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우려에 가족 모임 취소
시설 어르신 접촉면회 불허
전화 통화로 아쉬움 달래야
어버이날을 이틀 앞둔 6일, 이날 만난 상당수의 시민들은 어버이날 가족모임에 조심스러운 분위기였다. 현행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직계가족이거나 6세 미만 영유아를 동반한 경우에는 최대 8인까지 사적 모임이 허용된다. 문제는 코로나19 감염확산에 대한 우려다.
최근 부산·울산·경남 등을 비롯해 경주·구미 등 경북지역에서도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데 이어, 경북과 울산지역에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어버이날 모임에 대한 고민이 커진 것이다.
경주가 고향인 김모(26)씨는 이달들어 경주에서 매일 신규 확진자가 10여명씩 발생하자 어버이날 일정을 취소해야 했다. 그는 “요즘 고향 동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부모님도 내려오지 말라고 하시더라. 어버이날에 맞춰 전화통화를 드리는 것 정도로 대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 출신인 서모(27)씨 역시 “울산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이라고 들었다. 당장 내가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는 둘째 치더라도 내 주변 사람들에게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도 있기에 가능하면 내려가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오랫동안 자녀를 만나지 못한 요양시설 입소자의 그리움은 더욱 커져간다. 현재 요양병원은 2단계 이하, 요양시설은 2.5단계 이하에서 비접촉 방문 면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접촉 면회는 중증이거나 임종을 앞두는 상황 등에만 허용된다.
대구 달성군 한 요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이번 어버이날에도 면회를 전면 제한하기로 했다. 면회가 힘들다는 이야기에 딸 보는 게 소원이라는 등 아쉬움을 나타내는 어르신이 많다”며 “하지만 어르신들이 가장 감염에 취약한 점을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쓸쓸해하실 어르신들을 위해 축하 영상을 틀어 내부 행사를 진행하고, 자녀분과 영상통화를 자주 시켜드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어버이날 등 다양한 공휴일을 맞아 철저하게 방역수칙을 지키길 당부하고 있다. 최근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에서 “어버이날을 맞아 식사나 나들이를 계획하신 분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감염의 상황은 상황과 때를 가리지 않는다. 좋은 날 좋은 사람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방역의 기본을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혁진기자 jhj1710@idaeg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