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주사 맞았어?
독감 주사 맞았어?
  • 승인 2020.11.02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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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란 주부
코로나가 끝나는 것 같더니 다시 100명대를 오르락내리락한다. 겨울이 되어 기온이 내려가면 확산이 늘 수 있고, 독감이랑 겹치면 위험하다고 한다. 예방 차원에서 독감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고 하는데 지금은 맞아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이다.

홍희는 53세가 되기까지 독감 예방 주사를 맞은 적이 없다. 가끔 몸살기는 있어도 감기는 잘 걸리지 않았다. 특히 독감은 걸린 적이 없다. 추운 겨울날이면 뼈가 시큰거려 온 몸을 방한용품으로 감싸서 그럴 수도 있다. 찬 바람이 불면 머리가 깨질 것 같아 빵모자를 쓴다. 목은 스카프를 두르거나 목토시를 해서 따뜻하게 해 준다. 그래야 뒷골이 당기거나 뻣뻣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윗 내의는 필수다. 겉옷 한 개를 입은 것보다 더 따뜻해서 춥다고 웅크리는 사람들에게도 자주 권한다. 무릎은 양말을 잘라 보호대로 착용한다. 바람이 뼈를 슝슝 지나가는 것 같기 때문이다. 장갑도 늘 가방에 넣어 다닌다. 시린 손을 감싸주기 위해서 필요하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주고 겨울 외투를 입으면 추위에 끄떡없다. 퇴근 길 50분을 걸으면 땀이 날 지경이다. 밖은 찬 바람이 불어도 몸은 따뜻하다. 그렇게 단련되어서인지 감기는 얼씬하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미세먼지가 줄었고, 감기 환자도 줄었다고 했다. 정상적인 공장가동이 안 되어 공기 오염이 줄었고, 마스크를 쓰고 다녀 호흡기질환에 덜 걸린다고 했다. 그랬는데 감기가 건조하고 추운 겨울에 발생하듯이 코로나19 바이러스도 그럴 가능성이 많다고 과학자, 연구자들이 발표를 했다. 작년 미국에서 독감으로 20만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올해 독감이 유행하고, 코로나가 확산되는 것이 같이 생길 경우 아주 위험하다고 한다. 그래서 코로나 예방 주사는 아직 개발 전이라 맞지는 못하지만, 독감 예방 주사를 반드시 맞아야 한다고 한다.

학교가 개학하고 나서도 크게 확산이 되지 않아 일상이 어느정도 ‘정상’궤도에 접어들었다고 느낄 즈음에 다시 확산세가 커졌다. 한 더위가 지나고 가을 햇살과 바람에 놀러갈 계획도 세웠지만, 한 차를 타고 갈 때도 마스크를 꼭 쓰고 다른 사람과 대면접촉을 피하고, 서로 조심하게 되었다. 줄어들던 코로나 1일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고, 2단계와 2.5단계로 올랐다.

독감도 전염성이 있다. 그래서 주위 사람에게 감염시키지 않으려면 각자가 다 주사를 맞아야 한다. 홍희 옆 동료도 자신도 맞을까 말까 고민하였는데 부모님이 강하게 권유하여 맞기로 했다며, 홍희에게도 자신을 위해 맞아달라고 한다. 그렇다. 지금과 같은 재난상황에서는 평소에 하지 않던 예방책도 필히 해야 자신을 보호하고,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게 된다. 4인 가족 모두 맞으려면 비용이 들긴 하지만 나쁜 일을 피하기 위해서 아깝지 않은 돈이다. 언제 맞을까 시기를 보고 있는데 만18세 미만 아이들도 무료로 접종을 해 준다고 한다. 돈이 안 들어 다행이다 싶어서 아이에게 물어보니 이미 학교를 통해서 알고 있었고, 무료예방접종 첫 날 학교 가까운 병원에 가기로 친구들과 예약을 했다고 한다.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되나?’에서 ‘맞아야 겠다’로 생각이 바뀌고 병원을 찾고, 시간을 맞추는 동안 17세 학생이 무료 예방주사를 맞고 이틀 뒤에 사망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 이후 만62세이상 고령자가 예방접종하고 난 뒤 사망햇다는 뉴스가 계속 나왔다. 직접적인 인과관계 여부는 보건당국과 전문가가 역학조사를 진행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홍희는 딸에게 바로 문자를 했다. 독감과 코로나 예방에 더욱 철저히 하고, 독감 무료 예방주사를 맞지 말자고 했다. 딸은 그러겠다고 했다. 아들은 이미 독감 예방 무료 주사를 맞았고 이상은 없었다.

홍희는 처음부터 맞아야 되나 고민했었는데 더 고민이 되었다. 무료 백신이 문제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전 국민이 백신을 맞아야 되는데 그 물량이 얼마나 부족할 것이며, 그 백신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사람을 만날 때마다 인사가 “독감 예방 주사 맞았어?”다. 맞았다는 사람과 안 맞았는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는 사람으로 갈린다. 반드시 맞아야겠다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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