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움에 대한 도전, 내 창작의 원천”
“새로움에 대한 도전, 내 창작의 원천”
  • 대구신문
  • 승인 2017.05.2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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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동 ‘심매도를 보다’展

28일까지 봉산문화회관

매 전시마다 새 화풍 소개

문인화 단골소재 활용

희망적 현실세계 은유적 표현

먹 사용 농담 대비 극대화

판화같은 매화도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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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동의 전시가 오는 28일까지 봉산문화회관 1, 2전시실에서 열린다. 이원동 작.
이원동화백2
“항상 새로워야 하는 신상처럼 예술도 늘 새로워야 한다.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것’, 그것이 예술의 역할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석경(石鏡) 이원동의 전시를 기다린다. 그는 해마다 전시를 여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 왔다. 그런 이원동에게 철칙 하나가 더 따라 붙는다. 전시 때마다 전혀 새로운 화풍을 소개하는 것. ‘새로운 것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이야말로 샘솟는 창작의 원천이라고 그가 서두를 뗀다.

“해마다 전시를 하고 새로운 화풍을 발표하는 것은 나태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렇게 스스로를 가다듬어 와서 변화가 오히려 익숙하고 편안하다.”

봉산문화회관 1,2전시실에서 전시를 시작한 석경의 이번 전시제목은 ‘심매도(尋梅圖)를 보다’다. 관람자가 석경이 매화를 찾아다닌 여정을 들여다보는 전시라는 뜻이다. 제목처럼 중심 소재는 매화다. 강렬하게 제압하는 매화가 화면의 중심을 낚아채고 있다. “내가 이번에 찾아다닌 매화는 불굴의 의지의 표상이다.”

기세등등한 매화와 함께 눈 덮인 초가가 아련하게 둥지를 틀고, 휘영청 밝은 달이 매화핀 겨울풍경을 은은하게 비춘다. 그리는 이의 주관(主觀)대로 관념(觀念)의 세계를 양식에 구애 없이 표현하며 외적 형식보다 내면의 정신에 집중하는 문인화의 공식에 따라 석경 또한 초가와 보름달에 관념을 심었다.

“초가는 나 자신을, 보름달은 현실과 이상세계를 이어주는 영매다.”

매화는 매서운 겨울바람과 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꽃으로 강인함의 대명사다. 그렇더라도 꽃을 피우는 과정이 강인할지언정 매화 꽃은 여리고 애달프기 그지없다. 애잔하고 절절한 매화 작품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석경이 이번에 찾아다닌 매화는 화폭을 집어삼킬듯이 강렬하다. 불굴의 의지를 대변하는 매화의 t성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세상은 악한 에너지와 선한 에너지가 공존하지만, 그래도 세상을 끌고 가는 것은 선한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희망적이다. 매화는 그런 희망적인 현실세계에 대한 은유다.”

초가집은 작가 자신이다. 정(正), 반(反), 합(合)이 교차하는 매화로 은유된 역동적인 현실세계와 달리 작품 속 초가는 고요하고, 또 고요하다. 석경 자신의 마음상태를 표현했다. 이에 대해 석경이 “무욕의 삶”을 들고 나왔다.

“부처님 시각에서 보면 이 꽃도, 저 꽃도 다 꽃일 뿐이다. 더 예쁘고 덜 예쁘다는 분별이 없다. 나 역시 그런 분별없는 마음을 추구한다. 욕심을 내려놓으면 된다. 내려놓으면 휩쓸리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세상을 관조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해마다 새로운 화풍을 소개해온 석경. 그는 대개 새롭다는 근거를 표현법에서 찾았다.

문인화의 전통 소재인 매, 난, 국, 죽 등의 전통 소재를 쓰면서 다양한 재료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화풍을 모색해왔다. 돌로 만든 석경표 석채(石彩)나 부조(浮彫)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전통 먹이다. 먹의 진하고 연한 농담 대비를 극대화해 마치 판화같은 매화도를 그려냈다.

“현실세계와 이상세계의 대비를 먹의 농담으로 드러냈다. 거칠고 역동적인 선은 마찰력을 최대화하고 부드럽고 연한 선은 마찰력을 최소화 했다. 필요하면 물을 섞기도 했다. 메시지 전달의 효과를 느끼도록 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전시는 28일까지.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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