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경찰특공대’에 매료
둘 다 대학서 관련학과 전공
2011년·2015년 차례로 입문
한때 같은 파출소 근무
사건 현장 함께 출동 경험도
서로 조언·반성 자극제 역할
대구지방경찰청 1기동대 경사 한승윤(31)씨와 대구 남부경찰서 경무계 순경 한승우(27)씨는 어릴적 부터 함께 경찰의 꿈을 키웠다. 형제가 같은 꿈을 가지게 된 계기는 예상외로 단순했다. TV 드라마 ‘경찰특공대’ 때문이다. 경찰들이 총으로 테러범을 한 순간에 진압하는 것을 본 뒤 ‘제복을 입은 경찰’에 대한 동경이 싹텄다.
두 사람 모두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했다. 고시원에 틀어 박혀 온 종일 공부와 씨름했지만 낙방의 쓴 맛도 똑같이 한 번씩 봤다. 1년간의 공부 끝에 형 승윤씨는 2011년에, 동생 승우씨는 지난해에 경찰이 됐다.
형제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있다. 지난해 9~11월까지 남대명파출소에서 함께 근무했던 경험이다. 당시 지역 경찰 조직에서는 기동대에서 파견 온 형과 실습 나온 새내기 순경이 한 곳에서 일한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두 달 동안 이들에게는 야간순찰 중 포장마차에서 순대와 꼬치를 사 먹던 것 말고도 인상깊었던 일이 여러 번 있었다. 심야시간 한 가게에서 벌어진 3대3 패싸움 현장에 함께 출동했을 때다. 형제가 현장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은 사뭇 달랐다. 형 승윤씨는 현장에 있던 이들의 안전부터 살폈다. 인명피해는 없는지, 아수라장이 된 가게 내부에 다른 위험 요소는 없는지 등이었다. 반면 동생 승우씨는 제일 먼저 현장 사진부터 촬영했다. 증거를 남기는 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사건 종료 후 형 승윤씨는 동생에게 “현장에서의 내 모습을 돌아보고 무엇이 부족했는지를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형의 진심어린 조언 덕택에 동생은 서류와 증거 확보에만 치중했던 자신의 행동을 반성할 수 있었다.
형제는 서로를 ‘길잡이’이자 ‘가장 가까운 동료’라고 말했다. 호리호리하고 곱상한 외모의 형 승윤씨는 키 171㎝에 몸무게 82㎏의 건장한 체격의 동생이 현장에 함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든든함을 느꼈다. 동생 승윤씨는 형의 이성적이고 차분한 업무 태도를 본 받고자 감정이 앞서는 자신의 행동에 늘 주의를 기울인다.
“제복입은 사람은 부끄럼 없이 살아야 한다”며 서로에게 자극제 역할을 하는 형제는 부모님에게 가장 큰 자랑거리다. 어머니 김성화씨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한결같이 근무복을 입은 형제의 사진이다.
꿈을 이룬 이들의 목표는 하나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능동적으로 나서는 경찰이 되겠다는 것이다.
한승우 순경은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처음 경찰이 됐을 때의 초심을 잃지 않겠다”며 “진급에 연연하기 보다 현장에서 발로 뛸 수 있는 반딧불같은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강나리기자 nnal2@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