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브랜드의 색다른 재미, 소비자 사로잡았다
친숙한 브랜드의 색다른 재미, 소비자 사로잡았다
  • 류지희
  • 승인 2021.01.28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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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디자인 기행] 아트 콜라보레이션
다이소, 신진작가와 프로젝트
팬시·리빙용품 등 다양한 구성
CU, 음료 파우치에 그림 삽입
편의점은 ‘아트갤러리’로 변신
제품-디자인 협업, 왜 인기 많을까
소포장 시스템·배달 문화 확산
소비자, 개성 강한 상품에 관심
업계, 가심비 겨냥한 제품 개발
신진작가는 인지도 획득 '윈윈'
다시-아트콜라보음료상품
편의점 CU 내 입구에 마련된 청년 작가와의 아트 콜라보 음료상품이 진열된 부스의 모습.
 
우리동네아트갤러리
‘우리 동네 아트갤러리’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편의점 CU내 인테리어 모습. 벽면과 유리창 일대 곳곳에 일러스트 작가들의 작품을 포토죤화 하였다.
 
양경수-그림왕양치기
국민 가게라 불리는 한 유통 마트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판매 상품의 매대 모습. 양경수 작가의 ‘그림왕 양치기’일러스트를 접목한 생활용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아트콜라보음료상품
편의점 CU 내 마련된 청년 작가와의 아트 콜라보 음료상품 진열대 배너.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명과 작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큐알코드 등의 정보가 명시돼 있다.

코로나19의 사회적 거리 두기가 계속되면서 카페 및 음식점 등 상점들의 이용에 불편을 겪고 있다. 다행히 며칠 전부터 완화되었지만, 연일 지속되어 오던 카페 내 취식 불가 방침과 지속되는 가게들의 영업시간 단축제는 소상공인들의 경기 침체는 물론 소비자들의 심리적 우울감까지 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시민들의 주머니 사정은 어려워지고 당연하게 즐겨오던 평범한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은 점점 옛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시민들이 비교적 마음 놓고 찾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24시간 편의점과 가성비 좋은 생필품 가게이다. 요즘 같은 시기에 소비자들의 심적, 물적 니즈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고마운 국민 상점들이다.

최근 유통과 마케팅 업계 트렌드로 ‘콜라보레이션’이 부상하고 있는 이유도 이러한 현상으로 인한 변화의 일환이다. 업계는 전혀 다른 산업군 간의 협업을 통해 재미와 신선함으로 소비자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이색 콜라보 제품 출시에 한창이다. 특히 차별화된 개성을 추구하는 MZ세대 사이에서 열띤 반응을 얻으며 소비자의 소장 욕구를 불러일으킨다. 패션, 문구, 식품, 캐릭터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코로나 확산 장기화로 침체된 경기와 유통시장의 냉랭한 분위기에 혈기를 띄우고 있다.

국민 가게 다이소는 신진 일러스트 작가들과 진행한 상생 콜라보 프로젝트의 첫 성과를 공개했다. 다이소는 지난해 ‘그림왕 양치기’ 양경수 작가 등 일러스트 작가 4명과 함께한 ‘디자인 콜라보 프로젝트’ 상품을 출시했다. 이를 계기로 다양한 작가들과의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며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고 있다. 다이소는 이번 프로젝트를 일회성이 아닌 매년 정기적으로 진행해 유망 일러스트 작가 및 신진 상품디자이너들을 직접 발굴하고 육성할 계획이다. 또 일러스트 작가와 상품디자이너를 꿈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콜라보 상품은 문구 및 팬시용품, 사무실용품, 리빙용품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매장의 편집숍 형태의 전용 매대에서 판매된다.

다이소의 ‘디자인 콜라보 프로젝트’는 인지도 있는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으나 상품 출시 기회가 적었던 일러스트 작가와 뛰어난 디자인 역량을 보유한 신진 작가를 발굴해 상품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신진 작가들은 그들이 직장인과 부모, 젊은 세대들이 접하는 일상 속 경험을 모티브로 한 디자인으로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이번 디자인 콜라보 프로젝트를 통해 작가와 다이소가 서로 윈윈(Win-Win)하는 상생 모델의 초석을 마련했다”며 “감각 있는 신진 작가들의 감성이 표현된 만큼 ‘가심비’ 상품을 찾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유난히 식품외식업계에서는 ‘아트 콜라보’ 상품 출시가 활발해지고 있는데,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코로나19로 인한 소포장 시스템과 배달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었면서 소비자의 만족도와 가심비를 겨냥한 브랜드 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CU는 온라인 게임과의 콜라보레이션 상품을 출시하였다. 지난 달 넥슨 ‘바람의 나라: 연’과 협업해 ‘람쥐왕 도토리묵 비빔밥’ 등 도시락을 출시하고 구매 고객에게 한정판 CU 전용 아이템을 증정하는 등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람쥐왕 도토리묵 비빔밥’을 포함, ‘최애7찬’, ‘제육챌린지’, ‘오늘은 치킨이닭’, ‘리챔&치킨’ 도시락 5종을 대상으로 스크래치 이벤트를 열어 랜덤으로 인기 아이템을 지급하기도 했다.

청년작가들과의 콜라보로 탄생한 일러스트레이션 음료 패키지도 큰 인기이다. 음료 파우치에 각 작가들의 무드를 담은 테마별 일러스트 그림을 접목하여 소비자들의 감성과 소장 욕구를 자극한다. 패키지에는 해당 작가의 네임과 sns계정, 큐알코드가 기재되어 있어 청년작가와 소비자들과의 직간접적인 소통이 다일렉트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와 같이 비대면 시대에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새로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통업계와 아트 및 디자인업계의 상생하는 노력이 한창이다.

콜라보레이션은 상품군 뿐만이 아니다. 편의점 CU는 지난해부터 신진 작가의 작품으로 매장을 꾸미는 ‘우리 동네 아트갤러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코로나19로 갤러리가 문을 닫고 전시 업계가 침체된 가운데, 청년 작가에게 전시 공간을 제공하고 고객들이 문화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취지로 기획됐다. 카페 내 취식 불가능과 음식점의 영업 마감시간이 짧아지면서 편의점을 찾는 소비자들이 대폭 증가하고 있는 상황을 착안한 발상이다. 이는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작가를 통해 더욱 높이고, 작가는 대중적인 인지도를 획득하여 후원자를 얻는 일종의 시너지(Sinergy) 구조다.

그동안 미술계에서도 아트 상품이란 품목을 개발해 대중화를 시도해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가의 아트 상품은 명품에 치이고 저가의 상품은 다른 상품들과 비교되면서 고전해왔다. 일반 대중들과의 보이지 않는 거리감이 존재하여 친근하게 다가가기는 어려웠던 부분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도 산업자본과 손을 잡고 브랜드와 작가의 인지도가 서로 상승할 수 있도록 협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시점에 와있다.

서로 상생을 도모하며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각 업계의 콜라보레이션들이 단순히 시각적으로 예쁘고 멋있는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주어진 목표를 과제 삼아 여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더욱 가치를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디자인과 문화예술적 콘텐츠들은 우리 생활 속 의·식·주에 깃들어 선한 영향력으로써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좋은 예시가 되고 있다.
 

 
류지희 <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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