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아래 ‘유통공룡과 전통시장’
한 지붕 아래 ‘유통공룡과 전통시장’
  • 김무진
  • 승인 2017.06.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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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구미 선산봉황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개장
바로 옆에 ‘청년몰’ 함께 조성
전통시장 주력품은 피해 취급
상가 활성화 통한 ‘윈윈’ 전략
상인회 제안 마트측 수용 성사
이마트-노브랜드
27일 구미 선산봉황시장에 문을 연 이마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찾은 고객들이 물품을 구매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와 지역 전통시장, 청년 상인이 ‘상생(相生)’의 손을 맞잡았다.

이마트는 27일 경북 구미시 선산읍 선산봉황시장에 청년 상인들이 주축이 된 ‘청년몰’과 함께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개장했다. 지난해 8월 충남 당진 전통시장 2층에 개장한 점포에 이어 두 번째 상생 매장이다.

대형마트와 골목 상권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청년 상인이 전통시장 내에 대형마트의 전문점을 유치한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이마트가 전통시장과의 상생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현재 유통업계가 직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혁신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최근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2017 이마트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불과 15년 만에 대형마트 매출이 반 토막 난 일본의 사례처럼 우리나라 대형마트도 더 가깝고, 더 편하고, 더 즐거운 경쟁 업태에서 밀려 선택받지 못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주문한 바 있다.

선산봉황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20년 넘게 비어있던 전통시장 공간을 대형유통업체와 전통시장이 힘을 합쳐 활성화하기로 뜻을 모으면서 문을 열었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청년상인이 함께 하는 ‘3자 협업’의 새로운 상생유통 모델인 셈이다.

선산시장 상생스토어는 이곳에서 점포를 운영 중인 김수연(39)씨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지난 2015년부터 시장 1층에서 천연비누 등 생활용품 매장을 운영한 김씨는 몇몇 청년상인들이 경영악화로 문을 닫는 것을 보고 상생스토어 유치에 나섰다. 김씨는 24년간 공실로 방치된 시장 A동 2층 공간을 이마트 상생스토어로 유치하자는 아이디어를 시장 상인회에 제시했고, 상인회가 이마트 측에 개설 제안에 나서면서 결실을 맺었다.

이마트는 선산시장 A동 2층 1천650㎡ (500평)공간 중 420㎡를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로 꾸미고, 바로 옆에는 커피숍·스튜디오·꽃집·레스토랑 등 청년상인 17명이 운영하는 840㎡ 규모의 ‘청년몰’을 조성했다. 젊은층의 방문을 늘리기 위해 나머지 공간에는 다양한 장난감을 갖춘 ‘어린이 놀이터’, ‘고객쉼터시설’ 등을 만들었다.

특히 이마트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브랜드 매장에서는 선산시장 주력 상품과 겹치지 않도록 축산·과일·채소 등 신선식품을 판매하지 않고, 가공식품 및 생활용품 위주로 제품을 구성했다. 다만, 현재 선산시장에 수산물 매장이 없어 조개류와 생선 등 수산물은 판매한다.

이마트는 또 지역 상인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노브랜드 매장에서 발행하는 전단에 청년몰 콘텐츠를 함께 담고, 사은품 행사 등의 비용을 부담할 계획이다. 아울러 청년몰·선산시장·상생스토어 구매 금액을 모두 합산해 사은품을 증정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선산봉황시장 매장은 지난해 당진 전통시장에 첫 선을 보인 노브랜드 상생스토어가 청년상인과 협의를 통해 더 발전된 상생 모델로 진화한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경제 주체들과 진정한 상생을 이룰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무진기자 jin@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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