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호 경영칼럼] 신공항 성공의 핵심, ‘에어로폴리스 마케팅’
[박명호 경영칼럼] 신공항 성공의 핵심, ‘에어로폴리스 마케팅’
  • 승인 2020.08.3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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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호 계명대학교 석좌교수, 전 계명문화대학교 총장
마침내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가 의성 비안·군위 소보 공동후보지를 통합신공항 최종이전지로 선정·발표하였다.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두 후보지역과 어렵고 힘든 과정을 거치면서 공동유치에 합의한 지 1개월 만이다. 통합신공항은 약 463만평 부지에 건설될 예정이다. 공항신도시 조성을 위한 부지 200만평을 합하면 전체 면적이 660만평을 넘는 초대형 역사다. 인내로써 결실을 맺은 지자체장들과 지역의 여러 지도자들의 노고에 감사의 큰 박수를 보낸다.

유치지역은 여러 가지 지원을 약속받았다. 군위군에는 민항 터미널, 공항진입로, 군 영외관사 등을 배치하고, 의성군에도 1조원 규모의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공동후보지로 결정된 두 지역 모두에서 불만이 나왔다. 단독후보지가 좌절된 군위군은 물론이고, 의성군에서도 ‘알맹이는 군위가 다 가져갔다’며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크게 반발하였다. 결과적으로 의성군이 추가적인 인센티브 안에 합의하였고 신공항 이전사업이 본격적으로 착수될 전망이다. 유치지역의 지원 요구는 향후 겪게 될 희생과 불편에 대한 보상적 성격이 강하다. 이것은 또 신공항을 계기로 지역발전의 초석을 마련하려는 것이기에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정작 통합신공항 건설로 자기 고장의 가치를 높여 나갈 방도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신공항의 개항에 따른 지역의 미래 모습을 제대로 그려서, 발전방향에 걸 맞는 사업들을 발굴해 내야 한다. 또한 사업들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사업을 주도적으로 수행할 역량도 갖추어야 한다. 지역의 요구사항을 신공항 추진 주체와 긴밀히 협의하고, 이를 신공항계획에 반영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따라서 유치지역에서는 ‘신공항기획단’과 같은 싱크탱크를 만들어서 이러한 과제들을 면밀히 연구하고 추진하는 일이 중차대하다. 더욱이 유치지역을 마케팅 하는 일은 긴요하다.

공항은 그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장소만은 아니다.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고, 사람들이 드나들며 소비가 늘어남으로써 지역이 번창하는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다. 요컨대 공항 유치지역인 에어로폴리스(aeropolis)를 적극적으로 마케팅 해야 한다. 지역의 독특한 매력을 창출해서 이를 공항이용 고객들에게 파는 것이 ‘에어로폴리스 마케팅’의 핵심이다. 이것은 ‘하늘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지역의 관광지나 상업시설로 이끌어 ‘사람 길’을 크게 여는 방법을 찾는 일이다. 그 결과 지역에 애착이 높은 고객들을 많이 확보하게 되면 공항이용율도 높아진다. 그래서 에어로폴리스와 공항운영주체는 긴밀하게 소통하고 협력해야 한다.

‘에어로폴리스 마케팅’의 목표는 단순 공항이용자들을 고객으로 전환시키고, 투자자를 유치하여, 공항지역을 명품브랜드로 만들어 내는 데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요소는 지역 특유의 문화다. 지역문화는 지역이미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지역이미지가 매력적으로 정립되면 관광객과 투자가, 기업, 그리고 다른 지역의 주민들을 이끌 수 있다. 동시에 지역의 인적 자산, 자연적 자산, 기반시설, 관광자원 등 마케팅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불특정 다수의 공항이용객들 중에 목표 가망고객을 정하는 일도 마케팅전략의 개발에 필수적이다.

기업경영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듯이 ‘에어로폴리스 마케팅’도 역시 추진 주체가 결정적 요소다. 추진 주체인 지역주민과 지역기업 그리고 지방정부가 혼연일체가 되어야 마케팅전략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마케팅 전문가인 프랑스의 뱅상 골랭은 지역 마케팅전략의 실행도구로 ‘TRACER’ 모형을 제시하였다. 이 두문자어(頭文字語)의 첫 번째가 ‘함께(Together)’다. 가장 먼저, 추진 주체들 간에 파트너 십이 강화되어야 그 다음 단계를 실행할 수가 있다. 이어서 매력적 평판(Reputation)을 확보하고, 목표 가망고객과의 친근감(Affinities)을 조성하여, 그들을 단골고객으로 전환(Conversion)하고, 지역공동체와 유력인사의 참여(Engagement)를 이끌어내며, 사업체를 유치(Retention)하고 확장해 나가게 된다.

통합신공항과 함께 유치지역도 성공해야 대구·경북의 알찬 미래가 보장된다. 유치지역의 성공에는 지역 지도자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요컨대 지역민들의 삶과 지역발전의 방향을 염두에 두고, 장차 신공항이 가져다줄 영향과 의미를 검토하여, 새로운 지역발전전략을 설정해야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강조했듯이 이제 군위와 의성, 대구와 경북은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새 ‘하늘 길’이 지역 발전의 획기적인 원동력이 될 것인지는 오롯이 지역민 모두의 자세와 준비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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