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다만 건축물 '도심 흉물' 전락
짓다만 건축물 '도심 흉물' 전락
  • 김도훈
  • 승인 2009.02.0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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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1곳 안전사고 위험...지자체는 뒷짐만
지방 건설경기 침체로 짓다 마는 건축물이 계속 늘어나면서 흉물이 돼 도심 미관을 떨어뜨리는데다 안전사고 우려마저 낳고 있으나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미 대구지역 곳곳에서 도심의 흉물로 방치되고 있는 11곳의 건축물 외에도 경기침체에 따른 자금난과 업체 부도로 짓다 만 건물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자체는 이를 처리하기 위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8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천동 538-1번지 송라시장 인근. 짓다 만 녹슨 4층 철골구조물이 공사가 중단된 채 10년 이상 방치돼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공사장 울타리 주변에는 각종 폐기물과 생활쓰레기들이 쌓여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인근 소방도로는 복공판으로 덮여 주민들의 통행에 불안함까지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주민 박혜정(여·35)씨는 “공사 중단 후 10년 가까이 방치된 탓에 동네가 지저분하게 변해 주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특히 안전사고의 우려마저 낳고 있어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너무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24일 오전 대구시 동구 신천동 송라시장 인근, 짓다 만 4층 철골 구조물이 10여년째 방치돼 '도심 흉물'로 전락하고 있다. 현재 대구에는 이처럼 '도심 흉물'로 전락한 건축물은 모두 11곳, 올해 들어서만 4곳의 건축물 공사가 중단됐다. 김대식기자 deskm@idaegu.co.kr

이 건물은 3천430㎡ 부지에 지하6층 지상19층 연면적 3만1천201㎡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 2동으로 지어질 예정으로 지난 1996년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1998년 건축주의 부도로 철골 골조가 4층으로 올라간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 지금까지 방치돼 흉물로 전락했다.

때문에 인근 주민들은 10년 이상 녹슨 철골 구조물이 동네 입구에 자리 잡고 있어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몰래 버린 생활쓰레기가 쌓이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주민 장모(43)씨는 “또 두 건물을 잇기 위해 마을로 진입하는 소방도로를 굴착, 그 위를 복공판으로 덮어둔 채 수년간 방치되고 있지만 안전 점검이나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며 “관할 구청이 나서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뭔가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북구 칠성동 홈플러스 앞 왕복 8차로 도로변의 한 주상복합건물 공사현장도 비슷한 상황이다.

33층 건물에 369가구를 입주시키려던 계획이었으나 공사 도중 건축주의 부도로 2006년 7월부터 공사가 중단, 방치되고 있다.

주상복합건물 건립으로 유동인구 증가를 기대했던 주변 상인들은 3년째 방치된 공사장이 오히려 동네 분위기를 망친다며 조속한 공사 재개를 원하고 있지만, 해당 업체는 마땅한 매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는 이처럼 ‘도심 흉물’로 전락해 버린 건축물이 모두 11곳에 이른다.

구별로는 중구 1곳, 동구 3곳, 북구 2곳, 수성구 4곳, 달서구 1곳이며 올 들어 4곳의 건축물 공사가 중단됐다.

이 같은 건물들은 지방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자금난과 업체 부도 등 때문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대구시 등 관할 행정기관은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시민 김모(49·대구시 북구 칠성동)씨는 “컬러풀 대구를 지향하고,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치러야 할 대구시가 이처럼 공사가 중단된 건축물을 흉물스럽게 방치하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라며 “도심 미관을 망가뜨리고 각종 안전사고의 우려도 낳고 있는 만큼 지자체가 나서 신속한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개인의 재산권과 관련돼 공사가 중단되더라도 허가 취소 또는 철거 등 조치가 쉽지 않다”며 “지난해 공사현장 안전관리 예치금 제도가 신설, 앞으로 현장관리가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는 지난해 6월 부도 등으로 공사현장이 방치될 경우에 대비, 연면적 5천㎡ 이상 건축물에 대해 공사비의 1%을 공사착공 시 예치토록 하는 제도를 신설,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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