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주어진 24시간, 보고싶은 사람 있나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주어진 24시간, 보고싶은 사람 있나요?
  • 배수경
  • 승인 2020.06.1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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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세계로부터 불러낸 아빠
서툰 마법으로 하반신만 소환
제대로된 형태를 만나기 위해
마법 세계로 향한 형제의 모험
연신 부딪히고 순탄치 않지만
아빠를 향한 그리움에 가려져
미처 알지 못했던 소중함 발견
온워드
 

정채봉 작가의 시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은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하는 바람으로 시작을 한다. 작가의 바람은 첨엔 하루였다가 반나절, 반시간 그것도 안된다면 단 ‘5분만 온대도 원이 없겠다’로 줄어든다. 시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어머니를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담고 있다면 17일 개봉한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세상을 떠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한다.

소심하고 겁많은 소년 이안과 그와 반대로 에너지 넘치는 자유로운 영혼의 형 발리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다. 이안은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아빠에 대한 그리움을 아빠의 목소리가 녹음된 테이프를 들으며 달랜다. 이안은 캐치볼하기, 산책하기, 속 깊은 이야기 나누기 등 어찌보면 사소한 일부터 운전이나 수영배우기 등 아빠가 살아계신다면 함께 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이안의 16세 생일날. 엄마는 다락방에 감춰뒀던 아빠의 선물을 내놓는다.

선물의 정체는 ‘회계사’로 알고 있었던 아빠의 마법지팡이와 하루동안 아빠를 사후세계에서 소환할 수 있는 주문이 담긴 편지. 아들이 아빠를 그리워하듯 떠나는 아빠 역시 자신은 결코 볼 수 없는 아들의 성장이 궁금해 미리 아들의 생일 선물을 준비해두었을 것이다. 그들의 간절함과는 달리 마법에 익숙하지 않은 이안은 아빠의 절반, 그것도 허리 아래만 겨우 소환해내게 된다. 계획대로라면 아빠와 아들에게 주어졌을 선물같은 24시간은 결국 아빠의 반을 마저 불러오기 위한 형제들의 모험으로 채워진다.

이들은 사는 세상은 과학기술의 발달로 더이상 마법이 필요하지 않은 시대다. 마법은 그저 잊혀진 옛날 이야기 속에서만 존재한다. 반인반마인 켄타우로스는 뛰지않고 차를 타고 이동하고 요정들은 나는 법을 잊었다. 사자의 몸, 독수리의 날개, 스콜피온의 꼬리를 가진 전설 속 동물 만티 코어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온전한 아빠를 만나기 위해서는 마법의 힘이 필요하다. 사라진 마법의 세계를 찾아가는 과정에는 발리가 그동안 심취해왔던 게임이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허황되게 느껴졌던 판타지 게임이 이들 여정에 지침이 된다. 허리 아래만 존재하는 아빠는 볼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지만 걷고 뛰고 춤추며 서서히 형제와 교감한다.

온전한 아빠를 만나기 위한 이들의 여정은 행복의 파랑새를 찾는 과정과 비슷하다. 틸틸과 미틸이 여행의 끝에서 행복은 먼 곳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 있음을 깨닫듯이 이안 역시 아빠에 대한 그리움에 가려 미처 알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게 된다. 형제는 연신 티격태격 오해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한층 성장한다. 특히 이안의 성장은 눈부시다. 머뭇거리는 이안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온워드’(onward),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의 전진에는 늘 형 발리의 응원과 지지가 함께 한다.

픽사의 22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이자 첫번째 판타지 어드벤처인 ‘온워드’는 뻔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기발한 상상력과 감동적인 메시지로 잘 버무려냈다.

소심한 동생 이안은 ‘스파이더맨’의 톰 홀랜드가, 에너지 넘치는 형 발리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스타로드, 크리스 프랫이 맡아 목소리 연기를 펼친다. 그들의 실제모습과 캐릭터의 싱크로율도 꽤 높아 더 흥미롭다.

영화는 2D는 물론 IMAX와 4DX 등 다양한 버전으로 개봉을 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4DX 관람시 마치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스릴도 느낄 수 있다.

최근 개봉하는 대부분의 영화와 마찬가지로 ‘온워드’도 코로나 19로 인해 몇차례 개봉을 연기한 끝에 선을 보였지만 여전히 가족동반 관람객들이 영화관을 찾기 힘든 것이 아쉽다.

배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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