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명실상부한 근대미술 메카로
‘이건희 컬렉션’ 명실상부한 근대미술 메카로
  • 승인 2021.04.2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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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생전 수집한 미술품 ‘이건희 컬렉션’이 국민의 품에 안긴다. 그 중 일부는 대구미술관에서 볼 수 있게 됐다. ‘대구는 근대미술의 메카’라는 말에 걸맞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삼성가의 터전인 대구에 대한 애정이 엿보인다.

삼성 유가족 측은 28일 ‘이건희 컬렉션’ 사회 환원 계획을 발표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인왕제색도(국보 216호)’를 비롯해 국가지정문화재(국보 14건, 보물 46건) 60건 등 2만1천600여점을, 국립현대미술관에는 고흐, 고갱, 모네, 샤갈, 피카소 등 서양 근대 미술사를 열어젖힌 사조별 대표작가,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등 한국 근현대 회화작품 등 1천600여점을 기증한다.

삼성가에서 ‘ 이건희 컬렉션’ 일부를 대구미술관에 기증한 건 이 회장의 고향, 대구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근현대 대구미술 선구자 여덟 작가, 총 21점이다. 대구를 대표하는 근대화가 이인성의 대표작 ‘노란 옷을 입은 여인상’(1934년)과 이쾌대, 서동진, 서진달, 변종하의 작품, 경북 울진이 고향인 한국 추상화가의 거장 유영국의 수작이 포함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다만 한국 문인화의 거장 석재 서병오의 작품도 포함될 거란 전망이 있었지만 제외된 것은 유감스럽다.

이인성의 작품 중 대구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것은 현재 5점, ‘이건희 컬렉션’으로부터 기증된 7점을 추가하면 총 12점이 된다. 특히 한국 추상화의 선구자 유영국의 작품이 한 점도 없는 상태에서 추상미술을 개척한 그의 작품 5점이 대구로 오는 건 획기적인 사건이다. 유영국은 한국의 자연을 아름다운 색채와 대담한 추상 형태로 빚어낸 최고의 조형감각을 지닌 화가로 알려진다. 대구미술관에 기증된 고 이건희 회장의 소장 작품들은 대구·경북 출신으로 우리나라 근대 미술 수작이 다수 포함돼 있어 지역 미술사 연구에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대구미술관의 책임이 무겁다. 지역 작가 컬렉션을 수준급으로 완성할 수 있게 됐으므로 소장에 그쳐서는 안 된다. 대구미술관은 미술의 도시 대구를 사랑하는 소장자의 뜻이 더욱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소장 작품연구와 작가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작업에 매진해야 한다. 시도민의 문화적 갈증을 위한 ‘기증 작품 특별전’ 개최는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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