
    금방이라도 울음을 토해 버릴 것 같은 회색빛 하늘만 보면 나는 그냥 눈물이 난다 언제 한 번이라도 맘놓고 ‘엉엉’ 울어 볼 수 있을까 그마저도 사치로 다가 온 삶이 서러워서일까 회색빛 하늘만 보면..
    01-28 20:39
  • 버스 정류소에서
    들리며 묻혀가는 무참함에 대한 머뭇거림 잊어버리고 허수아비 춤을 춘다 훅 훅 솟구치는 매캐함에 신음하는 폐부 쓸리는 아스팔트 울부짖는 비명에도 둔한 너와 나는 썰물 되어 쓸려간다 꽁초는 시체여도..
    01-25 21:13
  • 내게로 와 줘
    넌 잘 말린 녹차야 파삭한 태양 맛이 나 슬픈 언저리하나 네게 풀어놓으면 아픔도 녹차 빛으로 스며서 덜 아파 눈물도 비밀처럼 해야만 하던 어른의 나날 너의 둥글고 푸른 등 하나 만나 물처럼 쏟아냈어..
    01-24 21:24
  • 속병
    봄이 오는 소리/ 그 소리 듣고 계시나요 봄은/ 여느 길로 오시나요 눈으로/ 귀로/ 아니 입말 탄성으로 오고 계시나요 저는 종일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혹여,/ 혹여/ 가슴까지 내밀면서/ 봄은 남몰래..
    01-23 21:38
  • 화분
    봄날 보랏빛 수국과 무늬오가피 나무를 샀다 베란다 한쪽에 자리를 만들어 주고 날마다 들여다본다 화원안에서 마음껏 피워내던 잎들이 주먹만하게 피던 꽃들이 왜 내 집에 와서는 손톱만해질까 화분이 작아..
    01-22 21:14
  • 하늘은 몸을 불려 당신을 토하고 붉은 진동은 심장에 불을 당기고 쌈쌈이 엮은 삼층 돛단배 항해로 몸부림 질 쳐 미소가 더 할수록 한 층 더 차가움 뿜어 탐나게 잘 팔리는 당신은 펑 흩어져 쏟아지는..
    01-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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