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나선 안돼”…내부 다스리는 검찰
“잡음 나선 안돼”…내부 다스리는 검찰
  • 승인 2017.05.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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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가 후배에 깍듯이 인사
‘기수 역전 현상’ 우려 불식
고위급 줄사표 없이 자리 지켜
“정부 후속인사 일단 지켜보자”
수뇌부 사퇴와 기수 파괴 인사로 술렁이던 검찰 조직이 일단 안정을 되찾는 모양새다.

거센 검찰개혁 움직임 속에 인사 태풍을 앞두고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들이 줄줄이 사표를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일단 조직이 흔들리지 않도록 자리를 지키고 정부의 후속 인사를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달 19일 윤석열(57·사법연수원 23기)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승진 임명됐고 같은 날 이창재 법무부 장관 직무대행 차관과 김주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또 ‘돈 봉투 만찬’ 파문을 일으킨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각각 부산고검 차장과 대구고검 차장으로 좌천됐다.

윤 지검장이 전임자보다 연수원 기수로 다섯 기수나 후배라서 파격이라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검찰개혁 기치를 내건 새 정부의 인사에 대한 반발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특히 업무상 윤 지검장의 지휘를 받는 노승권(52·21기) 1차장, 이정회(51·23기) 2차장, 이동열(51·22기) 3차장 등 중앙지검 핵심 간부들이 윤 검사장의 연수원 선배 또는 동기이자 업무로 얽히고설킨 관계라서 더욱 시선이 쏠렸다.

노 차장의 경우 윤 검사장과 ‘지근거리’ 근무한 인연이 있다. 2009년에 이어 2010년에도 2년째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1과장을 맡았고, 2010년 당시 윤 검사장은 중수2과장으로 한솥밥을 먹었다. 2011년에는 중수1과장 자리를 서로 인수인계했다.

동기인 이정회 차장은 윤 검사장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에서 물러난 뒤 팀장을 인계받았다. 특수통인 이동열 차장은 중수부에서 윤 검사장과 오래 같이 근무했으며 2009년 대검 범죄정보1담당관 시절엔 윤 검사장이 ‘옆자리’ 범정2담당관이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다양한 수사 현안과 관련해서도 함께 연구·검토하는 등 ‘가까운’ 사이다.

하지만 윤 검사장 취임 첫날 노 차장검사는 검찰청 현관에서 대기하다가 깍듯하게 인사를 함으로써 기수 역전 현상에 대한 일각의 우려를 불식했다. 이정회·이동열 차장도 마찬가지였다.

윤 검사장은 취임식을 생략하고 바로 업무를 개시했으며 “검사장으로서 여러분의 정당한 소신과 열정을 지원하고 버팀목이 되겠다”고 직원들에게 약속했다.

검찰의 인사·예산·조직을 총괄하고 주요 수사 업무까지 챙기는 자리에 임명된 박 국장은 문성우 전 차관 이후 11년 만의 호남 출신 검찰국장이라는 점에서 ‘정권 교체’ 분위기를 여실히 보여주는 인사로 평가됐다.

결국, 파격 인사가 발표되고 닷새가 지난 24일 현재까지 검찰 내부에서 인사와 관련해 특별히 눈에 띄는 동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의 표명 1순위로 거명되던 고검장들도 일단 조직의 안정을 위해 추이를 관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검장급 간부의 경우 통상 검찰총장 인사가 이뤄지는 시점을 전후해 거취를 표명하는 사례가 많았다. 아직 검찰총장 인선까지는 꽤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법조계에서는 관례나 현재 검찰 상태 등에 비춰볼 때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인선 후 검찰 전반에 대한 인사에 이를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고위직들이 일단 이즈음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고 거취 등을 판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내부에서는 관행에서 벗어났더라도 인사명령이 정당한 이상 따르는 것이 마땅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 요구를 고려해 검찰도 스스로 적극적인 쇄신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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