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석의 ‘나는 잘 죽고싶다’는 건축재료인 핸디코트와 물감을 혼합해 패널에 바르고 굳히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갈라진 틈들이 생채기 같은 흔적으로 남은 작품이다. 피부에 난 상처처럼 보이는 이 틈은 영혼의 생채기에 해당된다.
특히 작가는 이 ‘틈’을 삶과 죽음, 슬픔과 기쁨, 고통과 환희 등이 소통하는 경계로 상정한다. 이 경계는 닫혀있기 보다 이쪽과 저쪽을 자유자재로 소통하는 열린 통로에 해당된다. 온전하게 부정적인 공간이 아닌 희망이 배어있는 공간인 것이다. 작품 ‘나는 잘 죽고싶다’는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깊게 배어있다. 작업을 ‘호작질하고 있다’고 표현할 만큼 작업을 즐긴다는 이인석은 2015년 현대미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대구현대미술축제 ‘봉산아트길’과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인 ‘방천시장 문전성시’ 등에 참여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9월에 스페이스174에서 첫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