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국보급 수작·세계적 미술품 대거 포함
‘이건희 컬렉션’ 국보급 수작·세계적 미술품 대거 포함
  • 황인옥
  • 승인 2021.04.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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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1천여 건 2만3천여점 기증
이인성·유영국 등 작품 대구에
지역 대표 작가 연구적 가치 커
“자금 있어도 구하기 힘든 작품”
이건희컬렉션공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상속세 납부 시한을 앞두고 공개한 사회공헌 계획에 따라 이건희 회장이 평생 수집한 개인소장 미술품 1만1천여건, 2만3천여점은 국가 박물관 등에 기증된다. 사진은 기증 작품의 일부. 윗줄 왼쪽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되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가운뎃줄 왼쪽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는 국내 작품인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아랫줄 왼쪽부터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는 국외 작품인 호안 미로의 ‘구성’,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삼성 제공

기증이 결정된 ‘이건희 컬렉션’에는 국보급 수작과 세계적인 미술품이 대거 포함됐다. 고(故) 이건희 회장 유족들은 이 회장이 남긴 고미술품과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1만1천여 건, 2만3천여 점을 대구미술관을 비롯해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한다고 28일 발표했다. 국보와 보물을 포함해 총 2만1천600여 점의 고미술품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됐다. 또 고향인 대구에도 21점의 작품을 기증했다.

◇대구미술관 이인성, 이쾌대 등 지역 대표 근대화가 작품 21점 기증

고 이건희 회장의 소장 작품 가운데 대구미술관에 기증된 21점의 작품들은 고향인 대구를 배려한 작품들이다. 기증 작품은 이인성(7점), 유영국(5점), 서진달(2점), 문학진(2점), 변종하(2점), 김종영(1점), 서동진(1점), 이쾌대(1점) 등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근대화가 이인성의 작품은 대표작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1934)’과 함께 ‘풍경(1930년대)’, ‘여인초상(1930년대)’, ‘석고상이 있는 풍경(1937)’ 등이다.

지역 대표 화가인 이쾌대 ‘항구(1960)’를 비롯해 서동진 ‘자화상(1924)’, 서진달 ‘누드(1938)’, ‘나부입상(1934)’, 변종하 ‘오리가 있는 풍경(1976)’, ‘두 마리 고기(1980)’ 등이 포함됐다. 또 울진 출신인 추상화의 거장 유영국의 1970년대의 ‘산’, ‘작품’ 등 수작이 다수 포함돼 있어 지역 미술사 연구에 큰 의미가 있다.

대구미술관 관계자는 “지역 작가들로 이뤄진 작품들이 대구로 오게 돼 지역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에 기증받은 작품들은 지역을 대표하는 근대 작가들의 작품들로서 연구적 가치는 물론 미술관의 대표적인 작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겸재 ‘인왕제색도’ 등 국보·보물 포함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한 고미술품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보살도’(보물 2015호) 등 국보 14건, 보물 46건이 포함됐다.

인왕제색도는 겸재 정선이 조선 영조 27년(1751)에 비 온 뒤 인왕산에서 안개가 피어오르는 순간을 포착한 그림으로 가로 138.2㎝, 세로 79.2㎝에 정선이 남긴 그림 400여 점 중 가장 큰 편에 속하며, 그의 화법이 잘 나타난 조선 회화사의 걸작이다. 작품 가격은 300억∼1천억 원으로 평가된다.

추성부도는 중국 송나라 문필가인 구양수(1007∼1072)가 지은 ‘추성부’(秋聲賦)를 단원 김홍도(1745∼1806?)가 그림으로 표현한 시의도(詩意圖)다. 단원이 1805년 동지 사흘 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김환기·이중섭·모네 등 근대미술 걸작 1천600여 점

미술품으로는 김환기, 박수근, 이중섭, 클로드 모네, 파블로 피카소, 마르크 샤갈을 비롯한 국내외 거장들의 근대미술 작품 1천600여 점이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된다.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대표작가들의 작품들이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되며 일부는 대구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 지방자치단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으로 옮겨진다.

김환기(1913~1974)는 1971년 작 ‘우주’로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운 작가로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은 김환기 작품을 19점 소장하고 있지만, 작가의 예술적 기량이 절정에 달한 1970년대 전면점화는 한 점도 없는 상황이다. 또한 이중섭을 대표하는 ‘황소’도 소장하지 못했다.피카소와 모네 그림도 국립현대미술관에는 한점도 없다.

다수의 국공립미술관장은 “이건희 컬렉션의 수준과 가치를 고려할 경우에 기증작들은 모두 각 미술관의 대표작이 될 작품들이다”며 “다수의 작품들은 자금이 있다 해도 시장에 나오지 않아 구하기 어려운 작품들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마크 로스코, 알베르토 자코메티, 프랜시스 베이컨 등 기증 목록에서 빠진 주요 서양 현대미술 작품들은 삼성가와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관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인옥기자 hi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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