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시인 이상화 도난 유물 1만여점 회수
민족시인 이상화 도난 유물 1만여점 회수
  • 김정석
  • 승인 2016.08.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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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아넘긴 고택관리인

장물업자·수집가 입건
민족시인 이상화(1901~1943) 일가가 남긴 편지·엽서 등 유물 1만1천여 점을 장물업자에게 팔아 넘긴 80대 고택관리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4일 대구지역 민족시인으로 잘 알려진 고(故) 이상화 시인 가족이 남긴 유물 1만1천여 점을 장물업자에게 몰래 팔아 넘긴 혐의(절도)로 이일우 고택 관리인 A(여·8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또 A씨로부터 헐값에 사들인 유물을 고미술품 판매업자에게 15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한 고미술품 수집가 B(61)씨, B씨로부터 유물을 사들인 고미술품 매매업자 C(49)씨 등도 업무상과실장물취득, 문화재보호법위반 등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상화 시인의 큰아버지인 고 이일우 선생의 집에서 지난 40여년간 주택관리인 겸 가사도우미 일을 한 A씨는 지난 2013년 3월 24일 고택에서 보관 중이던 편지, 엽서, 서적 등 유물 1만1천263점을 후손 몰래 B씨에게 230여만 원을 받고 판 혐의를 받고 있다. 기초생활수급권자인 A씨는 유물의 가치를 알아보고 접근한 B씨가 수백만 원을 주겠다고 하자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유물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상화 시인 일가의 유물을 헐값에 사들인 B씨는 고미술품 매매업자 C씨에게 3천600여만 원을 받고 이를 팔아 넘겼고, C씨는 유물을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C씨로부터 유물 전량을 회수하는 한편 재판이 끝날 때까지 국립 대구박물관에 보관키로 했다.

안재경 중부경찰서 수사과장은 “이번에 회수한 이상화 시인 일가의 유물은 일제강점기 당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라며 “항일운동 정신이 담긴 중요한 사료를 자칫 잃어버릴 수 있었던 것을 모두 회수했다는 데 이번 수사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석기자 kj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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