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들’ 논란 속…이상화 흉상 수성못으로
‘빼앗긴 들’ 논란 속…이상화 흉상 수성못으로
  • 김종현
  • 승인 2017.09.2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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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碑 바로 옆 이전 설치
기념사업회·학계 반발
이상화-수정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옆에 들어선 이상화 흉상에 대해 이상화기념사업회가 장소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족시인 이상화가 묘사한 ‘빼앗긴 들’이 대구시 남구 앞산 밑으로 추정된다는 보도(본지 2017년 5월 29일자)에도 불구하고 수성구청이 용학도서관에 있던 이상화 흉상을 수성못 상화시비 바로 옆으로 옮기고 제막식을 갖기하면서 이상화기념사업회가 반발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수성구청은 오는 23일 저녁 7시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상화 흉상 이전 제막식을 갖기로 했다. 상화 흉상은 그동안 수성구 용학도서관 로비에 전시돼 왔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흉상은 지난 2009년 수성 청년회의소가 기증해 당초 수성못에 건립할 예정이었으나 수성문화원이 이상화 전신 동상을 수성못에 만들겠다고 제안해 용학도서관으로 옮겼던 것”이라며 수성문화원의 동상 건립계획이 무산되면서 다시 이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수성문화원은 지난 2009년과 올해 2월 두차례나 이상화 전신동상을 세우겠다며 대구시에 신청했으나 대구시의 관련 심의위원회에서 대구에 이상화 동상이 너무 많다는 이유 등으로 부결됐다. 수성구청은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용학도서관의 상화 흉상을 수성못으로 옮기자는 의견이 많았고 유족들의 동의도 얻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상화 기념사업회 측은 빼앗긴 들을 수성못 주변으로 못박고 수성못을 중심으로 각종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흉상 이전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이상화의 동생 이상백 전 서울대 교수가 1962년 3월 11일자 동아일보에 기고한 글을 통해 형 이상화가 묘사한 ‘빼앗긴 들’이 ‘앞산 밑 보리밭’이라고 적시한 자료가 발견돼 이상화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빼앗긴 들을 앞산 일대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서 수성구청이 흉상설치를 강행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상화 연구논문을 쓰는 등 현대 문학사를 전공한 영남대 이동순 명예교수는 “대구 중구청이 순종 동상을 세우는 등 순종어가길을 몰역사적으로 조성한 것처럼 수성구청의 처사도 빼앗긴 들이 수성못 일대라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높다”며 “”빼앗긴 들에 대한 구체적 사료가 나온 만큼 사실관계를 확실히 한 뒤 각종 사업을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빼앗긴 들의 위치에 대한 관점은 다를 수 있다.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상화의 정신을 널리 알리는 일로 봐주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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