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 이전 갈등
대구공항 이전 갈등
  • 승인 2017.01.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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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내 주변에는 요즘 마음이 무겁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래도 새해 태양은 여전히 뜨고 있다. 자연의 질서는 그대로지만 해를 더 할수록 인간사회의 질서는 엉망진창이다. 인간의 탐욕 때문이다. 정치가 흔들리면 나라가 안정될 수 없다. 정치는 국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 잣대요 거울이다.

어느 때 부턴가 정치가 제 구실을 못하고 정치인들은 자의로 국민들이 위임해 준 틀에서 벗어나 불안을 조성해 가면서 오로지 자기 출세 방향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민들과의 격간을 그들 스스로가 벌려가고 있는 셈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체제가 신나게 제 팔을 흔들고 있다. 정치와 행정이 그렇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그러하다. 제 권리만 주장하고 있다.

지금 대구· 경북지방에서는 서두를 필요도 없는 공항 이전 문제로 지역민간의 갈등이 숙지지 않고 있다. 공항이 소재하는 대구시민들의 의견은 완전 묵살된 상태에서 국방부와 국토교통부가 대구공항 통합 이전을 위해 달성, 성주, 의성, 군위, 고령 등에서 설명회를 가졌지만 시원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최근 ‘대구 국제공항과 대구의 미래’ 라는 이름으로 열린 토론회에서도 여러 의견들이 있었다. 대구 공항만 옮겨라. K2만 이전해야 한다, 둘 다 함께 옮겨야 한다는 등 찬반으로 지역민들 사이에 의견이 상충하고 있다. 대구공항 이전은 밀양 신공항 유치 무산 후 정부가 급히 내 놓은 불끄기용 작품이다.

알다시피 K2공항 이전문제는 대구 동구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었다. 그곳 출신 국회의원은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만드는데 공을 들였다. 군 공항의 이전문제의 핵심은 소음 때문이었고 소음 피해보상도 이루어진 상태다. 정부의 통합대구공항 이전계획이 나옴으로써 여러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왜 김해공항 확장에는 많은 국비지원을 하면서 통합 대구공항 이전은 현재의 비행장 부지를 팔아 그 돈으로 새 비행장을 건설해야 하라고 하는가. 정부는 계획만 세웠지 나머지 궂은일은 지방이 책임져야 할 지경에 몰린 것이다.

그러나 이 보다 중요한 것은 공항 이전의 당사자인 대구시민과 경북도민들의 합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이에 더하여 이해관계 있는 국회의원과 선거직 단체장들이 지역민들의 마음에 닿지 않는 말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군 공항 이전을 촉구하던 지역 국회의원과 대구시장은 통합 이전을, 수성구청장은 K2만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좀 특이한 것은 야당과 무소속으로 구성된 대구의 광역. 기초의원들의 모임에서 K2 군 공항. 대구공항통합이전계획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후보지로 거론되는 경북지역은 대구 중심부에서 거의 1시간 거리에 있고 이는 수성IC를 통해 김해 공항까지 가는 시간이므로 국제선이 훨씬 많은 김해공항을 이용하지 불편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북공항으로 갈까 의문이 든다”라고 지적 했다. 고려해 볼 만한 말이다.

대구공항 이전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애초 동구민들은 K2공군 비행장 이전을 원했고 민간 항공에 대한 말은 없었다. 대구시민들은 동구 국회의원이 K2 이전에 정치 생명을 걸고 뛰고 있을 때도 그저 무덤덤했다. 공항 이전을 정치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공항은 대구 경북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에 있어야 하고 사통팔달 교통이 좋아야 한다.

공항을 경북지역으로 옮겼을 때의 유익은 뭘까? 대구시민은 250만, 23개 시군의 경북민은 270만 정도다. 대구시민들과 경북도민 어느 쪽이 공항을 더 많이 이용할까? 시골의 빈집이 늘어나고 젊은 층이 꺼리는 농촌 지역에서 공항 이용객이 그리 많겠는가. 대구시민들은 대구공항 이전에 침묵하고 있지만 그 속내는 같을 것이다. 천문학적 돈으로 군 시설까지 옮겨야 하는 일에 정부가 목숨을 걸까. 지방이 기부 대 양여방식으로 하라니 잘 되겠는가.

선거 직은 물러나면 그만이다. 그 큰 짐을 질자 누굴까. 공항 이전은 사드 문제와는 차원이 아주 다르다. 천천히 해도 된다. 세계 여행이 일반화 되고 있고 대구 공항 이용객도 점점 늘고 있다. 민간 공항을 타 지역으로 옮겨야 하는 일에 입을 닫고 있는 대구시민들의 생각을 들어 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지방자치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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