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이끈다(一言不中 千語無用)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이끈다(一言不中 千語無用)
  • 승인 2017.01.0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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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호 논설실장
새해가 밝았다. 연초에는 새해를 맞아 지난해 보다 더 바른 삶을 다짐하곤 한다. 이러한 문화가 어쩌면 인간을 만물의 영장의 지위에 오르게 했는지도 모른다. 흔히들 “작은 변화가 큰 변화를 이끈다”는 말을 한다. 실제 현실에서도 이 말을 실감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것은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는 말에 공감한다. 붉은 닭띠의 해 정유년 연초의 작은 변화가 연말에 개인은 물론, 가족과 사회 나아가 국가의 행복이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간절히 기원한다.

연초를 맞아 일언부중 천어무용 (一言不中 千語無用)이란 말을 되새겨 본다. 이 말은 ‘한마디 말이 맞지 아니하면 천마디 말이 쓸데없다’는 뜻이다. 곧 ‘이치에 안 맞으면 천마디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것이다.

즉 이 말은 한 마디 말이 조리에 맞지 않거나 실지와 부합되지 않는다면 천 마디 말을 해도 상대방이 믿어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말 한마디 한마디를 깊이 생각해서 해야 한다는 뜻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 언어편(言語篇)에 나오는 군평(君平)이 한 말이다. 말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동서고금에 걸쳐 무수한 성현군자들이 언급하고 또 언급했다.

‘명심보감’ ‘언어편’에서는 말에 대한 교훈들을 한데 모아두고 있다. 거기에 보면 말이 잘못 쓰이면 무서운 흉기와 같이 사람을 해치게 된다는 것을 수차례 깨우치고 있다. 흉기 중에도 도끼와 칼을 비유로 들고 있다.

‘구설자 화환지문 멸신지부야(口舌者 禍患之門 滅身之斧也)’ 즉 ‘입과 혀라는 것은 화와 근심의 근본이요, 몸을 망하게 하는 도끼와 같은 것이니 말을 삼가야 한다’는 뜻이다. 몸을 도끼로 찍으면 사람은 죽고 만다. 그와 같이 말 한마디가 사람을 크게 낙담시키거나 분노케하여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도 한다.

‘구시상인부(口是傷人斧)’ 즉 ‘입은 사람을 상하게 하는 도끼’라는 말도 같은 뜻이다. 또 칼을 비유한 말 중에는 ‘일어상인 통여도할(一語傷人 痛如刀割)’ 즉 ‘한 마디의 말이 사람을 상하게 함은, 아프기가 칼로 쪼개는 것과 같다’ 또 ‘언시할설도(言是割舌刀)’ 즉 ‘말은 혀를 베는 칼’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무서운 흉기와 같은 입과 혀를 잘 간수해야 어느 곳에서나 몸이 편안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렇게 한 마디 말이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는데 ‘그 한마디 말이 이치에 맞지 않으면 천마디 말을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우리는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사랑의 말이 사랑을 낳고 미움의 말이 미움을 부른다. 내가 한 말은 반드시 어떻게든 돌아온다. 그래서 말씨는 곧 말의 씨앗인 것이다. 생각이 깊은 사람은 말을 하지 않고 생각을 한다. 생각이 없는 사람은 여러 이야기를 생각 없이 한다. 사람들은 드러내는 말보다는 밝은 미소로, 침묵으로 조용한 물이 깊은 것처럼 깊이 있는 말로 사랑과 감동을 전할 수 있다면 바로 그것이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의 신뢰를 잃은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국정운영 때문만은 아니다. 출발은 말이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사랑을 받고 권좌에 올랐다. 그만큼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말을 믿었다. 그런데 박 대통령 스스로 한 말이 점차 거짓임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국민들은 혼란을 느끼기 시작했고, 갈수록 박 대통령의 거짓말이 드러나자 국민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박 대통령 불행의 씨앗은 박 대통령이 스스로 뱉은 말이었다. 박 대통령은 스스로 먼저 국민들에게 진솔하지 못했고, 국민들은 ‘신뢰없는 곳에 신뢰를 투자’하지 않았다.

올 한 해 개인이든 국가이든 후회없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솔직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솔직한 지 여부는 자신이 뱉은 말을 되짚어보면 된다. 첫 마디가 진실하면 마지막 말도 진실이 가능성이 높다. 말이 행동을 좌우하고 행동이 생각을 결정지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말이 생산적이면 삶도 생산적이고, 말이 무의미하다면 삶도 무의미하게 되는 법이다. 연초의 행동이 결국 연말에 자신의 모습을 좌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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