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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기고

추천하는 나의 그림책 한 권- <친구를 데려가도 될까요?>

기사전송 2017-09-21, 22: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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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경 (하브루타 도서관 관장)




그림책의 최고 가치는 즐거움이다. 어른들은 그림책을 통해 자녀들에게 가치 있는 것을 전달하고 싶어 하고 제대로 책을 읽었는지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림책을 학습의 도구로 삼지 않길 거듭 당부한다. 일반적으로 그림책을 읽는 주체는 어린이·청소년들이지만 그 책을 구매하여 아이에게 전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부모나 교사, 사서 등의 어른들이어서 책 구매는 일단 어른의 손에서 사전 검열이 이루어진다고 봐야겠다.

1963년에 출판된 모리스 센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가 그랬다. 지금도 명작 그림책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 당시 “엄마를 잡아먹어 버릴 거야”라는 문장으로 배포되기 앞서 금서로 지정된 바가 있다. 정서에 위해한가, 글과 그림이 뛰어난가, 편견과 고정관념이 들어있진 않는가, 연령에 적합한 가 등 책은 여러 선별 기준을 거쳐 서가에 꽂히게 된다. 전집 그림책출판사에서 3년간 기획책임자로 일한 경험을 들어 말하자면, 전집출판사는 좋은 책의 필요에 앞서 책 구매의 실세라 할 수 있는 어머니들의 눈높이와 욕구를 잘 읽어야 했다. 아무리 뛰어난 책이어도 어머니들의 눈높이와 우선순위에 밀리면 마케팅에 성공할 수 없다. 어머니들의 최대 관심 욕구 그 첫 번째가 무엇이냐? 바로 학교 공부와 얼마나 연결성이 있는가이다. 그동안은 그랬다. 그래서 거듭 당부 되는 것이다 그림책을 학습의 도구로 삼지 말기를.

오늘 소개할 그림책은 천진난만한 등장인물들로 마음의 주름살이 확 펴지는, ‘아이들이 원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는 그림책이다. 바로 1965년에 칼데콧상을 수상한 <친구를 데려가도 될까요>(레그니어스 글, 베니 몽트레소 그림). 천진난만한 소년 ‘나’는 임금님과 왕비님의 사시는 성에 초대장을 받고 가게 되는데 다음 초대에 “제 친구들을 데려가도 될까요?”라고 묻는다. 임금님과 왕비님은 흔쾌히 “그럼, 그럼. 우리의 친구의 친구라면 누구든 데려와도 좋아요.”라고 한다. 주인공은 그 후 매일 다른 동물친구들을 데려가게 되는데 그것도 한 마리에서 수가 점점 늘어나게 되는데, 독자도 책 속의 임금님과 왕비님만큼 놀라게 된다. 그리고 다음엔 어떤 친구가 올지 기대한다. 하마를 비롯하여 원숭이, 사자, 물개, 표범. 임금님과 왕비님은 매번 조금 당황한 모습을 보이지만 이내 동물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의 초대를 받은 임금님과 왕비님은 동물원에서 즐겁게 모두 함께 재밌게 노는 걸로 이야기는 끝이 난다.

컬러 상태가 지금처럼 깨끗하고 선명하진 않다. 하지만 지금도 “한 권의 추천할 만한 그림책은요?”라고 묻는다면 서슴없이 이 책을 권한다. 열 번을 읽어도 읽을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기 때문이다. 주인공 ‘나’의 구김살 없는 행동과 주인공의 눈높이에 마음을 열고 친구들을 편견 없이 받아주고 함께 놀아주시는 임금님과 왕비님. 사실 주인공보다 임금님과 왕비님이 주는 깨알 같은 예쁜 장면들이 이 책의 숨은 묘미다. ‘이렇게 동화처럼 살 순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그저 즐겁고 재밌다. 읽고 나면 나도 책속의 임금님과 왕비님처럼 편견없이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진다. 아이들은 이 즐거움 속에서 무엇을 따라 하고 싶을까? 우선은 힘차고 당당한 주인공의 모방일 것이다. 그러면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사회성이 자라고 자신이 살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한 밝은 믿음도 키우게 된다.

그림책 시장은 나날이 다양한 그림책의 출시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한편 안타까운 것은 쏟아지는 그림책에 밀려 이같이 좋은 그림책들이 묻히고 잊힌다는 것이다. 요즘 좋은 신간 그림책 한 권을 손에 쥐려면 1만원이 넘는 것은 보통이다. 신간에 비해 예전에 출시된 그림책들은 싸다. 그리고 우수한 그림책들이 많다. 싸면서 좋은 그림책을 찾는 맛, 이것도 굉장한 즐거움이다. 여러분이 추천하는 한 권의 그림책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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