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림이라는 것은 신기하게도 수집한 이미지를 참고해서 작업물로 남길 때 같은 이미지를 그려도 붓터치의 끝 표현과 그려내는 과정 등등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시각물이 된다. 회화는 사진과는 차원이 다른 시각의 힘이 있다. 이렇게 회화의 힘을 느끼고 각인하며 그리는 작업을 이어나간다.
최근 나는 문화예술회관 March전에서 발표한 페티시시리즈를 중점으로 작업을 이어 나가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회화의 힘을 생각하며 몸을 회화로 재현하고 있는데 인체를 부분 확대한 시각적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다.
이선영 미술평론가의 글에서는 ‘나의 회화 작업에서의 풍경이나 몸은 불확실하다’고 설명한다.
“남성의 국부를 그린 다소간 충격적인 작품은 작가가 여성이다 보니 남성도 여성만큼 (성적으로) 대상화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까? 그러나 여성에게는 더욱 가혹하다. 성적 자세를 취한 여성의 몸에서 썩은 물이 줄줄 흐른다. 비천함(abjection)이 편재하는 몸뚱이는 명확한 정체성, 즉 자기동일성을 확보하지 못한다”고 평가한다.
※최윤경은 대구가창창작스튜디오 레지던시 작가, 대구 범어아트스트리트 2021 원만한관계전, 대구 문화예술회관 2021 MARCH전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