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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대구논단

믿을 수 있는 정치인을 만나고 싶다

기사전송 2017-12-06, 2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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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복 영진전문대
명예교수 지방자치
연구소장
Y교수는 저명한 정치학자이자 한국행정학의 태두다. 내가 쓴 칼럼을 카톡으로 보내면 댓글이나 전화로 평가해 준다. 내 논문지도를 해준 인연도 있지만 지방자치연구소 운영에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다. ‘활도노(活到老) 학도노(學到老), 죽을 때까지 활동하고 죽을 때까지 공부하자’는 그의 신조는 내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김교수, 요즘 세상이 왜 이렇소? 대뜸 전화 첫마디가 그랬다. 대구 사람 정신 차려야 해요.” 그 의미를 알아차리고 ‘예 세월이 좀 지나면 나아지겠지요’ 밑도 끝도 없는 말을 했다. Y교수가 얼마나 속이 답답해서 저러겠나 생각해 본다. 나이 든 분들이 나라 걱정을 많이 한다지만 논리에 빈틈없는 Y교수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으니 내 마음도 편치 않다.

세상 이야기를 하자면 정치를 빼 놓을 수 없다. 정치의 주체는 국회가 돼야 하지만 청와대와 행정부가 더 정치적인 경우를 많이 본다. 정권이 바뀌면 큰 바람이 부는 것은 당연하지만 지나친 드라이브는 국민들에게 혼란을 준다. 현 집권세력의 정치적 무기는 적폐 해소다. ‘국민이 먼저다’라는 친화적인 말을 하면서 예의 적폐를 내 세워 정책이나 인사를 입맛에 맞도록 재단해 나가는 특별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런 틈새에서 국회는 제 기능을 잘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이 무리하거나 잘못되었을 때 견제하라고 국회가 있는데도 존재가치를 상실하고 있다.

여당이 정부 편을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야당이 하는 처사를 보면 울화와 후회와 원망이 교차한다. 내년 예산 협상에서 보인 야당의 행태는 국민들은 완전 뒷전이고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 다지는 일에 몰두한 흔적만 보인다. 캐스팅보드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이 자당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민주당과 흥정하는 모양새는 정상배 그것이었다. 제2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힘도 써보지 못했다. 최근 여·야 국회의원들이 자기 사무실에 고용할 8급 직원 한명을 늘리는 법을 통과시키더니 또 세비를 2.6% 올리기로 했다. 공무원 보수만큼 인상한다는 궤변을 늘어놓았지만 엄격히 말해 그들은 공무원이 아니다. 300명이나 되는 국회의원들이 제 것을 다 챙기면 역으로 국민들은 세금 부담을 많이 안게 된다. 세비는 올려야 할 근거와 사유가 분명해야 하고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에게 자랑할 만한 일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2016년 총선 때 여·야는 경쟁적으로 세비를 삭감하겠다고 했다. 그 때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공약 실천이 안 되면 세비 1년 치를 반납하겠다고 큰소리 쳤고 민주당 한 출마자는 30%, 국민의당은 20% 삭감을 제시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국민에게 거짓 공약을 했던 것이다. 국회의장 산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가 세비 15% 삭감, 권위의 상징인 의원배지 폐지 등을 권고했지만 들은 체 하지 않았다.

얼마 전 어떤 여당의원이 국민여론을 걱정하는 동료들에게 “여론이란 것은 곧 사그라진다’는 망언을 남겼다. 이런 행태를 가진 인사가 국회의원 노릇을 하고 있으니 나라가 어찌 잘 되겠나. 대구가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소속 J의원이 “세비 인상 금액 전부를 기부하거나 국회사무처에 반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는 말을 했다.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하는 J의원의 실천을 기대하면서 행여 다른 의원들에게 왕따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해 본다.

거짓 공약을 남발하는 국회의원들이 있는 반면에 문재인 정부는 공약 실천에 목숨을 걸고 있다. 대통령의 공약은 반드시 지키겠다는 무리한 의지가 곳곳에서 보인다. 같은 국민 앞에서 국회의원은 공약을 내 팽개치고 청와대는 이를 금과옥조로 삼고 있으니 정치가 뭔지 모르겠다.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할 때도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은 국민들을 갖고 노는 것이 아닐까?’ 지난 역대 정부들은 거의가 ‘작은 정부’를 지향해 왔다. 그러나 지금 문재인 정부는 ‘큰 정부’를 구현하고 있다. 큰 정부는 조직을 키우고 공무원을 늘리고 많은 일을 벌이기 때문에 재정확대는 필수적이다. 우리는 집권자들이 입으로는 나라와 국민 걱정을 하면서도 자의적인 정치·행정을 하는 것을 숱하게 보아 왔다. 돈이 없으면 국채 발행을 서슴치 않는다. 임기가 끝나면 그만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치인들의 각성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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