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하면 힘이 된다
계속하면 힘이 된다
  • 승인 2021.03.0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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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호 BDC심리연구소장
우리가 착각하는 것 중 하나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큰 것’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다. 세상을 바꾸는 건 사실 모두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이었다. 작은 것이 지속적으로 덧칠되고 덧칠되어 시간의 흐름 속에 겹겹이 쌓이다 보니 먼지가 산이 되었고, 작은 물방울이 강이 되고 바다가 되었다. 하루라는 시간은 역사가 되었고, 작은 노력이 모여 내공이 되고 연륜이 되었다. 하찮다고 생각하는 작은 것들이 큰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운동하는 사람을 보면 쉽게 이해가 된다. 야구선수는 무명의 시간을 지나 프로선수가 된 후에도 지겹고 단순한 배팅 연습을 하루에 수 천 번씩을 매일 한다고 한다. 그 지겨운 반복이 그 선수에게 안타와 홈런을 가져다준다. 복싱 선수는 링에 올라 상대방을 K.O 시키기 위해서 매일매일 허공에 맨주먹을 날린다. 그렇게 훈련이 지속되고 나면 어느새 그 복싱 선수의 주먹에는 힘이 생기게 되고 그의 펀치는 강해진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힘이 들어도 기타연습을 매일매일 한 후 아름다운 기타의 소리를 내는 멋진 기타리스트가 되는 것이다. 이렇듯 무언가를 매일매일 계속하게 되면 그것은 그냥 무의미한 낭비의 시간이 아니라 힘이 된다.

한꺼번에 일을 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것을 작게 나누고 쪼개어 지속적으로 매일매일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가령 팔 굽혀 펴기를 한다고 하자. 한 번에 10시간을 하는 것과 이것을 작은 시간 단위로 나누어 시행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10시간을 한 번에 하는 것은 건강에 혹은 근육 발달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몸을 망가뜨리는 행동이다. 하지만 10시간을 5분 단위로 나누어보자. 그러면 120번으로 나눌 수 있다. 10시간 운동을 5분으로 나누면 120일이라는 시간이 생긴다. 이제 이렇게 나눈 5분이란 시간을 매일 팔 굽혀 펴기를 한다면 어떠한 변화가 생길까? 120일 뒤에는 좁았던 어깨가 넓어질 것이고, 팔에는 힘이 생기며 가슴에 근육이 생길 것이다. 이것이 계속하기의 힘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계속해야 한다. 무의미하다 싶은 그 행동들을 계속했을 때 그 행동들이 모여서 큰 변화를 가져온다. 물 한 통을 바윗돌에 한꺼번에 부어보자. 그러면 돌은 그냥 젖을 뿐, 돌에 구멍이 난다거나 상처 따위는 낼 수는 없다. 하지만 같은 양의 물이지만 높은 곳에 매달아 놓고 1분에 한 방울씩 떨어지는 장치를 하여 계속해서 자극을 주게 되면 바위에 구멍을 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본인도 계속하면 힘이 된다는 간단한 진리를 실천하는 중이다. 2013년 7월 11일 쓰기 시작한 감사일기를 2021년 지금까지 8년째 쓰고 있다. 잠시 하기는 쉽다. 하지만 계속하기는 정말 어렵다. 중간에 정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너무 많았다. 세월호가 차가운 바닷속에 가라앉았을 때도 그랬고, 믿었던 사람에게 크게 상처를 받았을 때도 감사일기를 멈추고 싶었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아니 멈추지 않았다. 계속할 때 그것은 힘으로 바뀐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지금껏 계속하고 있다. 그리고 정말 그것은 ‘힘’이 되었다.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불평보다는 감사를 찾아내는 감사력(感謝力)이 생기게 된 것이다.

몇 해 전 딸이 학원차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4개월가량 병원 신세를 진적이 있었다. 도로 공사를 하고 제대로 맨홀 뚜껑을 덮지 않아서 차 타이어가 빠지게 된 것이다. 그 충격으로 딸의 척추 뼈 두 개가 골절을 당했다. 그 날 본인은 너무 가슴이 아팠다. 한창 뛰어놀고 다녀야 할 딸아이가 병원에 꼼짝없이 누워 있을 걸 생각하니 이만저만 속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날도 나의 감사일기는 멈추지 않았다. 더 다치지 않음이 감사했고, 이 아픔의 시간을 통해 딸에게 우리 가족에게 줄 귀한 경험과 교훈에 대해 미리 감사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딸아이는 건강하게 퇴원을 했고 지금은 너무나 잘 지내고 있다. 이제 본인의 삶에 감사는 호흡과 같다. 그리고 감사의 힘이 생겼다. 방향이 맞고 옳은 일이라면 멈추지 말고 계속해야 한다. 계속하면 힘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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