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시민이 체감하는 스마트시티 곧 연다”
대구시 “시민이 체감하는 스마트시티 곧 연다”
  • 김종현
  • 승인 2018.01.2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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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미래 먹거리 ‘CES 2018’을 가다
市, 전국 유일 7년 연속 참여
4차 산업혁명 청년체험단 동행
대구TP, 기술지도·참가 도와
기업 40곳, 351만 달러 현지계약
당장 매출보다 신뢰 쌓기 집중
내년 자율주행 버스 도입 검토
CES지역업체
대구지역 참가업체들이 외국 바이어와 업계 관계자들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세계적 규모의 전시회가 1년 내내 열리는 라스베가스에서도 가장 큰 전시회로 손꼽히는 CES(Consumer Electronic Show, 주최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전미소비자기술협회))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전세계 4천여개 회사가 참가한 가운데 현지에서 펼쳐졌다.

국내 지자체 중 유일하게 또 7년 연속 전시회에 참여하고 있는 대구시가 올해도 지역기업 공동관을 마련했다.

이번 CES 2018 (국제전자제품박람회, 라스베가스 소비재 전자박람회)에서 대구는 무엇을 얻었고 앞으로 우리 지역이 나아갈 방향은 어디인지 현지취재를 통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온라인 암호화폐의 하나인 비트코인(bitcoin)이 한국을 뒤덮고 있다. 블록체인은 신용이 필요한 금융거래 서비스를 중앙집중적 시스템 없이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술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향후 대표적인 핀테크(FinTech) 기술로 비트코인 이외의 다른 온라인 금융거래에 활용될 가능성도 크다. 비트코인의 미래는 불투명해도 블록체인 기술은 미래의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뚜렷한 자원이 없는 대구가 마치 블록체인을 낚아채듯 CES에 올인 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대구시는 7년전인 2012년부터 라스베가스 CES에 참가해 왔다. 이는 전국 지자체가운데 유일하며 지금도 CES에 전시공간을 마련한 한국의 지자체는 없다. 대구 테크노파크가 중심이 돼 참가해오던 대구시는 권영진 시장 취임이후 테크노파크, 대구도시공사, (재)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 경북대학교 휴먼케어기술센터,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청까지 참여 범위를 확대했다. 올해는 대구 4차산업혁명 청년체험단(30명)이 IT 기업가 멘토 2명과 함께 이곳을 찾도록 했다. 대학생, 청년 사업가 등으로 구성된 청년체험단은 3D프린터와 드론, Io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분야에 대한 사전교육을 받고, CES 전시회와 실리콘밸리도 둘러봤다. 현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신들의 사업을 발표하는 경험도 쌓을 수 있도록 대구시가 지원했다.

김연창
CES 전시회에서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이 지역업체에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를 만나고 있다.

권시장을 대신해 CES 방문단을 이끈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빠르게 도전하는 기업이나 지자체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대구시는 지역 IT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고 눈을 크게 뜰 수 있도록 이미 몇년전부터 CES에 부스를 마련하는 등 해외전략을 추진해 왔다”며 “대구시는 전기차, 스마트도시,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지역산업을 변화시키고 발전시킬 모든 준비를 마쳤다. 곧 시민들이 체감하는 스마트시티를 보여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올해 CES는 미래 최첨단 기술가운데 자율주행자동차, 웨어러블(시계, 안경, 의류, 헬멧 등에 접목돼 언제 어디서나 컴퓨팅 환경을 제공),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콘텐츠가 총출동했다. 구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앞으로 3년 이내에 모든 스마트 기기에 AI 기술을 탑재하고 스마트 앱을 통합해 모든 IoT 기기와 서비스를 동시에 제어함으로써 일상생활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모바일과 스마트홈, 서버, 서비스 플랫폼의 통합에다 자동차, AI가 접목되면서 산업 간의 융합도 순식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의 기업들은 자신만의 기술력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역기업 뒤에는 기술지도와 박람회 참가안내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온 대구TP가 있다. 대구테크노파크 최석권 모바일융합센터장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업체들을 대상으로 몇달전부터 브로셔제작, 제품 영상제작, 리허설 등 많은 준비를 해온 결과 올해 CES에서 대구공동관 40개 참여업체들이 천여개 바이어와 상담해 351만 달러의 현지계약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박을 낸 유리창 청소 로봇 업체 ㈜알에프는 올해도 현장에서 140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대구의 전기차 충전기 생산 기업인 대영채비도 주목받았다. 2016년 설립된 이 업체는 이미 한국에서 1천 대가 넘는 제품 공급 입찰을 따냈고 현대자동차로부터 올해 전기차 전담 충전 서비스 파트너로 선정됐다. 충전기 한 대로 충전방식이 다른 여러나라의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여 바이어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대영채비 정민교 대표는 “대구시 지원에 힘입어 CES 2018에 참가할 수 있었다. 지자체가 회사를 믿어주고 든든하게 뒷받침해 주는 만큼 대구시 전기차 산업정책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아웃도어용 위성 TV를 선보인 ㈜팔콘도 11만달러의 수출을 성사시켰다. 팔콘은 넓은 국토 때문에 방송통신 인프라의 완전한 확보가 힘든 북미지역에 최상의 제품으로 떠올랐다.

대구시의 적극적인 지원을 경험한 뒤 대구로 본사를 옮긴 (주)종로의료기도 대박이 예상되는 업체다. 종로의료기는 세계 최초의 연동 배란 예측 키트 즉 여성의 임신가능 시기를 알려주는 간단한 테스터기를 개발했다. 곧 남성의 정자 운동능력을 측정하는 기기도 시판된다. 각국 바이어들의 상담이 줄을 이었다.

요양원에서 노인들의 배변상태를 알려주는 센서가 부착된 기저귀를 생산하는 (주)아이티헬스 등 IT를 접목한 다양한 회사의 아이디어 상품이 마치 대한민국을 대표하듯 대구공동관에 있었다.

구글, 알리바바를 비롯한 세계최고 기업이 총 동원돼 4일동안 20만명의 IT 관계자와 바이어들이 몰리는 CES 같은 대형전시회는 오랜 신뢰가 있어야 부스하나를 얻을 수 있다. 대구시는 참여기업들에게 당장 바이어들을 유혹해 매출을 내기보다 상호 신뢰를 쌓아 멀리 내다보는 큰 기업으로 성장해 줄것을 주문하는 모습이었다. 대구시 김연창 행정부시장은 “이제 전기차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메이커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대구에 꼭 공장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소비자의 욕구와 부합하는 IT와 아이디어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대구시는 유망한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의 노동환경개선, 규제철폐, 금융환경개선을 통해 4차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판을 만들어 놨다”고 역설했다.

CES2018 핵심 키워드는 스마트시티, 사이버보안, 교통, 헬스케어, 로봇과 인공지능의 대두로 변한 미래 일자리,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 2000년대 초 출생 세대)의 소비자층 부상 등이다. 전미소비자기술협회, (CTA)가 발표한 올해 공식 슬로건인 ‘The Future of Smart Cities(스마트 시티의 미래)’는 바로 대구가 조성중인 수성 스마트시티의 컨셉이다.

작년부터 전국 지자체 최초로 대구공동관까지 구축한 대구시는 올해 라스베가스에서 스마트그리드를 활용한 전력 소비 절감, 센서를 통해 교통체증 분석 및 시간대에 따른 신호등 프로그램이 가능한 스마트 로드, 자율주행 자동차와 자동화된 충전시설,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년층 및 장애인 케어뿐 아니라 비상사태 또는 응급 상황에서 신속한 긴급 구조와 대응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스마트 기술을 참조할 수 있었다.

CTA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가 38% 증가했으며, 2020년까지 약 344억 달러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시는 이번 박람회에 대구도시공사 이종덕 사장을 포함한 담당자들을 파견, 수성스마트시티 구축 2단계 고도화 사업의 일환으로 IBM 측과 미팅을 가졌다. 이를 통해 수성 스마트시티 고도화를 위한 추가 기술을 모색하고 IBM의 인공지능 및 자율주행 버스 도입 가능성을 체크했다. 백왕흠 대구시 스마트시티조성과장은 “스마트시티 분야에 인공지능 도입 범위와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대구에 IBM 자율주행 버스 올리(Oiily) 및 Digital Bus 정류장 시스템을 내년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도시전체가 연결되는 스마트 도시기술(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5G, 이동통신, 로봇 등)을 대구 수성 스마트시티에서 보는 일도 그리 머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제 대구시 공무원들이 과거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 스마트시티에 걸맞도록 진화한다면 대구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김종현기자 oplm@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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