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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에 자치분권 명시…선진국형 분권국가 이루자

기사전송 2017-08-09, 20: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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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 공화국시대를 연다] <2>쟁점의제Ⅰ-지방분권국가
현행 법상 지방자치 제한적 허용
권한·재원 없는 지방 무기력해져
스위스·미국 등 연방국가 본받아
지방자치 뿌리 내릴 제도
헌법에 담아야 분권 성공 가능
상원제도입촉구기자회견
지난 3월 대구경북지역 기초의회·자치 단체장들이 지방분권개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티엔티뉴스 제공


◇헌법 제1조 지방분권국가 명시, 지방분권공화국 만들기에 시동 건다

1987년 현행 헌법이 만들어진 이후 30년 만인 작년부터 국회 헌법 개정특별위원회는 본격적으로 개헌논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중앙권력구조 개편 논의가 주를 이루고 있고 중앙정부가 독점한 권한과 재원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지방분권 개헌에 관한 논의는 흉내만 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행 헌법으로는 지방자치를 통한 지역발전은 물론 국가발전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와 행정체계로 인해 과도한 권한을 가진 중앙정부는 업무 과부하로 인해 점점 무능해지고 있다. 반면 권한과 재원이 없는 지방정부는 무기력하다. 우리 헌법은 법령의 범위 안에서 아주 제한적으로 지방자치를 허용함으로써 사실상 지방정부들의 손발을 묶고 있다.

지방분권단체, 시장·군수·구청장, 기초의회, 광역의회, 지역언론 등으로 구성된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이하 국민회의)는 줄곧 “지방분권 개헌을 해야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실현할 수 있다. 지방정부를 중앙정부의 하급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는 헌법을 개정해 지방정부를 중앙정부와 동등하게 바꿔야 한다”라며 지방분권 개헌을 촉구해왔다.

국민회의는 지난 6월 국회 정론관에서 ‘지방분권개헌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 개헌안을 국민투표로 통과시킬 것을 요구했다. 같은 달 21일 충북도청에서 낭독한 충북선언문을 통해 자치분권의 5대 과제로 △자치입법권 강화와 사무기구 인사권 독립 △자치경찰제 실시 △자치교육의 실시 △정당공천 배제 △주민자치 강화를 꼽으면서 지방분권 개헌의 방향을 제시했다. 지방분권 개헌이 단순히 중앙정부가 독단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닌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그리고 주민 여론을 수렴한 개헌이 되야한다는 것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정치행정분과 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지방분권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이야말로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길”이라며 지방분권 개헌이 핵심임을 강조했다.

지방정부에 입법권, 사법권, 행정 및 재정권을 나눠줌으로써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최근 17개 시·도지사들을 중심으로 하는 ‘제2국무회의’ 신설이 사실상 결정됐다. 하지만 아직도 국회와 중앙행정부 내에 도사리고 있는 반(反)분권적 정서는 분권개헌의 앞날을 가로막을 힘이 충분하다. 때문에 살얼음판을 걷는 형국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국정과제로 제시했다. 중앙정부의 과도한 행정·사무 권한을 지방으로 담대하게 이양하겠다는 것.

연방제는 크게 볼 때 자치권을 가진 2개 이상의 연방정부, 주정부, 지방자치단체 등이 동등하게 분배되어 있는 형태로, 연방제를 실시하는 국가는 연방 헌법을 가지고 있다.

미국과 독일, 스위스 등이 연방제 국가다. 각 주는 자치입법권, 조직권, 재정배분 등 폭 넓은 자치권을 가지면서, 국방·무역·외교 등 대외적인 권한은 연방정부가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방제는 분권적 구조이기 때문에 사회문제나 지역 문제를 중앙정부 보다 정확하게 잘 파악할 수 있는 지방정부가 자치권을 갖고 해결한다.

재정 배분에서도 지역의 고유한 재정 수입구조를 보장해 지역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연방제를 시행하는 독일의 경우 게마인데(Gemiende)와 군(Kreis), 자치시(KreisfreieStadt)를 기본 단위로 각 자치단체의 구체적인 자치권을 주정부로부터 부여받는다. 독일은 이러한 자치조직의 권한을 헌법으로 명시해 지방분권을 강화했다.

양원제도 연방제의 대표적인 입법 형태이다. 크게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된다. 미국의 경우 인구비례의 의해 의석이 배분되는 하원과 인구에 관계없이 모든 주가 균등하게 2석을 가지는 상원으로 구성된다. 양원제를 통해 지역대표성을 지닌 의회가 중앙 권력을 견제하고 지역 현안들을 실질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된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문 대통령의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개헌 공약에 대해 “지방의회에서 자치법률 제정권을 갖는 획기적인 입법권을 보장하고 사법권, 행정권, 재정권을 지방으로 이양해야 문 대통령이 말하는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이 될 것이다. 특히 헌법 제1조 3항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임을 명시하는 것이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국가를 실현하는 방법”이라며 지방분권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통일을 위한 대비, 지방분권국가의 필요성은?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 개헌은 장차 통일국가를 위한 준비 과정으로도 중요하다. 통일시대 국가 미래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우선적으로 요청되는 것이 바로 지방분권 개헌이라는 주장이다.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낸 김형기 경북대 교수는 “대한민국이 회복 불능의 쇠퇴기에 들어가기 전에 당장 지방분권 개헌을 해야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통일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김 교수는 “통일 한국을 예컨대 ‘8도 연방’으로 구성되는 연방국가로 만들어 북한의 몇 개 도에 자치권을 부여하고 재정적으로 지원하며 통합하는 모델을 실현하려면, 지금부터 남한에서 개헌을 통해 준연방제 수준의 광역 지방정부형 분권국가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 이후 각 지역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과 동시에 점진적으로 자치권과 재정권을 부여해 통일에 따른 지역간 마찰과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지방분권에 해답이 있다는 얘기다.

서독과 동독의 통일 당시 연방제를 통한 지방분권 시스템을 정착시켜 갈등과 양극화를 최대한 줄였다. 당시 동독을 독일연방이 흡수하면서 연방제와 지방분권 시스템에 동독체제가 자연스레 녹아들게 했다.

이창용 상임대표는 “현재 동북아시아는 국가주의 중심의 대결 구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방분권을 통해 우리나라가 지역주의 중심의 협력구도로 동북아시아를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지방분권국가 모델이 필수불가결하다. 지방분권을 헌법에 명시한다는 건 남북통일을 비롯해 평화와 번영을 주도하는 의지의 표명”이라며 향후 통일시대를 대비한 지방분권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로 개헌을 추진하려면 국회 개헌특위가 최소 내년 초까지 합의된 개헌안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 6월 8일 대구시청 별관에서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가 공청회를 열고 개헌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이 날 개헌특위 자문위원인 김성호 한국자치법연구원 부원장은 “국회가 전체적으로 지방분권 개헌에 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국회에서 제대로 된 지방분권 개헌을 추진할 수 있게 국민들이 나서야 한다”며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 공청회 등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현재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는 개헌안의 핵심인 헌법 제1조 지방분권국가 명시, 헌법에 ‘지방정부’ 명시, 지방정부별 자주재정 및 과세권 보장 등을 제시한다.

김성호 부원장은 공청회에서 “국회의원 수가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지역대표형 상원제를 통해 주민들의 삶을 좋아지게 해야 한다”라며 양원제 추진안도 제시했다. 중앙정부와 국회에 권한이 집중되면서 과부화된 업무를 지역으로 나눠 입법권의 분권을 시도하자는 주장이다.

국민발안제·소환제 등 주민자치권의 강화도 지방분권 개헌의 쟁점 의제이다. 주민에게 직접 결정권을 줘서 지역의 일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중앙정부의 과도한 권력집중으로 지방이 고사한 상태다.

인구 500만 명에서 1천만 명 정도의 광역지방정부 단위로 광역경제권을 형성해 지역별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분권전문가들은 주장한다.

따라서 지방정부에 입법권, 재정권, 행정권을 보장해 지역경제발전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제도적 기초를 마련하는 지방분권 개헌이 필수적이다.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로 개헌을 추진할 수 있게 된 지금이 지방분권 개헌의 ‘골든타임’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분권 개헌의 기회가 두번 다시 오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만큼 절박하다.

안해준기자(티엔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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