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영화관'...영화평론가 백정우의 영화 속 맛깔나는 음식이야기
'맛있는 영화관'...영화평론가 백정우의 영화 속 맛깔나는 음식이야기
  • 석지윤
  • 승인 2021.05.12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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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30편·푸드 20종 버무려
위트 넘치는 일러스트도 묘미
맛있는 영화관
백정우 지음/ 한티재/ 240쪽

‘화양연화’에서 가장 황홀한 장면을 만드는 소재 중 하나는 ‘완탕면’이다. 홍콩에 가면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이자, 현지인의 소울 푸드. 장만옥과 양조위가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며 교차하는 아련하고도 매혹적인 신. 영화의 테마 음악이, 흔들리는 국수통과 묘한 조화를 이루며 감정을 고조시킬 때, 관능의 미장센은 정점에 이른다.

영화에 등장하는 음식은 그 자체로 캐릭터가 되고, 시절을 반영하며, 플롯을 뒤흔드는 복선으로 기능한다. 때론 짧은 장면에 등장하는 음식이 이야기 전체를 견인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평론가인 저자의 영화와 음식 이야기. 전작인 ‘영화, 도시를 캐스팅하다’에 이은 두 번째 ‘캐스팅’ 시리즈.

저자가 영화 속 음식에서 찾아낸 것은 결국 삶의 풍경이다. 영화는 삶을 반영하고 시대를 반영하며 인간의 욕망을 반영한다. 음식에는 만드는 이의 마음과 기운과 내면이 담긴다. 둘은 그래서 동색이다. 영화도 음식도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에 대한 애정이 빠진 음식과 영화는 맛없고 재미도 없다.

영화 ’황해’가 영화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력 보다도 하정우의 ‘먹방’으로 대중들에게 각인된 것도 이와 일맥상통한 현상이다.

‘강철비’의 잔치국수에서 ‘고령화 가족’의 삼겹살구이까지, 분자 요리에서 육식에 관한 담론과 채식주의에 관한 이야기까지, 영화와 음식 사이를 종횡하며 30여 편의 영화와 20여 종의 음식 이야기를 맛깔나게 버무렸다.

저자의 이야기는 결국 먹는 것에 관한 근본적 사유이기도 하다. 삶에서 먹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고, 음식은 시절의 살림을 반영한다면서, 가장 사적이고 보편적인 ‘먹는 행복’에 소홀하지 말자는 저자의 당부가 의미심장하다.

석지윤기자 aid1021@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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