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慾心)은 늘 배가 고프다
욕심(慾心)은 늘 배가 고프다
  • 승인 2017.09.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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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사람향기 라이프디자인연구소장
얼마 전 SBS뉴스(2017년8월30일자)에선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 중, 집 부자 1위를 공개했다. 여러분은 몇 채 정도로 예상하는가? 놀라지 마시라. 한 사람이 무려 700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공식적으로 자기 이름으로 된 것만 700채다. 집하나 없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데 그는 왜 700채나 필요 했을까? 다 욕심 때문이다.

700채를 가진 그 사람은 집을 한 채가진 사람보다 700배 행복하고 감사하며 살 것 같은가? 내가 그 사람 속에 들어가 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여전히 700이라는 숫자를 넘어 800이란 숫자로 향하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이 든다. 10억 부자와 100억 부자 중 누가 더 욕심이 많을까? 맞다. 100억 부자다. 가지면 가질수록 늘어나는 게 욕심이다.

라디오에서 들었던 사연을 하나 소개하자면, 어떤 사람이 처음으로 카지노에 갔다고 한다. 그저 재미로 1만원을 배팅하였는데 그게 대박을 맞아 100배에 해당하는 100만원을 땄다고 한다. 그날 집에 돌아온 그는 한 가지 생각 때문에 잠을 못 잤다고 하는데 과연 그는 무엇 때문에 잠을 못 잤을까? 너무 좋아서? 아니다. 참 아이러니 하게도 그 사람이 그날 저녁 잠을 설치게 한 건 ‘후회’때문이었다고 한다. 만약 1만원이 아니라 10만원을 배팅 했더라면 1,000만원을, 100만원을 했더라면 1억을 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후회로 그는 밤새 뒤척였다고 한다. 그리고 날이 새자마자 그는 카지노로 달려갔고 그 후 딴 돈 100만원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재산을 모두 탕진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렇다. 그에게 찾아온 뜻밖의 행운은 기쁨보다는 괴로움을 안겨주었다. 욕심이란 이런 거다. 가짐을 통해 더 가지지 못함을 알게 하는 욕심. 그 욕심이 우리의 삶을 갉아 먹는다.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은 어렵게 원숭이를 잡지 않는다. 손쉽게 잡는 방법이 있다. 밤늦은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무거운 항아리를 들고 숲으로 향한다. 항아리의 입구는 원숭이 손 하나 들어갈 정도로 좁게 만든 항아리 안에는 원숭이가 좋아할 작은 과일을 넣어둔다. 그게 끝이다. 그렇게 항아리를 놓아두고 집에서 편히 자고 다음날 오면 원숭이는 잡혀 있다. 어떻게 그렇게 손쉽게 원숭이가 잡힌단 말일까? 이 사냥 법은 원숭이의 욕심을 이용한 사냥법이다.

항아리 안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달콤한 과일은 배고픈 원숭이를 유혹한다. 냄새를 맡고 항아리에 손을 넣고 과일을 한 주먹 쥔다. 그러면 원숭이의 움켜쥔 주먹 때문에 입구가 좁은 항아리에선 손이 빠지지 않는다. 들어갈 때는 쉽게 들어간 손이 과일을 한 주먹 움켜쥐니 빠지지를 않게 된 것이다. 그렇게 밤새도록 원숭이는 과일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아침이 올 때까지 항아리에 손을 넣은 상태로 ‘꽥꽥’ 거리고 있는 것이다. 아침이면 원주민은 서두르지 않고 휘파람을 불며 어제 밤에 항아리를 놓아 둔 곳으로 간다. 그리곤 항아리에 손을 넣고 경계를 하는 원숭이를 향해 걸어가서 준비해온 몽둥이로 머리를 ‘꽁’하고 때려 기절시켜 잡아온다. 이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여러분은 원숭이가 어리석다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원숭이의 움켜쥔 손과 우리의 손이 무엇이 다를까 생각해봐야 한다. 내 손에 움켜쥔 그 어떤 달콤함 때문에 내가 죽어가고, 우리 가족이 죽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있는 사람이 있다. 그가 위 원숭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살려면 손에 쥐고 있는 것을 놓아야 한다.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나쁜 습관, 혹은 사람들. 그것을 손에서 놓아야 한다. 자존심? 체면? 그게 뭐라고 그것 때문에 죽어가는 사람도 있다. 한번 용서하고 서로 화해하면 그만 인 것을. 그걸 손에서 놓지 못해 죽어가고 있다. 분가(分家)한 내 자녀를 놓지 못해 며느리를 힘들게 하고 나아가 화병(火病)이 든 시어머니도 있다. 움켜쥔 손에는 더 이상 쥘 수 있는 게 없다. 손을 펼쳐야 그 펼친 만큼의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욕심은 늘 배가 고프다. 굶어 죽은 귀신처럼 늘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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