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시론>효도와 행복에 관한 단상(斷想)
<팔공시론>효도와 행복에 관한 단상(斷想)
  • 승인 2010.02.0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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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 태 석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시지부 지부장)

예로부터 효도와 관련된 말들이 많이 이어져 오고 있다. 예를 들어 혼정신성(昏定晨省)이라 하여 부모님 잠자리를 편하게 해드려야 한다는 말도 있고, 육적회귤(陸績懷橘)이라는 고사처럼 언제 어디에서나 부모님을 먼저 생각했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그 만큼 효도는 인간의 인간다움을 지켜가는 아름다운 가치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시대가 변했어도 그 본질은 변함이 없는 듯하다. 오늘날 문명의 풍요로움 속에서 물질만능의 가치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어도 세대를 잇는 효도와 사랑이라는 인간다움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곤 한다.

그 진한 감동은 어려운 여건에 놓인 사람들의 효도와 사랑 속에서 더 애잔하게 마음을 울린다. 아무리 긴병에 효자 없다고 하지만 정성을 다하지 못한 자식은 부모님 떠난 후에 평생의 회한을 안고 살 수밖에 없으리라.

새해. 소망도 많지만 무엇보다 가족의 건강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맹자는 인생의 세 가지 즐거움을 말하면서 그 중에 으뜸을 `부모구존 형제무고 제일락야(父母俱存兄弟無故第一樂也)’라고 하지 않았던가. 부모가 모두 살아계시고 형제에게도 사고가 없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다.

즉 가족 모두에게 아무런 탈이 없는 것이 첫 번째 즐거움이라는 말이다. 각박한 세상을 살아나가는 힘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생각해 볼 때마다 가족을 떠올리게 된다. 누구에게나 가족은 삶의 원천이요 인생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다. 언제나 나를 믿고 살아가는 가족들이 있어서 행복할 수 있고 삶의 용기를 얻게 되니 말이다.

더구나 장성할 때까지 정성으로 키워주고도 날마다 자녀의 일에 노심초사의 마음으로 축복을 기원해주시는 부모님이 계시다면 참으로 기쁜 일일 것이다. 새삼스레 효도의 가치를 말하지 않더라도 부모님은 살아 계시는 동안 하늘이요 땅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래서 부모님 여읜 이의 마음을 천붕지괴(天崩地壞),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 숨 쉬고 발 딛고 살아갈 의지처를 잃는 고통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렇기에 부모님 살아 계시는 동안의 효도야말로 인간의 지당한 도리라고 하겠다.

하지만 자욕양이친부대(子欲養而親不待)라고 했다. 자식이 섬기고 효도하려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말이다. 그 말 속에 담긴 의미는 부모님께서 살아계실 때 효도하라는 것이 아닐까.
자녀들이 커갈수록 부모님은 점점 작아져 간다. 그리고 점점 약해져 간다.

자녀들에게 모든 힘과 사랑, 정성을 다 쏟아내고 남은 것은 늙고 병약한 몸뿐이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크고 작은 병이 잦아지고 병원 치레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점점 더 작아지고 약해져 가시는 부모님의 모습이 안타깝다.

평생을 당신의 몸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녀들을 위해 애써 온 그 노고와 은혜를 조금이라도 헤아린다면 살아 계시는 동안의 건강을 챙겨드리는 일은 자녀의 마땅한 도리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자식과 떨어져 사는 부모가 많은 게 요즈음의 현실이다. 부모로서도 자식들에게 짐이 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그렇게 세태는 변해가고 있지만 그렇다고 근본이 변할 수는 없다. 팍팍하게 사느라고 일 년에 몇 번 찾아뵙지 못하는 자식의 처지이어도 부모님 건강을 염려하는 것은 변함없는 효성의 마음이다. 요즈음은 세월이 좋아져서 따로 보약을 안 써도 제때 건강검진만 받게 해드린다면 부모님 사시는 동안 건강을 지켜드릴 수 있다.

지금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년에 한 번씩 제공하는 암검진과 성인병검진 만 규칙적으로 받아도 건강관리에 많은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혼자서는 잘 나서지지 않는다. 그래서 자녀들의 효성이 필요하다.

우리 한국건강관리협회 종합검진센터에도 부모님 건강검진을 해드리려고 찾아오는 분들이 참 많다. 부모님의 주름 깊은 손을 따뜻하게 잡은 장성한 아들, 딸과 함께 검진을 받으러 오시는 노인 분들을 뵐 때마다 새삼스럽게 가족과 가정의 행복을 생각해 보곤 한다.

부모는 작았던 자식을 사랑으로 채우며 크게 키우고, 자식은 자신에게 모든 것을 다 주고 점점 작아져가는 부모님을 든든하게 지켜주며 효도하고... 이것이 가족의 행복이 아닐까 한다. 예로부터 효자 집안에서 효자난다고 하지 않았던가. 시대가 바뀌어도 사람 사는 세상에 변하지 않는 가치, 효도와 행복. 나의 새해의 계획도 그 테두리 안에 있다. 새해, 효도와 행복에 관한 단상(斷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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