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원 등 50명, 단합 과시
“취수원 이전·통합 공항 온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3일 대구경북 발전협의회 위원장을 ‘셀프 추천’하면서 스스로 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설 명절을 앞두고 당 차원에서 ‘텃밭’ 민심 다지기에 올인하겠다는 의중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대구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구경북발전협의회 ‘안전 및 생활점검회의’의 인사말에서 “지난번에 발전협의회를 만들어놓고 사실상 활동이 미약했기 때문에 이번에 협의회를 새롭고 좀 더 적극적으로 TK(대구·경북) 전체를 아우르기 위해 위원장에 출마하려고 한다”며 “여러분들이 의견을 모아 위원장으로 해주면 대구·경북의 문제를 당 차원에서 책임지고 추진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대구·경북지역 국회의원와 당협위원장 등 50여명이 참석해 단합을 과시했다.
홍 대표은 ‘박수 세례’로 위원장에 추대됐다. 현장에서 발언권을 얻은 김상훈 대구시당 위원장은 “발전협의회가 대구·경북의 공동현안을 풀기 위해 발족했지만, 위원장을 두지 않고 시도당 위원장이 간사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뱃사공을 모시고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원장을 (홍 대표가) 자임한다고 하시니 의원들이 동의하면 박수를 쳐달라. 더 세게 쳐달라”고 요청했다.
대구경북발전협의회는 지난해 7월 한국당에서 지역 현안 해결 및 민심 회복 차원으로 설립했으나, 지금까지 이철우 국회의원이 주재로 단 두 차례 회의가 열렸고 저조한 참여율 등으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사실상 세 번째로 열린 이번 협의회 회의도 중앙당의 권역별 전국 순회 일정인 안전 및 생활점검회의와 동시에 진행됐다.
홍 대표가 자처한 위원장 추대는 예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용 경북도시자는 홍 대표의 인사말 이후 발언하면서 “대구경북이 어려울 때 (홍 대표가) 위원장으로까지 출마하겠다는 정성과 애정 어린 표현에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실제로 (위원장직에) 나오시진 않겠지만…”이라며 웃었다. 앞서 홍 대표는 지난달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직을 ‘셀프 임명’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홍 대표는 중당당 차원에서 지역의 주요 현안인 취수원 이전과 통합 공항 문제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의 가장 첫번째 문제는 물 문제인데, 인간의 생명권과 관련돼있기 때문”이라며 “아직 지지부지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두번째 공항 문제는 이번 선거에서 도지사와 시장될 분에게 꼭 약속을 받아내겠다”며 “신산업 유치에 있어서 공항은 물류 환경으로 봐도 필요하다. 위원장을 (수행)하면서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방선거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대구경북은 우리 한국당의 본산”이라며 “여기에 불이 붙어야지 그 불이 충청, 경기, 서울까지 간다. 한나라당 이래로 동남풍이 불면 선거에 이긴다고 했다. 탄핵 이후 대선 때보다 금년 6월 지방선거 환경이 2배 이상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지홍기자 kjh@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