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21일 토요일    단기 4350년 음력 9월2일(辛巳)
  • <김사윤의 시선(詩選)> 반지 공영구
    언제부터인가 사랑으로 태어나 화려한 징표로만 살기로 했다. 많은 여인의 눈물이 되고 많은 사내의 아픔이 되어 사랑과 증오를 한 고리로 잇고는 반짝이는 광채 앞에서 많은 돌들은 침묵으로 대신하며 갈라..
    10-18 21:54
  • <김사윤의 시선(詩選)> 쪽방 일기 김용주
    한 칸 방도 드넓어라. 영등포 한 귀퉁이 휘날리는 눈보라가 긴 밤을 파고들 때 낮은 담 창문을 넘어 골바람이 찾아든다. 이 혹한 대책 없어 말문조차 닫아걸고 갈 때까지 가보자는 악에 받친 먹빛 눈길..
    10-17 22:00
  • <김사윤의 시선(詩選)> 손톱 끝에 봉숭아물 김소운
    손톱에 뜬 초승달에/ 그리움이 둥지 틀다. 해도, 살아서는/ 갈 수 없어 소한 날 내린 첫눈에/ 생각의 끈을 놓치고, 하중 깊은 서러움이/ 그만 달 속으로 미끄러졌네. 젖은 내 몸이 우네, 울고 있..
    10-16 21:16
  • <김사윤의 시선(詩選)> 징후 김미정
    구부려 길들여 놓은 저 골목 범어시장 할머니 땅을 물고 버텨온 세월만큼 닳도록 무늬도 없이 피고 지던 소문들 차갑게 밀어내고 무릎 감춘 어스름이 층층이 쌓여가는 오피스텔 그림자로 멍하니 몸을 섞는..
    10-15 20:46
  • 김사윤의 시선(詩選) -혼자 가는 길 강문숙
    내 마음 저 편에 너를 세워두고 혼자 가는 길, 자꾸만 발이 저리다 잡목 숲 고요한 능선 아래 조그만 마을 거기 성급한 초저녁별들 뛰어내리다 마는지 어느 창백한 손길이 들창을 여닫는지, 아득히 창호..
    10-12 21:24
  • 김사윤의 시선(詩選) -태양의 혀 윤경희
    때론, 독기 품은 숨겨 둔 칼날이었다가 세상 다 녹일 듯한 자애의 모습으로 물렁뼈 붉게 자라는, 더 붉게 말(言)이 자라는 ◇윤경희=2006년 유심신인문학상  시집  대구예술상, 이영도시조문학..
    10-10 21:31
  • 茶 한잔의 여유
    찻실에서 여유로운 마음으로 차 한잔을 준비해본다 손님이 오는것도 아니고 혼자 차한잔이 생각이난다 다관에 찻물 끓는소리가 제법 요란하다 향이 좋은 차한잔에 시름을 달래고 茶 창가에 따뜻한 햇빛을..
    10-09 21:07
  • 숭어, 슬픔에 빠지다
    몇 백 년 동안 제 몸을 부수어 몇 백 년 동안 제 살을 깨물어 모래 알갱이가 되었다한들 아무도 모를 것이다 (방치된 비늘 하나씩 떨어져 나가면 비릿하게 절여오는 염기에 온몸이 쓰라리고 뜨겁게 내리..
    10-08 20:33
  • 오―매 단풍 들것네
    “오―매, 단풍 들것네.” 장광에 골 붉은 감잎 날아오아 누이는 놀란 듯이 치어다보며 “오매, 단풍 들것네.” 추석이 내일모레 기둘리니 바람이 자지어서 걱정이리 누이의 마음아 나를 보아라. “오매..
    10-01 19:46
  • 뒷짐 이정록
    짐 꾸리던 손이 작은 짐이 되어 등 뒤로 얹혔다 가장 소중한 것이 자신임을 이제야 알았다는 듯, 끗발 조이던 오른손을 왼손으로 감싸 안았다 세상을 거머쥐려 나돌던 손가락이 제 등을 넘어 스스로를 껴..
    09-28 21:51
  • 가을엽서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 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얼 좀 나눠 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 때 낙..
    09-27 21:45
  • 한가위를 맞이하는 마음과 마음
    사는 일에 묻혀서 안부를 묻기에도 바쁜 나날들, 그러나 반가운 얼굴로 다시 만날 수 있는 명절의 기쁨 부푼 마음에는 벌써부터 보름달이 뜹니다 고향의 단풍은 여전히 곱겠지요 이웃과 벗들이 정겨운 그..
    09-26 21:18
  • 욕심---공광규
    뒤꼍 대추나무 약한 바람에 허리가 뚝 꺾였다 사람들이 지나며 아깝다고 혀를 찼다 가지에 벌레 먹은 자국이 있었나? 과거에 남모를 깊은 상처가 있었나? 아니면 바람이 너무 드샜나? 그러나 나무 허..
    09-25 22:46
  • 아버지의 지게
    아버지가 날마다 지시던 손때 가득 묻은 지게가 마당 한 구석에 그림처럼 놓여 있습니다 자나 깨나 논두렁 밭두렁 분주히 오가며 삶을 퍼 담아 나르시던 아버지의 지게 지금은 먼 나라로 가신 아버지의 모..
    09-24 21:20
  •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차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천양희=1..
    09-21 22:00
  • 절망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09-20 21:25
  •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말없이 마음이 통하고, 그래서 말없이 서로의 일을 챙겨서 도와주고, 그래서 늘 서로 고맙게 생각하고 그런 사이였으면 좋겠습니다. 방풍림처럼 바람을 막아주지만, 바람을 막아주고는 그 자리에 늘 그대..
    09-19 22:03
  • 하루의 일을 끝내고
    도랑물에 손과 얼굴을 씻고 일어나 어둠이 내리는 마을과 숲을 바라본다. 끄억끄억 새소리가 어슴푸레한 기운과 함께 산촌을 덮는다 하늘의 하루가 내게 주어졌던 하루와 함께 저문다 내가 가야 할 숲도 저..
    09-18 21:33
  • 주머니 속의 여자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주머니 속 여자가 외친다 좋은 조건의 대출상품 있다고 동창모임 있다고 심지어는 벗은 여자 사진 있다고 시도 때도 없이 외쳐댄다 버튼을 눌러 말문을 막아버리자 마침내는 온몸..
    09-17 21:04
  • 소통
    분명 전달은 정확하게 한 것 같은데 듣는 사람은 자기 잣대로 가늠한다 순수한 내 나라말하고 있으면서 알아듣지 못하는 심안이 흐려져 엉뚱하게 해석하여 지나치게 앞서 가니 소리내어 하는 말들 공중분해..
    09-1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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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포항해변전국가요제
<이명철 교수의 맛기행>
 월남쌈 전문점 '쌈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