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이냐, 전략공천이냐…셈법싸고 눈치작전 치열
경선이냐, 전략공천이냐…셈법싸고 눈치작전 치열
  • 김주오
  • 승인 2017.12.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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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TK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 혼란
“책임당원 모집 실적 낮으면 불이익”
지역 민심 악영향 우려 ‘전략’ 확대
洪 대표 “지역별 기준 달리해야
국회의원 추천이 제일 바람직”
‘선거멘토단’ 통해 신인 발굴
‘비례대표 인재풀’제도 도입
“현역도 평가기준 못 미치면 배제”
‘청년·여성 후보 거부감’ 발언
“혁신 의지 없다는 방증” 불만

내년 지방선거를 6개월여 앞두고 TK(대구·경북) 지역 자유한국당 소속 대구시장 및 기초단체장 선거 출마예정자들이 공천룰이 어떻게 정해질 것인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선이냐, 전략 공천이냐에 따라 셈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눈치작전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자유한국당의 후보자 공천기준은 내년 1월 초쯤 정해질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홍준표 대표가 ‘경선이 낙선자들의 출마를 봉쇄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힘으로써 후보자 선정이 이전의 전략 공천방침에서 경선으로 선회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또 기초단체장 후보의 경우 시·도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후보자를 공천해왔으나 혁신위가 기초단체장 후보까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공천키로 해 출마예정자들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는 모양새다.

◇공천기준 미확정에 불만

출마예정자들 사이에선 한국당 중앙당이 아직도 내년 지방선거 공천룰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조금씩 불만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고민하는 한 인사는 “민주당에서는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지역 민심에 대한 자신감 탓인지, 느긋한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빨리 공천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며 속내를 밝혔다.

현재 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공천은 경선보다는 전략공천 쪽으로 무게가 쏠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경북도지사 후보공천은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뽑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지만 TK 지역 기초단체장 출마예정자들은 ‘경선’과 ‘전략 공천’사이에서 어떤 기준을 선택할 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홍 대표는 최근 대구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책임당원 모집 실적이 후보 진입의 우선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책임당원 모집실적이 저조한 현역 대구경북 고위공직자 등은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홍 대표가 공천 기준으로 책임당원 모집을 밝힌 만큼 대구시장 출마예정자들은 ‘책임당원 모집’이 후보 진입에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기초단체장선거 출마예정자들은 공천기준이 여전히 불확실해 속앓이만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대구시장 후보의 경우 최근 책임당원 모집에서 비슷한 ‘실적’을 올린 권영진 시장, 이진훈 수성구청장, 이재만 최고위원 등이 전략 공천이든 경선이든 후보군에 우선 편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포럼21에서 홍 대표는 “지역별로 전략 공천이냐, 경선이냐를 두고 기준을 달리해야 한다. 전략 공천일 경우 책임당원 모집 실적이 없으면 그만큼 불이익이 간다”며 “지역 국회의원들의 양심을 믿고 의원들이 추천하는 사람을 선별하는 것이 제일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혀 ‘국회의원에게 줄세우기’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단체장 공천도 소문만 무성

한국당 혁신위는 최근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현역 광역·기초단체장과 의원에 대해 평가해 평가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면 공천에서 배제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현역 단체장이나 의원이라도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적잖다.

홍 대표는 “단체장의 경우 너무 젊은층이나 여성층을 공천하기에는 유권자들의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고 얘기한 바 있다.

이때문에 기초단체장 출마를 준비하던 여성·청년 출마예정자들은 홍 대표의 발언에 내심 불만을 터뜨리면서도 출마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단체장 출마예정자인 A씨는 “기초단체장은 기존 시도당 공심위에서 공천한다는 말도 있고, 중앙당 공심위에서 공천한다는 말도 있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초단체장 출마예정자는 “청년과 여성을 포함해 정치신인을 발굴하기 위한 ‘우선추천 공천’을 확대한다고 하더니, 당 대표가 유권자들의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면서 청년과 여성들을 배제한다는 식으로 발언하는 것은 한국당이 여전히 혁신 의지가 없다는 방증”이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내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할 한국당 후보로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진훈 수성구청장, 이재만 한국당 최고위원,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주호영·윤재옥·곽대훈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3선 연임으로 물러나는 경북도지사 선거에는 김광림·이철우·박명재 의원과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 남유진 구미시장, 김영석 영천시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광역·기초의원 눈치싸움

현역 여성 지방의원들과 정치신인들은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 한국당 혁신위의 공천안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한국당 소속 한 여성 기초의원은 “홍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들의 경우 청년과 여성에게 50%를 할당하겠다고 밝혀 공천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현역 지방의원들 사이에선 전략공천에 따른 ‘현역 물갈이’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구시의원은 “전략공천 비율을 높이더라도 큰 문제가 없고, 주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현역을 쉽게 내칠 수 있겠느냐”면서도 “공천권을 휘둘러 자기 사람을 심는 ‘사천’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고 우려했다.

◇전략공천 확대

한국당이 전략공천을 확대하려는 것은 후보 간 경쟁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한국당 지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내부 갈등이 지역 민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전략공천을 확대하려는 것”이라며 “공천권이 제대로 행사된다면 참신한 인재들이 후보로 나설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사천이나 사당화 논란 등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월 한국당 혁신위가 발표한 공천 혁신안은 청년과 여성을 포함해 정치신인을 발굴하기 위한 ‘우선추천 공천’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특히 현역 광역 및 기초 단체장과 의원들은 당이 정하는 기준에 따른 평가를 받고 만약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공직자들은 공천에서 전면 배제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또 당헌·당규에 따라 비례대표 지방의회 의원 후보에 여성이 50% 이상 포함되도록 하고 이 중에서도 25%를 청년·여성으로 채운다는 방침이다. 청년·여성의 최소비율을 정하지 않은 지역구 지방의회 의원 후보도 반드시 50% 이상 포함하도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정치신인의 정치 입문 가능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모든 후보 중 50% 이상을 정치신인으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여기에 ‘선거멘토단’(가칭)같은 조직을 구성하고 청년 정치신인들이 선거경험, 자금이 없어도 정치에 입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한다는 것도 뼈대다. 또 ‘논스톱 선거시스템’(가칭)같은 기구를 구성하고 신인들이 정치에 입문해 선거에 승리할 수 있는 기틀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공천관리위원회는 청년 남성, 청년 여성을 각각 최소 3인 이상 포함시켜 정치신인의 영입이 적극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비례대표 사전 인재풀’제도를 도입해 당 이미지 쇄신, 당에 대한 헌신 및 당 취약지역 배려, 비례대표 공천 시 사천(私薦) 우려의 최소화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주오기자 kim-yns@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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