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 비밀을 갖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에게는 말할 수 없는
말해봤자 아무 소용도 없는
하지만 내게는 소중한
비밀이지요
땡볕 내려쬐는 한적한 여름날
실잠자리가 왜 연꽃 사이로
할 일 없이
돌아다니는지 혹 아나요
그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주가 무너져요
그가 그렇게 함으로써
살아있어요
한 존재를 향한 크나큰 믿음
나만의 비밀로 간직하며
실잠자리처럼 기쁜 마음으로
절뚝거리는 생을 부축해나가지요
◇신 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헌법학회 회장 역임
저서 <일본 땅 일본 바람> 등 13권 출간
시집 <산방에서(책 만드는 집 12년刊>
<해설> “내가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니 칭기스칸이 되었다!” 실잠자리처럼 내 마음속에 부는 바람을 잠재우려면 연꽃사이로 날아보자. 그렇게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스스로를 오롯이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랑이 쉽게 다른 사람으로 향할 수 있어야 한다.공동체로, 인류로 향한 거창한 이야기는 가장 가까이 있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순간부터 그 첫걸음이 시작된다. -성군경(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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