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인증 부르는 플레이팅…‘테이블 위 판타지’ 즐겨라
SNS 인증 부르는 플레이팅…‘테이블 위 판타지’ 즐겨라
  • 류지희
  • 승인 2021.05.06 2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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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디자인 기행] 푸드 스타일링
눈과 입이 즐거워야 맛집
시각 수요 높아진 오늘날 식문화
잘 먹었다, 많이 먹었단 뜻 아냐
품격있게 차려진 밥상 의미
비주얼 마케팅 뛰어든 요식업계
감각에 기대어 소비하는 시대
식기 모양·소재까지 색달라야
봇짐 배달 등 이색 콘셉트 등장
푸드스타일링
푸드스타일링. 접시 색감, 모양, 소재, 야채들의 조화 등 푸드스타일링 전문가의 손길을 통해 셀러드가 완성되고 있다.

“와, 예쁘다! 아직 먹으면 안돼요, 사진 찍어야 하니깐.” 요즘엔 어떤 음식점을 가도 식전에 테이블 사진을 찍는 것이 하나의 의례가 된 듯 하다. 그리고 자신이 먹은 음식을 자랑이라도 하듯 SNS계정에 실시간 공유하고 친구들과 교감을 나눈다. 그런 까닭에 예전의 맛집은 지금의 맛집과는 조금은 다른 의미가 되었다. ‘맛있는 집’이라는 말 속에는 ‘입과 눈이 모두 즐거운 맛있는 집’이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같은 음식이라 하더라도 더 예쁜 곳에서 좀 더 예쁘게 차례진 음식을 먹는 것이 일상 속 소소한 즐거움이자, 이를 너머 삶의 큰 행복으로 자리 잡은 문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부터 음식을 나누는 일은 정을 나누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하였다. 하지만 각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요즘에는 음식을 나눠먹는 것은 고사하고 하루 세번 매 끼니를 챙겨먹는 것 조차 쉽지 않아 졌다. ‘잘 먹는다’의 의미는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하루 한 끼를 먹어도 제대로 먹는 것이 되었다. 다시 말해, 적게 먹더라도 제대로 차려진 음식을 맛있게 먹는 것이다. 1일 1식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식문화에 대한 시각적인 수요와 퀄리티가 높아졌다. 맛은 물론이고 눈으로 보기에도 여간 까다로워진 것이 아니다.

알렉산드로 김파는 음식을 먹는 행위는 인간의 모든 감각을 자극하여 오감이라는 복합적인 감각들이 인지되어 완성되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또한 저서<미식예찬>에서는 미식이란, 사회적 지휘와 문화 및 예술가치의 이해를 통한 기쁨을 응축해 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점들이 테이블 및 푸드스타일링이 점점 더 중요한 예술적 가치로 인정받는 이유이다.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셋팅될 때의 그 짧은 순간, 소비자는 캐치한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맛집인지 아닌지를 마음 속으로 결정을 내린다. 테이블 위에 놓이는 식기류 모양부터 소재와 색감은 물론, 고기의 굽기와 야채들의 조화로운 플레이팅, 엣지있는 데코레이션하나까지 한 눈에 간파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커뮤니티로 공유되는 인증샷 문화가 자연스럽게 일상이 되어버리면서 요식업들 사이에서도 스타일링 디자인에 대한 경쟁이 마케팅의 무기로 극대화되고 있다.
 

개나리카페03
한 카페의 주문배달 보자기키트. 예스런 감성으로 추억을 소환했다.

더구나 비대면 문화로 인한 요식업계의 키트상품 마케팅이 가열되면서 재미난 사례들도 늘어나고 있다. 대구에서 핫한 카페로 인기가 상승중인 ‘개나리다방’이 그 중 하나다. 바로 위트있는 감성의 포장전략 때문이다. 개나리다방은 소비자가 배달 주문을 하면 배달기사가 괴나리봇짐을 들고 방문한다. 바로 이 봇짐이 주문한 메뉴가 든 포장키트인데, 그 안에 든 음료들도 옛날감성 그대로를 살렸다. 개나리다방의 시그니쳐 메뉴인 옛날 팥빙수는 컵의 윗층에서부터 인절미 가루와 떡고명, 옛날팥, 와그작 얼음가루, 후르츠과일 통조림 순으로 되어있어 마치 옛날 집에서 할머니가 만들어주시던 그 감성을 그대로 재현하였다. 어르신들에게는 옛추억을 소환하는 레트로 감성을, 젊은 소비자들에게는 신기하고 즐거운 배달문화를 선사하니 남녀노소 누구나 체험해보고 싶은 카페로 사랑받지 않을 수가 있을까.
 

홍직구라이브방송3
한 라이브방송 푸드스타일링 프로그램에서 전문 쇼호스트들이 일명 ‘비주얼판타지’를 선보이기 위해 스테이크에 소스를 뿌리는 쇼맨십을 취하고 있다.

 

기획력 필수 라이브커머스
어떻게 보일까? 핵심 요소
상품 디스플레이 좋을수록
고객 문의 늘고 매출도 증가

라이브 방송가의 사정도 마찬가지이다. 공중파 홈쇼핑 못지않게 시청자가 확산되고 있는 온라인 쇼핑라이브 방송의 경우, 정해진 시간내에 최대치의 효율로 시청자들고 구매고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SNS에 고정되는 단순 디스플레이 상품이 아니라 현장 카메라의 동선에 의해 노출되기 때문에 수시로 구도가 바뀐다. 쇼호스트가 식품을 설명하거나 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에서는 제스쳐에 따라 테이블셋팅이나 플레이팅이 변화되기 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변수를 고려하여 레시피들이 셋팅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식품스타일리스트는 식품영양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요리에 대한 전문성, 디자인 감각이나 공간 예술에 대한 감각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한 마디로 식재료의 특성을 살려 음식이 가장 아름답게 보일 수 있도록 만드는 예술가니까.

대구의 식품라이브쇼핑 전문회사 에프터엔터테이먼트는 이에 대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젊고 트랜디한 인력들로 이루어진 이 그룹은 ‘라이브커머스’라는 단어가 생겨나기 전부터 온라인 홈쇼핑업을 준비했다. 비주얼을 다루는 업의 특성상 테마별 라이브방송을 진행할 수있도록 사무실에 룸도 셋팅되어 있다. 소비자에게 ‘어떻게 보여지게 할지’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만큼 홍금표 대표는 본인이 직접 모든 방송분에 대한 스타일링까지도 참여하여 일일이 체크 및 작업을 진행해 왔다. 그 만큼 모바일 화면을 통해 보여지는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도 본인의 손을 거쳐 진솔하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그의 남다른 열정과 애정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홍 대표도 최근 전략을 바꾸었다. 한 달 전부터 전문 스타일리스트를 영입하여 상품 디스플레이와 레시피 플레이팅에 대한 기획과 스타일링을 보다 더 업그레이드 시킨 것이다. 그는 확실히 스타일링에 대한 힘이 실리면서 방송을 시청하는 고객분들이 상품에 대한 호기심이나 문의글들이 많아지고, 이러한 관심이 곧 매출로 연결되는 긍정적 효과를 톡톡히 보고있다고 말한다.

현재 동종업계에서는 일반인들도 쇼호스트를 자처하여 방송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에 비해 일찌감치 전문 쇼호스트 및 스타일링 인력을 갖춘 홍직구브랜드가 보다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솔직하고 재치있는 임담으로 마니아층과 수요가 늘어나면서 ‘홍직구’브랜드는 더욱이 푸드스타일링과 테이블셋팅에도 신경을 쓸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비주얼판타지’시대에 발맞춰 식품업계에서도 보다 재미있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맛있는 아름다움, 즉 ‘푸드판타지’를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시각적인 자극을 통해 삶의 즐거움을 향유하고 행복의 질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판타스틱한 일상들이 계속되어 질 전망이다. 옛말에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라는 말처럼 보기 좋은 것들이 맛 뿐만 아니라 우리의 정신과 몸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류지희 <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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