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일, 앤디 워홀·백남준과 ‘어깨 나란히’
이명일, 앤디 워홀·백남준과 ‘어깨 나란히’
  • 대구신문
  • 승인 2017.06.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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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홀린 이명일 작가

10년간 한국과 유럽 오가며

동서양의 이중적 감각 소화

인간이 가진 욕망과 생명성

심장·핑크 활용 스토리텔링

독일 미술기업 ‘아트세이션’

세계적 인기 작가 최다 보유

5만여명 클라이언트와 교류

이명일 作 뉴스레터로 홍보

‘제2 백남준 탄생할까’ 주목
Myungil Lee
이명일
평면작가 이명일이 독일 뮌헨에 있는 세계적인 온라인 미술회사 아트세이션(http://artsation.com)과 계약을 맺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국내에서 활동하다 10여년 전부터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아트세이션은 전지구적 차원에서 세계적인 작가와 작품성이 높은 작가를 발굴해 전세계 5만여명의 미술평론가, 큐레이터 그리고 콜렉터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작품 거래까지 담당하는 이 시대 세계 최고 권위의 미술전문사이트다. 아트세이션과의 계약은 작품성에서 명실공히 세계 최고 작가군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2016년에 아트세이션으로부터 같이 일을 하자는 제안서를 받고 지난 1월에 계약했다. 워낙 세계적인 작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사이트여서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행복한 감정보다 믿기지 않는 마음이 더 컸다. 그만큼 대단한 프로포즈였다.”

◇ 아트세이션과 계약으로 세계최고의 작가 관리 시스템에 편입

온라인 소통은 현 시대에서 가장 진화된 소통 방식이다. 디지털 혁명에 기반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를 목전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유명 아트페어를 다니며 콜렉션하는 현재의 방식에서 진일보한 미래지향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아트세이션은 온라인 미술회사 중에서도 세계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이들은 최근의 전시동향을 한 눈에 파악하고 최고 수준의 작가들의 정보를 뉴스레터 등의 방식으로 온라인을 통해 세계미술을 움직이는 전문가들에게 조직적이면서도 적확하게 퍼트린다. 이를 통해 세계미술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트세이션과 인연을 맺은 작가군은 화려하다. 요셉 보이스, 게르하르 리히터, 게오르그 바젤리츠, 시그마 폴케, 데미안 허스트, 줄리안 오피, 알렉산더 칼더, 토니 크랙,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솔르 윗, 제프 쿤스, 신디 셔먼, 매튜 바니, 키스 헤링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아시아 작가로는 중국의 아이 웨이웨이와 왕두, 그리고 일본의 쿠사마 야요이, 히로시 스키모토, 다카시 무라카미, 다이드 모리야마, 요시토모 나라, 노부요시 아라키, 이지마 카오루, 마키 우메하라가 있으며, 한국은 백남준과 이명일이 있다.

“아트세이션은 자신들과 계약된 작가가 얼마만큼의 작품을 하고 있고, 가격은 얼마인지, 지금까지 누가 작품을 콜렉션 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 세계 5만 여명의 클라이언트들에게 제공하고 작품 판매까지 진행한다. 세계적인 작가들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가장 많은 클라이언트와 소통한다.”

이명일은 유럽에서 감성이 예민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현미경 같은 섬세한 사고와 망원경 같은 거시적인 시각으로 감성의 촉을 예민하게 건드리고 있다. 유럽의 까다로운 콜렉터들이 그의 작품을 공격적으로 수집하면서 작품성과 장식성에서 검증됐다는 평도 받고 있다.

아트세이션으로부터의 프로포즈는 이명일이 유럽의 주류 미술계에 편입됐음을 반증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특히 아트세이션 소속 작가들 중에서 아트세이션 2017년 4월 4호 뉴스레터에 이명일의 작품 이미지가 실리면서 계약과 동시에 단숨에 주목받는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2017년 4월 4호 뉴스레터에는 이명일의 작품 이미지 외에도 게르하르 리히터, 다카시 무라카미, 호안 미로 등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 이미지가 실렸다.

“수많은 작가들이 명멸해왔지만,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선택되는 작가는 극히 소수다. 인문학적으로 꼭 필요한 작가의 작품들이 남게 되는데, 대개 이러한 작품들은 선택되어진 작품들이다.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서 작품성과 장식성은 따로 뗄 수 없다. 아트세이션의 핵심은 바로 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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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세이션 뉴스레터에 기재된 이명일 작품


◇ 유럽식 감성으로 유럽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양미술의 진원지인 유럽에서 유럽의 화가들과 경쟁해 작은 지분이라도 확보하기 위해서 동양인 화가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철저하게 서양적이거나 그렇지 아니면 동양성에 기대거나 둘 중 하나인데 대개 동양성이 선택된다. 동양인이 정서적으로 유럽식 감성을 화폭에 담아내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차별화 전략으로 동양성이 선택된다.

하지만 이명일은 결을 달리해 왔다. 한국적인 감성을 놓지 않으면서도 유럽적인 감성을 구축해 유럽의 시스템으로부터 검증받아 왔다. 긴 역사적 배경을 토대로 시각적인 폭과 깊이를 가진 고유의 미술을 축적하고, 철저하게 작품성으로 작가를 평가하는 유럽의 시스템에 편입되어 온 것.

그는 한국과 유럽의 이중적 경계성을 갖기 위해 10여년을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작업해왔다. 전통회화로 유럽인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이중적 경계성’과 관계 깊다. 그 핵심에 핑크가 있다. 이명일은 핑크를 중심으로 보편 감성을 펼쳐낸다. 질펀한 동양적 감성과 담백하면서도 그윽한 서양의 풍미를 핑크 속에 병합하며 문화와 민족을 초월하는 보편 감성으로 승화해왔다.

살아 꿈틀대는 핑크의 운동력은 심장으로부터 왔다. 그는 생명과 욕망이라는 개념을 심리적 심장을 매개로 드러낸다. 핑크와 심장으로 압축되는 지금의 작업은 지독한 사랑과 이별이라는 개인적인 경험의 산물이다. 초기 작업이 분출하는 개별적 감정의 아우성에 포커스를 맞췄다면, 최근 작품에는 인간의 보편 심리를 보다 감성적인 심장 형태로 격렬하게 표현하며 변화하고 있다.

사랑과 이별은 개인의 우연적 사건이다. 이명일은 이 우연성을 보편 공감대로 끌어 올리기 위해 필연성에 주목했다. 이명일은 핑크와 심장을 매개로 사랑과 이별이라는 개인의 우연적 사건을 인간의 욕망과 생명성이라는 필연성으로 치환했다. 심장을 욕망의 분출구로 상징화하고, 이 욕망을 핑크를 매개로 생명성의 서사로 풀어낸다. 이 보편적인 서사성이 유럽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심장이라는 관념적 형태는 비우고, 추상적인 상징성으로 시각화했다. 한국에서는 강렬한 색감에 외면 받던 핑크가 유럽의 콜렉터들은 ‘관념의 심장’으로 인식했다.”

2015 베니스 비엔날레, 런던 사치갤러리 큐레이터 기획전 참여, 세계 최고 온라인 미술시장 아트세이션 편입 등 유럽 현대미술의 주류 시장에서 세계적인 작가로의 성장가능성을 키워가고 있는 이명일. 그는 작품성으로 검증하는 유럽 시스템에서 유럽적인 감각으로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질주는 오히려 지금부터다. 아트세이션이 그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제 백남준 이후 또 한 사람의 세계적인 작가가 탄생할지 기대하며 지켜보는 기분 좋은 일만 남았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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