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서문시장 2지구 순면상회 정준상 사장
한복·쿠션·의류 등 제품 취급
중국학 전공 살려 해외무역 꿈
대구 섬유산업 사양화 안타까워
한복·쿠션·의류 등 제품 취급
중국학 전공 살려 해외무역 꿈
대구 섬유산업 사양화 안타까워
“자연적인 색감을 입혀서 은은하고 부드러운 색이 매력적이죠.”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순면상회 정준상(35) 사장은 10년 가까이 피그먼트(pigment) 시장의 활로를 개척해왔다. 피그먼트는 천연 염색과 달리 자연적인 색감의 원료가 되는 성분을 섬유에 흡수시키는 염색 방식이다. 최근 북유럽 등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내는 홈패션에 인기를 끄는 섬유 시장이다.
정 사장은 현재 피그먼트로 제작한 생활 한복부터 쿠션, 패드 등 다양한 홈패션·의류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동네 의상실이나 수선실 등을 운영하는 어르신 위주의 고객 연령층도 20대 대학생부터 가정 주부 등 연령층별로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확대됐다. 특히 최근에는 직접 소품을 만드는 공방 등이 활성화되면서 젊은층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정 사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본격적으로 섬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피그먼트’의 틈새시장을 노린 것도 정 사장의 아이디어였다. 정 사장은 “섬유 도시였던 대구는 그동안 폴리에스터가 포화 상태여서 차별화된 시장을 공격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피그먼트 시장에 나름 선발 주자여서 안정적으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학을 전공한 정 사장은 앞으로 해외 무역으로도 꿈을 펼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세계화를 무대로 장기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물건의 질이 좋으면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직거래를 할 수 있다”며 “중국 등에 과감하게 접근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대구의 섬유산업이 사양화 단계를 걷고 있다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대구의 어마어마한 섬유 제조업이 이대로 무너지기엔 너무 아쉽다”며 “이 규모의 제조업을 인위적으로 지으려고 해도 못하는건데,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하지 못하고 대구의 큰 재산을 버리는 것 같아 서글프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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