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그것을 드로잉으로 기록하는 행위는 내가 현재 바라보고 있는 것,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과 그 일상에서 조금 더 기억하고자 하는 장면을 드로잉과 설치작업을 통해 표현한다. 드로잉 작업을 통해 같았던 일상은 조금씩 다른 의미를 찾게 된다.

작업의 소재와 공간은 나의 주변에서 얻어지는 상황과 특정적으로 선택된 이미지에서 얻어진다. 전시 공간 구석에 벌어진 틈, 없어도 될 듯 막고 있는 커다란 기둥, 형광등 불빛으로 인한 그림자, 놀이터에 설치 된 진한 녹색의 고무바닥과 빨간 플라스틱 미끄럼틀, 그 중 가장 흥미롭게 포착하는 것은 늘 보는 풍경 안에서의 사람들의 형태이다. 공간적인 이미지, 공간에 놓여있는 다양한 물질들, 그 물질들이 가진 색들 사이에서 움직이는 인체의 모습이다. 흔히 볼 수 있고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상황과 이미지이지만 내가 보고 표현함으로써 그 공간과 상황은 새로운 이야기 거리로 남게 된다. 나는 지극히 흔하고 개인적인 일상을 마주하며 드러나는 아이러니와 그 아이러니를 통해 표출되는 본인의 감정에 의문을 가지고 드로잉을 공간에 던져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