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의 어린이 그림교육 칼럼> 상상화, 그림 읽기
<이명주의 어린이 그림교육 칼럼> 상상화, 그림 읽기
  • 채영택
  • 승인 2021.04.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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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화
하늘을 나는 산타 할아버지와 나.

어린이 여러분, 지난번엔 고무판화를 함께 감상해 보았는데 오늘은 상상화를 함께 감상하며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예전에 6세 어린이가 그린 ‘하늘나라 어린이들’이란 상상화를 소개하고 함께 감상한 적이 있었는데 이번엔 8세 여자 어린이가 ‘하늘을 나는 산타 할아버지와 나’라는 주제로 그린 상상화를 함께 감상해 보기로 해요.

이 그림은 정사각형 모양의 용지에 그린 학교문집의 표지그림인데 때로는 규격화된 직사각형 모양의 용지보다 색다른 비율의 용지가 더욱 주제와 목적에 적합한 경우가 있다는 점을 여러분은 이 그림을 보고 깨달았을 거예요.

자, 이제 그림을 살펴볼까요?

산타 할아버지가 사슴이 끄는 썰매를 타고 있는데 옷을 매우 예쁘게 입은 예쁜 여자 어린이가 썰매를 몰고 있어요.

산타 옆에는 남자어린이도 함께 썰매를 몰고 있네요. 이 남자어린이는 아마 이 여자어린이의 남동생인 것 같아요.

사슴 앞에는 깃발을 든 천사가 길을 안내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깃발에는 이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의 교표가 그려져 있어요.

아마 이 그림이 학교 문집의 표지그림이라서 교표를 그려넣고 싶었던 것 같아요.

아래쪽에는 동산이 보이고 산의 능선에 나무가 늘어서 있어요. 한 쪽에 우방타워도 보이네요. 예쁜 집들과 나무들이 보이고 이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의 교표가 그려진 학교건물도 내려다 보입니다.

능선에 있는 나무들은 도식기 어린이의 특징인 전개도기법으로 그려져 있어요.

썰매 아래로는 하얀 새떼들이 있고 꼬마천사가 별봉을 들고 새떼를 인도하고 있어요.

하늘에는 책에서 읽은 용궁이 있고 그 안에는 옥황상제와 선녀도 그려놓았어요. 사람들이 못 알아볼까봐 하늘나라 용궁이라고 써 놓았답니다.

밑그림은 가느다란 수성펜으로 그렸고 채색은 바탕색을 파랑으로 정해두고 파랑과 대비되는 색으로 칠했답니다.

사슴 등의 흰 무늬만 크레파스로 그린 후 나머지 채색은 모두 수채물감으로 했어요.

이 어린이는 흰색 크레파스를 먼저 칠한 후 수채물감을 덮어 칠하면 크레파스를 칠한 곳에는 물감이 묻지 않는 배수 효과를 미리 연구해서 잘 응용한 것 같아요.

산타가 들고있는 선물주머니는 투시기법(엑스레이 기법)으로 속이 훤히 보이게 그렸는데 선물만 색칠하고 흰색은 종이의 바탕색을 살려서 칠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답니다.

이 때 욕심을 부려서 선물꾸러미 속의 바탕색을 칠했다면 선물이 어떤 모양인지 잘 드러나지 않아 역효과였을 텐데 이 어린이는 일부러 바탕색의 흰 종이 색깔을 부분적으로 남겨두어 그림을 돋보이게 할 수 있었답니다.

하늘의 파랑을 다 칠한 후에는 마지막으로 칫솔에 흰 물감을 묻혀 자를 대고 뿌려서 크고 작은 흰색 점들이 마치 은하수처럼 보이게 했답니다.

이 어린이는 성실하고 꼼꼼하게 생각해가면서 그린 덕분에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잘 살려 효과적으로 나타낼 수 있었어요.

이 그림은 상상력을 동원해서 자기가 아는 것과 하고자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엮어서 목적에 맞도록 그린 좋은 그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출전: 이명주 저 ‘너, 그림 잘 그리고 싶니?’)
 

 

화가, 전 대구초등미협회장·대구달성초등교장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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