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판화, 그림 읽기(4)
고무판화, 그림 읽기(4)
  • 채영택
  • 승인 2021.01.0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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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주의 어린이 그림교육 칼럼]
농악놀이-판화
 

어린이 여러분, 오늘은 지난번에 이어 고무판화를 잘하기 위해 전통놀이인 “농악놀이”를 주제로 완성된 고무판화를 보고 어떻게 제작했는지 이야기해보기로 해요. 이 그림은 만 11세 남자어린이의 ‘농악놀이’를 주제로 한 흑백 고무판화입니다.(사진)

상모를 돌리며 꽹가리를 치는 남자가 주인공이며 부주인공은 아랫부분의 탈을 쓰고 탈춤을 추고 있는 사람, 오른 쪽 뒤편의 장구 치는 사람, 왼 쪽 뒤편의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깃발을 들고 있는 사람입니다.

주인공을 화면에 꽉 차도록 크게 나타내고도 이렇게 많은 사람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중첩기법을 써서 나타내었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은 매우 운동감이 잘 나타나 있어서 보기만 해도 흥겹습니다.

이 어린이는 반측면을 향한 주인공의 얼굴모습, 인체의 동세 표현, 옷의 주름 등이 매우 잘 표현되어 있어서 평소 크로키를 열심히 한 어린이로 보입니다.

이 작품 또한 1/2정도를 검정으로 표현하기 위해서 사람은 파내지 않고 깃발과 바탕만 파내기로 하였습니다.

사람과 탈의 얼굴 부분, 옷의 띠 부분, 탈춤 추는 사람의 소매부분을 파내고 깃발의 글자 부분은 파내지 않고 남겨두었는데 좌우가 뒤집혀서 찍혀야하기 때문에 글자는 좌우 대칭되도록 밑그림을 그려서 조각하였습니다.

이 때 좌우를 대칭되도록 쓰려면 거울을 이용하여 뒤집으면 쉽습니다. 손의 윤곽선에 파내는 부분이 닿는다면 윤곽선을 남겨 두어야하고 파내지 않는 부분이 닿는다면 윤곽선을 남기지 않아도 손이 잘 드러나겠지요?

조각칼을 다양하게 사용하기 위해서 꽹과리의 안쪽 가장자리 부분은 납작칼을 비스듬히 사용했고 상모 부분은 창칼로 조금씩 떠서 결을 살렸습니다. 바탕은 원근감이 나타나도록 하기 위해 둥근칼로 옆으로 계속해서 떠내었는데 가까이 있는 땅은 듬성듬성 떠내고 멀리 있는 땅은 촘촘하게 떠내어 위로 올라갈수록 더 멀어 보이는 효과를 나타내었습니다.

한 마디로 이 작품은 흥겨운 농악놀이 장면이라는 주제를 잘 살리고, 운동감을 잘 나타내면서도 정교하고 다채롭게 조각칼을 사용함으로써 흑백 고무 판화의 효과를 매우 잘 나타낸 훌륭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전: 이명주 저 ‘너, 그림 잘 그리고 싶니?’)

 

 
이명주(화가, 전 대구초등미협회장·대구달성초등교장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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