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창 대구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 “대구·경북 정체성 깃든 작품 개발 힘쓸 것”
이현창 대구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 “대구·경북 정체성 깃든 작품 개발 힘쓸 것”
  • 대구신문
  • 승인 2017.12.10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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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단 최초 지역출신 지휘자로 취임

1995년 단원부터 시작 22년간 활동

강도 높은 연습으로 매너리즘 차단

연구 강화로 질 높은 레퍼토리 개발

뮤지컬 등 협업…국악 현대화 앞장
이현창 프로필1
이현창 대구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
수은주가 영하권으로 떨어진 추운 날씨에도 이현창 대구시립국악단(이하 국악단) 제7대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이하 상임지휘자)의 얼굴은 오히려 상기되어 보였다. 취임 후 한 달 동안 무려 4회의 공연을 소화하고 있으니, 그럴 법도 했다. 그는 정기연주회 2회와 청소년협주곡의 밤 등 4회 릴레이 공연을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이어가고 있다. 대구시립국악단 설립 이후 33년 만에 최초 대구 출신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소감을 묻자 “좋은 연주를 선사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기고 단원들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며 에둘러 표현했다.

국악단 역사 이래 최초 대구 출신 상임지휘자의 배출은 의미가 크다. 대구국악계의 역량이 격상됐다는 의미가 포함됐기 때문. 이 상임지휘자도 이 점에 동의했다. “대구국악계도 대학 내 국악과의 역사가 더해가면서 우수한 인재들을 많이 배출했고, 음악적 역량도 높아졌다. 이런 환경적 변화 속에서 이제야 대구 출신 상임지휘자를 선임한 것은 늦은 감이 있다.”

대구최초의 상임지휘자에 거는 대구국악계의 기대감은 남다르다. 그 역시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했다. 사실 그의 취임은 엄밀하게 말하면 자체 승진의 의미가 크다. 그는 1995년 국악단 정단원으로 시작해 차석과 수석, 악장을 거치며 22년째 국악단을 지켜왔다. 말인즉슨 국악단의 핏줄하나까지도 훤히 꿰뚫고 있다는 것. 이 점이 그의 가장 큰 강점이다. “단원들의 장점과 단점, 그들의 역사를 꿰뚫고 있다는 것은 좋은 연주를 이끄는 첫걸음이다. 단원들의 역량 극대화와 화합에 밑거름이 될 것이다.”

상임지휘자로써 그가 제시하는 비전은 3가지다. ‘시민중심’, ‘미래지향’, ‘지역 국악의 정체성 수호’ 등이다. 취임 후 국악단의 첫 변화는 연주력 향상을 위한 연습 강화다. 이는 높은 연주력이야말로 ‘미래지향’의 핵심이며, 대구시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립국악단의 의무이자 사명이라는 인식으로부터 왔다. “단원들의 평균연령이 높다. 높은 연령은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고, 연주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이 점을 경계하기 위해 수석이나 악장들과 권한을 공유하고, 강한 연습을 주문한다. 연습이야말로 연주력 향상의 첩경이다.”

그가 인식하는 국악단의 시대적 사명은 전통계승과 미래창조다. 특히 그는 ‘전승보전’을 미래창조의 전제라고 인식했다. 국악원이 없는 대구의 특성상 국악단이 국악원의 역할을 겸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이에 따라 깊이 있는 전통국악 연구와 수준 높은 프로그램 운영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00~200여곡으로 프로그램을 계속 돌리면 연주가 향상되지 않는다. 작품성 있는 새로운 레퍼토리를 개발하고, 지역의 스토리를 토대로한 콘텐츠도 만들어야 한다. 그 바탕에 ‘전승보전’이 깔려야 한다.”

지역 콘텐츠 개발은 국악의 현대화에서 중요하다. 이는 ‘시민중심’, ‘시민과의 소통’으로 연결된다. 그는 지역 콘텐츠 개발의 단초를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에서 찾고 있다. 이러한 열린 태도는그가 거쳐온 지난 시간들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그는 10세부터 서양음악의 금관악기를 시작해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교내 동아리에서 서양음악을 연주했다. 그와 대금과의 인연은 대학에 와서야 본격화 됐다. 형제들도 서양음악을 전공했다.

그의 다양한 이력은 대금연주단 ‘대풍류악회’와 퓨전국악관현악단 ‘풍류21’을 설립하고 국악의 스펙트럼 넓히기 행보로 이어졌고, 지휘자와 연출자로서 타분야 예술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행보는 국악단 상임지휘자의 위치에서도 계속된다.

“국악의 확장성은 무한하다. 국악이야말로 서양음악, 대중음악,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와의 협업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다. 왜냐하면 국악이 우리의 정서를 가장 잘 담고 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음악창의 도시 대구의 오리지널리티는 우리것인 국악적인 요소로부터 찾아야 한다. 나는 그것을 해 나갈 것이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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