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의 어린이 그림교육 칼럼] 상상화, 그림 읽기(2)
[이명주의 어린이 그림교육 칼럼] 상상화, 그림 읽기(2)
  • 채영택
  • 승인 2021.05.0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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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화

어린이 여러분, 오늘은 독서감상화를 함께 감상해보기로 해요.

이 그림은 만 8세 남자어린이가 그린 그림인데 “숙영낭자전”이라는 책을 읽고 느낌을 그린 독서 감상화입니다.

이 그림은 조선시대에 숙영낭자가 난리 통에 부모와 헤어져 길을 잃고 산 속에서 울고 있는데 사슴이 나타나 등에 태워주고 원숭이가 먹을 것을 가져다주며 파랑새가 길을 안내하는 그림입니다.

그런데 이 그림 속에는 차례대로 나타난 동물들이 한꺼번에 그려져 있으며 숙영낭자가 그토록 찾아 헤매고 있는 마을이 숙영낭자의 바로 뒤에 그려져 있고 바로 곁 동굴 속에 있는 부모를 못 찾아 헤매고 있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시공간을 함께 나타낸 표현은 그림이라서 가능한 것이지요.

원숭이가 닭다리를 가져다준 이유는 이 그림을 그린 어린이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이기 때문이랍니다.

또 다른 원숭이 한 마리는 나무에 거꾸로 매달려 이정표를 화살표처럼 만들어서 길을 안내하고 있어요.

나무의 옹이 속에는 다람쥐부부가 밤을 먹고 있고 하늘에는 이 어린이가 잘 그리는 그림인 학도 두 마리 날아서 숙영낭자를 보살피고 있네요.

그런데 아래쪽에 있는 바위 위에 이상하게 생긴 동물은 무엇일까요?

이 동물은 이 이야기와 아무 관계도 없지만 그림을 그린 어린이가 좋아하는 동물인 카멜레온인데 이 그림 속에 들어와 있어서 자신도 왜 여기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머리위에 물음표를 그려놓은 것이랍니다.

이 그림은 밑그림은 연필로 진하게 그렸고 채색은 사슴 등의 흰 점만 크레파스로 칠했고 나머지는 모두 수채물감으로 했네요.

전체적인 구도는 오른 쪽 산이 높기 때문에 왼쪽에도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큰 나무를 그려놓았어요.

풀은 붓을 모아서 세워서 길고 짧게 찍었기 때문에 풀밭의 느낌이 잘 나타났어요.

나무는 평소 관찰한 나무의 모습을 그렸는데 이 나이의 어린이에게 맞게 명암을 나타내어주었어요. 이 그림은 대담하게 주제를 잡았을 뿐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을 엮어 그린 독서 감상화라서 좋은 그림이 됐답니다.

(출전: 이명주 저 ‘너, 그림 잘 그리고 싶니?’)

이명주(화가·전 대구초등미협회장·대구달성초등교장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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