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돕기·뮤직토크…적극적인 사회참여로 인디밴드 힘 보이고파”
위안부 돕기·뮤직토크…적극적인 사회참여로 인디밴드 힘 보이고파”
  • 대구신문
  • 승인 2017.05.17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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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공연 초석 다지다

2009년 관객들 낯설어하다

신청곡·즉흥성에 금세 환호

최근엔 초대·기획공연 집중



추구하는 음악

70년대 포크적 감성·가사에

신디사이저 섞어 절로 흥나

각자 곡 작업 후 편곡은 ‘함께’



적극적인 사회참여 활동

위안부 역사관 건립 기금 마련

홀몸노인돕기 재능기부 ‘활발’

소수 인원 모여 시·음악 공유
DLink
왼쪽부터 마쌀리나 멤버 주식(퍼커션·랩), 효준(보컬·기타), 현식(베이스), 홍반(기타·보컬).


변변한 무대도 없다. 비록 거리에 꾸린 무대지만 발걸음을 멈추고 노래에 귀 기울여 주는 관객이 있으면 그것으로 족하다. 무대와 객석이 떼창을 부르는 벅찬 장면은 언젠가의 꿈으로 남겨둔다. 오직 열심히 노래할 뿐이고, 그것으로도 행복하다. 지역 인디밴드의 자화상이다.

이처럼 여건이 워낙 열악하다 보니 대구의 인디밴드 지형은 몇 년 주기로 눈에 뛰게 달라진다. 활동하던 팀이 해체되거나 새롭게 결성되는 팀이 수시로 교차한다. 여기에는 그만큼 매력적이고 그만큼 고단하다는 이율배반이 있다.

4인조 포크 락(Folk Rock) 밴드인 마쌀리나(Massalina) 멤버 효준(보컬·기타), 홍반(기타·보컬), 현식(베이스), 주식(퍼커션·랩)이 고단함보다 기쁨이 더 크다며 환하게 웃었다.

2008년 동호회로 시작하고 2013년 첫 자작곡 앨범 디지털 싱글 ‘블랙 스타(black star)’를 발매한 이후 지금까지 잘 버텨왔다는 대견함에서 오는 미소다.

물론 이들의 여전한 건재 뒤에는 밴드로 살아남기 위한 일종의 ‘타협’이 있었다. 리더인 홍반이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5년째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고, 짬짬이 기타레슨도 겸한다. 밴드 활동으로는 경제적인 것이 해결되지 않아 일을 할 수 밖에 없다”며 “바리스타 일은 내 감성과 잘 맞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 나는 행복한 편”이라고 했다.

메인 보컬인 효준도 대학 졸업 후 직장생활을 하다 현재 음악활동에 집중하고 있고, 퍼커션을 담당하고 있는 주식도 유아체육 관련 직장생활을 병행하고 있다. 베이스 현식은 멤버 중 유일한 정규직이다. 음악과 직장을 동등한 위치에 놓고 균형점을 찾아 가고 있다.

‘소금이 음식의 맛을 살려주듯이, 잃어버린 삶의 맛을 음악을 통해 살려보자’는 뜻을 가지고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해나가고 있는 인디 밴드 마쌀리나는 2013년 디지털 싱글앨범 ‘블랙 스타(black star)’와 첫 번째 비정규앨범을 발매했다.

이후 2014년 디지털 싱글앨범 ‘Wind Bomb‘과 2016년 컨셉 앨범 ’마쌀리나 연습실 기록물 Part.1, 2’, 2017년 컨셉 앨범 ‘마쌀리나 연습실 기록물’ 합본 CD를 발매하며 음악적 입지를 다져오고 있다.

밴드 결성 초기에는 거리공연(버스킹)에 주력하며 이름을 알렸고, 존재감이 알려지면서 버스킹은 한 달에 한두 번만 하고 초대공연과 기획공연에 집중해 왔다. 밴드 결성 5년째이고 보면 9부 능선의 중턱은 넘은 셈이다.

동호회로 활동하며 거리공연을 시작하던 2009년에는 대구에 거리공연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지금이야 일반화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거리공연은 생경한 풍경이었다. 공연팀과 행인 모두 익숙하지 않은 수줍음이 있었다. 그럼에도 거리공연이 주는 살아숨쉬는 날것의 생생함에 취해 쉼없이 거리공연을 계속할 수 있었다고 홍반이 거들었다.

“버스킹은 즉흥성이 매력이다. 불특정다수로부터 신청곡을 받기도 하고, 우리가 준비해 간 곡을 들려주기도 한다. 그때 즉흥적인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그것이 버스킹의 묘미다.”

마쌀리나는 록 음악을 추구한다. 정확히 포크와 락을 절묘하게 넘나드는 포크록을 구사한다. 대개 서정적이면서도 모던한 록을 구사하고 통통 튀는 음악도 곁들인다. 60~80년대적인 감성과 현대의 모던함을 동시에 녹여내 다양한 계층의 감성을 충족하고 있다. 이번에는 리더 보컬인 효준이 말을 보탰다.

“7080세대의 시적 가사에 퍼커션과 일렉기타와 베이스 그리고 신디사이저가 섞여 있어 청량한 느낌이 짙다. 전자악기를 사용하지 않는 어쿠스틱 음악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표현의 폭은 좁을 수 있지만 보다 높은 음악성을 표현하는데는 효과적이다.”

멤버는 모두 송라이터다. 모든 멤버가 작사와 작곡을 겸한다. 마쌀리나의 앨범 수록곡도 이들의 곡이다. 곡 스타일은 멤버마다 조금씩 달라 4인 4색이다.

효준은 자신의 이야기를 쓴 가사를 서정적인 멜로디로 완성하고, 주식은 단순명료한 가사를 밝은 음색으로 표현한다. 또 현식이 단순한 록 비트에 일상적인 가사를 추구한다면, 홍반은 철학적인 가사를 록 음악으로 강렬하게 드러낸다.

앨범 수록곡 작곡은 두 단계를 거친다. 개별 자작곡이 나오면 멤버 전원이 곡을 분석하고 의견을 모아 편곡을 한다. 이때 원곡의 색을 존중하면서도 대중과의 소통력을 높이는데 방점을 둔다. 그런 과정을 거쳐 4인 4색의 개성이 팀의 색깔로 수렴된다.

“누구 한 사람의 특별한 개성을 살리는 것보다 팀의 하모니를 중시한다. 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면 밴드를 할 이유가 없다. 네 멤버의 색깔이 각자 다르지만 완벽한 합(合)을 추구하며 팀 전체의 색깔을 찾아간다.”

마쌀리나는 사회참여에 적극적이다. 위안부 역사관 건립 기금 마련을 위한 콘서트 5회, 경주 독거노인돕기 재능기부, 구미시정신건강증진센터 ‘희망의 날개를 펼치며’ 희망공연 등의 자선공연을 펼쳐왔다.

위안부 역사관 건립 기금 마련 콘서트는 우연히 시작됐다. 위안부 역사관 공사 현장을 지나다 위안부 관련 이야기를 듣고 대구 출신의 위안부 할머니들의 인권회복 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곧바로 기금 마련을 위한 콘서트를 시민참여프로젝트로 기획해 5차례의 크고 작은 공연을 했다. 수익금은 전액 기금 마련에 보탰다.

이 밴드가 특히 사회참여에 적극적인 이유는 멤버 3명이 대학에서 사회복지 관련 학과를 전공한 배경이 있다. 현식이 목소리를 높였다.

“비틀즈가 음악을 통해 반전사상을 전파했듯이 우리도 음악을 통해 세상에 빛이 되는 메시지를 던지고 사람들이 그것을 수용하는 그런 음악을 하고 싶다. 사회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지고자 하는 우리의 음악이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우리 또한 그에 부합하는 실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이슈에도 적극적인 마쌀리나는 복합 콘텐츠 개발에도 남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해부터 ‘1미터(m) 뮤직토크’를 기획해 지금까지 3회의 뮤직토크를 이끌어왔다. 이 토크는 시와 음악이 한 무대에서 어우러지는 기획이다. 10명 내외의 소수의 인원이 모여 제시한 주제에 맞는 시를 읊고 전자음악이 아닌 어쿠스틱 음악이 시의 감성을 돋운다. 향후에도 소중하지만 외면받고 있는 콘텐츠와 음악을 연결하는 콘서트를 계속할 계획이다.

“시를 읽지 않는 시대지만 시는 여전히 중요하다. 비록 환경은 열악하지만 지역의 인디밴드의 역할도 적지 않다. 우리는 인디밴드다. 비록 열악하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역량 안에서 의미 있는 시도들을 다양하게 해보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지 않는다. 앞으로도 중요하지만 그 가치가 퇴색되는 콘텐츠를 무대 위에 올려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일을 꾸준하게 하고 싶다.”(주식)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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