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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일 ‘블로우 업’展…대구미술관 12월 25일까지

기사전송 2017-10-16, 21: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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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공간이 새로워지는 순간
동일 피사체 주변 사진 촬영
같을 줄 알았던 풍경 다 달라
일상 속 ‘인식의 전환’ 강조
안동일-작가
안동일 작가


안동일의 예술적 대상은 ‘풍경’이며, 작업 매체는 사진과 회화다. 이때 그가 전제로 하는 개념이 ‘시선의 이동’이다. 풍경을 바라보되, 관점을 달리하는 것이다. 대개 풍경이라고 하면 마음을 건드리는 특별한 풍경을 떠올리지만 안동일이 바라보는 풍경은 일상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풍경이다. 안동일은 일상의 ‘익숙한 공간’에서 시선의 이동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낯섬’을 발견한다.

“시선을 이동하고 보면 풍경이 고정되지 않고 변화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이 발견에서 중요한 포인트는 관점을 달리하는 것이다.”

작업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일상의 풍경에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면서 그에 대한 도출로써 작업을 감행한다. 작업에서 중요한 전제는 규칙이다. 시간 등의 정해진 규칙 안에서 풍경을 바라보고, 변화하는 상황을 오롯이 받아들인다. 그 과정 속에서 편견을 깨고 작가의 관점이 드러나는 지점이 발견된다. 2013년부터 최근까지 발표한 15번의 작업은 모두 이와 같은 주제의식으로 엮여 있다. 작업이 거듭될수록 주제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일련의 작업들이 동일한 주제를 심화하는 전체로서의 부분으로 인식하면 맥락을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다.”

안동일의 예술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작품들이 대구미술관 ‘블로우 업(Blow-up)’전에 걸렸다. 안동일은 대구미술관이 추진하고 있는 젊은 작가 발굴·육성을 위한 ‘Y Artist Project’ 아홉 번째 작가로 선정돼 최근 전시를 시작했다.

한국화를 전공한 안동일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낸 첫 작업은 2012년 즈음 시작됐다. 대구에서 서울 상경을 감행했는데, 막상 화려한 서울에서의 생활은 불안으로 점철됐다. 서울과 대구라는 온도차에서 오는 ‘낯섬’이 원인이었다. 불안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익숙한 장소를 찾기 시작하자 대형 브랜드가 눈에 들어왔다. 그 중 어느 지역이나 비슷한 구조와 내용을 가진 홈플러스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어느 순간 카메라는 홈플러스 주변 풍경을 촬영하고 있었다.


전시전경 (1)
안동일 作.


“홈플러스 1호점을 대구에 개점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홈플러스는 내개 익숙한 장소였다. 전국 어디나 동일한 외형과 비슷한 구조를 가진 홈플러스는 서울에서 찾은 익숙함이었다.”

홈플러스를 대상으로 했지만 막상 피사체는 홈플러스 맞은편 풍경이 선택됐다. 홈플러스가 전국 어디서나 비슷하듯, 고향 대구와 서울의 대형 마트 주변 풍경도 서로 유사할 것이라는 인식에서 선택한 피사체다. 하지만 결과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깼다. 그 작품이 ‘Hyper-market’이다.

이즈음 달리는 서울 지하철 1호선 창밖 풍경 사진 연작인 ‘scratch’도 작업했다. 노출을 열어놓고 인천에서 소요산까지 61구간, 신창역에서 구로역 34구간의 1호선 창밖 풍경을 촬영했다. 각 이미지는 역과 역 사이 출발역에서 도착역까지를 한 컷으로 촬영했다. 달리는 열차에서 노출을 열어놓고 촬영한 사진은 신호의 형상처럼 선이 죽죽 그어진 무늬들의 반복으로 압축됐다.

그가 “서울 지하철에서 촬영한 풍경 사진과 홈플러스 맞은편 풍경 사진을 통해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 됐다”고 설명을 시작했다. “지하철이나 홈플러스 주변 풍경이 지역과 상관없이 유사한 패턴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지역과 장소에 따라 차이가 존재했다. 내가 처음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어쩌면 교육이나 사회적 영향에 의한 편견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풍경을 찍는 안동일의 작업에 층위를 더한 작품은 ‘불나방’ 연작이다. ‘불나방’ 연작은 한겨울 서울 세종로의 ‘세종대왕’ 동상 방문객과 늦은 봄 인천 자유공원의 ‘맥아더 동상’ 방문객을 촬영한 작품이다.

‘Hyper-market’이 랜드마크를 등지고 각기 다른 장소를 촬영했다면, ‘불나방’ 연작은 동일한 장소를 랜드마크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시간차를 두고 촬영했다. 규칙에 변화를 준 것이다.

“동일한 장소지만 시간에 따라 풍경이 달랐다. 동상을 서성거리는 사람들도 다르고, 빛도 시간에 따라 달랐다.”

매체를 달리한 회화 작품도 일관된 주제를 그대로 따른다. 회화 작품 ‘7월 20일부터 8월 31일까지, 22시에서 4시까지의 기록’은 일상의 ‘익숙한 공간’에서 시선의 이동이라는 프리즘과 규칙 적용이라는 조건을 통해 낯섬을 발견하는 그의 태도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4일이라는 기간을 정해놓고 하루 중 가장 어두운 시간대의 풍경과 회전축이 한 바퀴 돌았을 때 보이는 특정 장소의 풍경을 집약했다. 그랬더니 또 다른 풍경이 드러났다.”

전시는 대구미술관 4,5전시실에서 12월 25일까지. 053-803-7900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 안동일은 삼성미술관 리움(Leeum)이 주목한 젊은 작가에 선정돼 ‘아트스펙트럼 2016’ 전시에 초청됐고, 아코르미술관(서울·2012) 공공 프로젝트와 2014년 대구문화예술회관 올해의 청년작가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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