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공원 개발 쌍수로 환영한다
대구대공원 개발 쌍수로 환영한다
  • 승인 2017.05.24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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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지방자치연
구소장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단체는 법상 대등한 위에 있지만 때로는 상하의 개념도 작용한다. 사무의 권한 때문이다. 대구대공원 개발 문제가 대두 되면서 자치행정의 범위와 기능에 격차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지방자치제가 정착되면서 기초단체가 보다 적극적인 행정을 시도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대구의 강남이라 일컫는 수성구는 생활편의시설이 잘 돼 있고 특히 중·고교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관심이 많은 지역이다. 그렇다 보니 구청장의 행정력과 활동 폭도 커질 수밖에 없다. 수성구는 대구대공원 부지의 활용에 대해 늘 관심을 두었었다. 대구시가 재정상 등 여러 이유로 대공원개발에 소극성을 보이자 수성구가 발 벗고 나섰고 개발계획 방안까지 제시한 적이 있었다. 시민들의 호응도 어느 정도 있었다고 보여 진다. 수성구는 민자를 유치하여 아파트를 짓고 시민활용도가 높은 공원을 개발하겠다는 복안을 가지고 있었다.

수성구의 대공원개발 제안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대구시가 최근 대구도시개발공사를 통하여 공원을 개발한다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는 누가하든 대구시 전체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상관이 없다. 대구시는 공원부지 내에 아파트 3천200가구를 짓고 분양이익금으로 달성공원 동물원도 옮기고 반려공원테마공원도 함께 조성하겠다고 한다. 공원개발계획은 광역단체인 대구시의 권한인 만큼 기초단체인 수성구에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 달성공원을 달성군 지역으로 옮겨야 한다고 주장하던 달성군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지금은 동물원 구실을 못해 찾는 어린이들도 별로 없지만 지난 날 달성공원을 즐겨 찾던 어린이가 이제는 중년의 나이를 훌쩍 넘었다. 필자의 딸이 유치원 시절 달성공원 코끼리 사 앞에 가기만 하면 주저앉아 응석을 부렸다. 업어달라는 신호였다. 이제 그가 고등학교 3학년짜리 엄마가 되었다.

달성공원 동물원의 역사는 그만큼 오래됐다. 대공원부지에 동물원을 옮기고 새로운 동물을 많이 채운다면 유치원과 어린이집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 것이다. 개나 고양이등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요즘은 애완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는 추세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유유자적 공원을 거닐면서 힐링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공원이 개발되면 자연스럽게 접하게 될 것이다.

대구시는 대공원 일대를 관광·문화·스포츠를 아우르는 메머더급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보이고 있다.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다. 문제는 공원개발에 필요한 1조원의 재정은 아파트를 분양해서 충당하겠다고 하는데 그것이 계획대로 되겠느냐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민간이 짓는 아파트는 공영보다 비싸다는 생각을 한다. 공영은 분양가가 좀 낮은 대신 뭔가 사용자의 욕구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다는 인식이다. 이 점을 대구시가 어떻게 조화할 것인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시는 일반분양 50%와 청년·신혼부부·어르신을 위한 저가 임대형 주택도 넣는다는데 이 같은 계획으로 1조원이나 드는 재원을 만들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랜드마크를 지향한다면 고급 아파트도 병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공영사업은 규모가 지나치게 크거나 민간이 투자를 꺼리는 부분에 국민세금을 부어 넣더라도 말 그대로 공공성을 위해 추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권 시장이 16일 기자회견에서 내 놓은 안은 마스터플랜이다. 2019년부터 2022년 말까지 개발하겠다고 한다. 디테일한 계획은 알 수 없지만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대구대공원 개발이 대구시 전체를 발전시키는 촉매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대공원개발에 처음 불을 지핀 것은 수성구로 대구시장이 앞장서지 않는다면 공원조성권한을 구청장에게 위임해 달라면서 공원개발에 적극적이었다. 실정법상 공원개발의 전적 권한은 광역단체인 대구시에 있더라도 기초단체인 수성구와의 협의도 필요할 것이다. 지방자치법(147조)에도 자치단체 상호 간의 협력 규정이 있다. 소통이 전가의 보도처럼 중시되는 현 시점에서 자치단체 상호 간의 행정소통도 절대 필요하다.

대구시민이나 수성구민은 시장과 구청장이 은연중 경쟁하는 모습을 원치 않는다. 결코 정치성 공원개발계획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바람직한 대공원개발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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