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몽유영(花夢遊泳)
화몽유영(花夢遊泳)
  • 승인 2020.11.01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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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한잎연두-30호S-2
 

나는 여인의 삶을 ‘꽃’을 통해 구상적인 표현으로 화몽유영 (花夢遊泳)이라는 테마로 작업 해 왔다. 2017년 가족의 죽음을 접하게 되면서 작업 표현방식이 달라지게 되는데, 슬픔을 이기기 위해 천착했던 노장사상의 이해로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단순화 되고 명료해 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흩어져 떨어져 있는 한 꽃잎에도 생의 탄생, 성장, 죽음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표현의 단순함을 지향하며 보다 내면의 숭고한 사유적 깊이를 나타내고자 하였다. 생성과 소멸의 미를 흐릿한 이미지로 표현하여 경계에서 주는 확고성을 뛰어넘어 사유의 소통을 유도한 작업이다. 단순화된 형태미에 더해서 마티에르나 오브제의 사용 및 반복되는 행위로 작가의 일련의 노동조차 삶의 일환임을 시간성과 작업의 흔적으로 표현하게 된다. 나의 몽유(夢遊)는 꽃에서 출발한다. 꽃이 동기(動機)이며 동시에 매개체가 된다. 꽃은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꽃이 아니라 그에게 들어서는 경계를 소멸시키는 장자의 호접몽(胡蝶夢)에 유비되는 꽃이다. 나의 꽃-잎의 표현은 의미를 소거시킨 형태로 존재한다. 텅 비어있는 그릇만이 그릇으로서 제대로 쓰일 수 있는 것처럼 나에게 꽃의 표현은 형상만 아득하게 보일 뿐[玄妙], 제 몸을 완전하게 비우는 꽃들이다. 나는 사물의 피상적 묘사에 멈추지 않고, 내면적 감정의 자유로운 표현을 중시한다. 나의 꽃은 의식의 한 장소에 머물러 있지 않고 쉼 없이 부유(浮游)한다. 장자의 절대 자유의 지향점이 소요유(逍遙遊)였다면 나의 궁극적 지향점은 꽃으로 인한 유영(遊泳) ‘어떠한 경지로의 다달음 - 그것의 즐김!’ 이다. 무심(無心)의 표현, 본능의 자유로움으로 마음 전부를 담아내려는 숨 같은 작업이다.

 

김진영 작가
김진영 작가
※김진영은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와 동 일반대학원 회화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 평생교육원 미술심리상담지도자과정을 이수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대구 수성아트피아 등 9회의 개인전과 라온제나호텔 아트페어, 앙데팡당 2019 KOREA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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