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그치고
공원 한쪽 구석에
젖은 벤치 둘레에는
먹이를 찾는 비둘기들
때때로 참새가 섞여
까치 소리가 푸른 잎을 찢는다
나무들은 녹색 산소를 가득 채우고
시간은 녹색에 녹아 노닌다
만약 이런 한 때를 많이 가진다면
인간들은 상냥하고 부드러워질까
머릿속을 텅비우고 차량의 흐름에 눈을 돌려
마음을 비우고 나를 돌아본다
비는 다시 또닥또닥
오늘의 일기예보는…
무거운 몸 이대로 젖어도 여름날의 비
새들은 콘크리트 바닥을 쪼아댄다
자유는 있어도 배고픔은 가련해
인간의 평화가 새들의 낙원이라고
나는 곰곰이 그렇게 생각한다
번역 가와하라다 노리코
◇데라구치 히사꼬= 1947년 일본 오오사카출생. 창작21작가회 동화부문 신인상등단(12),시, 작사, 하이쿠, 단가 활동,아송문학회원, 단가느릅나무elm회원.
<해설> 비 그친 공원벤치 주변에 비둘기와 참새는 먹이 찾고 까치는 푸른 잎을 찢는다. 공원벤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상쾌한 풍경을 가감 없이 서술하고 있다.
시인이 하고자 했던 것은 자유는 늘 고통이 따른다는 비애를 말함이었을 것이다. 거기에 평화까지 곁들여서…. -제왕국(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