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이전’ 논하자는데…왜 꺼리나
‘공항 이전’ 논하자는데…왜 꺼리나
  • 김종현
  • 승인 2017.02.20 17:4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구시 9차례 시민원탁회의
대부분 전시성 이벤트 치중
굵직한 쟁점현안은 외면
시민단체 “공항·후적지 등
지역 주요 현안 주제로 올려
토론 통해 대구 장래 결정해야”
권영진 대구시장이 시민 직접참여와 토론, 숙의민주주의를 모토로 개최해온 시민원탁회의가 시민 관심이 집중된 대구시청 이전과 공항이전 문제 등 쟁점 현안에 대한 토론과 의견 반영은 외면하고 전시성 시정홍보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권 시장은 당선 이후 지난 2014년 9월 첫 회를 시작으로 교통사고 줄이기, 자원봉사 활성화 등 각종 주제를 갖고 지난해까지 9차의 시민원탁회의를 진행했다. 한 차례 행사에 5천~6천만 원, 1년에 2억 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전체 대구시민들이 공감하면서 참여 열기를 높이는 행사가 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대구공항 통합이전 문제와 관련해 지역 여론주도층의 의견이 나뉜 것은 물론 지역별로 의견이 갈려 소지역 갈등 양상까지 보이고 있으나 시민원탁회의는 주민참여예산, 자원봉사 대책 등 현안을 벗어난 이벤트성 행사에 치중했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권 시장이 취임 초기에는 원탁회의 도입 등으로 시민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임기 후반부로 들어선 최근에는 다가온 지방선거를 의식한 때문인지 외적 치적과 평가에만 집착하는 것같다”며 “공항이전이나 공항이전 후적기 개발 문제, 대구시청 이전 등 지역현안을 주제로 정하고 시민들의 의견을 듣는 열린 시정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구공항 통합이전과 관련해 권 시장은 한차례 TV 토론에 참석한 것 외에는 구청별로 주민들을 모아놓고 시정홍보성 행사만 개최해 적극적인 소통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대구공항 통합이전 반대측에서는 “장미빛 공약으로 철도 등 기반시설의 예타 통과가 가능하다는 식으로 여론몰이만 할 게 아니라 시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정확한 근거를 밝히고 제대로 된 찬반 토론을 통해 대구의 장래를 결정하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국방부의 공항이전 예비 후보지 발표 이후 공항 통합이전과 관련한 더 이상의 토론은 불필요 하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3월 10일 경 탄핵이 결정되면 조기 대선이 실시되고 선거가 실시될 때까지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어 다중이 모이는 원탁회의는 소집하지 못할 것 같다. 또 원탁회의 운영위원들도 2년 임기가 끝나 다음달 말 쯤 새로 구성해야 해 당장 회의 개최가 어렵다”고 밝혔다.

특히 공항이전 문제는 군위, 의성으로 예비 이전후보지가 결정됨에 따라 통합이전의 타당성을 다시 재론하는 것은 주제로 적합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구시 조례상 원탁회의는 개최할 수 있도록 돼있어 대통령 선거 때문에 시민 원탁회의를 선거운동으로 연결시키는 것은 구실에 불과하다. 또 시민사회 뿐만 아니라 공무원 사회 내부에서도 원탁회의의 본 뜻을 살리기 위해서는 공항이전이나 후적지 개발, 대구시청 이전과 같은 주제보다 더 나은 원탁회의의 주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민원탁회의는 시정에 관심이 있는 시민 누구나 동등한 자격으로 참가해 현안을 주제로 토론하는 직접민주주의 한 형태로 시민중심의 현장행정이자 21세기형 민주적 협치로 평가받고 있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 대구광역시 동구 동부로94(신천 3동 283-8)
  • 대표전화 : 053-424-0004
  • 팩스 : 053-426-6644
  • 제호 : 대구신문
  • 등록번호 : 대구 가 00003호 (일간)
  • 등록일 : 1996-09-06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대구, 아00442
  • 발행·편집인 : 김상섭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배수경
  • 대구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대구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cbae@idaegu.co.kr
ND소프트
많이 본 기사
영상뉴스
SNS에서도 대구신문의
뉴스를 받아보세요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