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부터 의상까지…아바타의 ‘개성 창조’는 사용자의 몫입니다
인격부터 의상까지…아바타의 ‘개성 창조’는 사용자의 몫입니다
  • 류지희
  • 승인 2021.05.20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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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디자인 기행] 가상공간
증강현실 서비스 ‘제페토’
AI·AR 활용 아바타 제작
10대 90%·20대 80% 사용
‘현실의 나’와 같다고 인식
가상화폐 모아 아이템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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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페토의 3D 아바타들이 한 공간에 모여 파티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네이버 제트 코퍼레이션 제공

요즘 어딜가나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들려온다. 향후 IT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이라는 의미이다. 가상(Meta)과 우주(Universe)의 합성어로 단순 가상현실이 아니라 현실이 흡수된 형태로서 기존의 일방적인 미디어와 달리 양방향의 교류가 가능한 공간을 말한다. 온라인 속 3차원 입체 가상세계에서 아바타의 모습으로 구현된 개인들이 서로 소통하고 돈을 벌고 소비를 하며 현실의 활동을 그대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뜻한다.

메타버스의 대표 사례로,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도 다이너마이트(Dynamite)라는 뮤직비디오를 포트나이트(Fortnite)라는 비디오 게임에서 먼저 공개를 했다. 단순히 뮤직비디오가 플레이되는 것이 아니라 아이템을 구입하면 자신의 캐릭터가 방탄소년단과 똑같이 춤을 추기도 한다. 실제 콘서트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좋아하는 가수와 함께 춤을 추고 즐기면서 공감하는 것이다. 실제로 춤을 추지 못하는 사람도 가상세계에서 만큼은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다. 사실상 가수 콘서트장에 가려면 인원 제한도 따르고 무대 설치나 많은 것들에 손이 많이 간다. 하지만 가상현실에서는 어떨까? 당시 포트나이트의 실시간 접속자 수는 1천만 명이 넘었다고 한다.

이처럼 가상공간의 서로 다른 등장 인물들은 사회적, 경제적 소프트웨어의 아바타로서 교류하고 현실세계의 은유를 사용하지만 물리적 제한은 없다. 출시 후 2개월만에 300만 다운로드의 기록을 세운 대표적인 증강현실 아바타 서비스 ‘제페토’를 예로 들어보자. 제페토는 아바타를 활용한 공유프로그램으로, 인터넷 포털 기업인 네이버가 자회사를 통해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3차원(3D) 아바타 앱을 제작한 것이다. 참여자들은 가상공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AR 및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사진을 기반으로 한 3D 아바타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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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가 제페토와 제페토스튜디오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직접 본인의 아바타 패션을 디자인 제작, 판매하고 있다.

아바타는 현실과 다른 가상세계에서 이용자를 대리해 활동하며. 자신과 닮은 아바타를 여러 아이템으로 꾸미고 다른 사용자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사용자가 아바타를 직접 제작하고 판매까지 할 수 있어 벌써부터 10대와 20대 사이에서는 각 90%, 80%의 사용자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만큼 큰 이슈다. 네이버가 만든 아바타가 자신의 정체성을 들어내는데 과감없는 MZ세대의 마음을 제대로 훔친 것이다. 아바타를 꾸미기 위해 열심히 가상화폐를 모으고 쇼핑을 하는 10대들도 늘어나고 있다. 아바타는 가상세계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인격체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이처럼 개인이 A캐릭터로 쇼핑을 하고, B캐릭터로 게임을 하며, C캐릭터로 업무소셜네트워킹을 하는 등 여러 개의 인격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아바타문화가 생활 속 깊이 자리잡을 것이라 본다.

생각해보면, 사실 이러한 현상은 그리 낯선 일은 아니다. 2000년대 초중반을 거쳐온 세대라면 한국에서 유행한 미니홈피 싸이월드와 유사하다고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싸이월드에서는 도토리라는 가상화폐를 사용하여 쇼핑카테고리에서 아바타의 옷과 악세서리, 배경이미지 등을 구매하고, 자신의 개성을 뽐내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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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 교실, 다운타운 등 제페토 월드를 돌아다니면서 친구를 팔로우하고 대화하며 사진을 찍으며 놀 수 있다.
 

싸이월드 ‘미니미’와 다른 점
아이템 구매서 끝나지 않고
제작·판매·수익 창출까지 돼
저작권 등 법적 문제는 숙제로

하지만 제페토가 다른 점이 있다면 일률적으로 만들어진 아바타 틀에 옵션사항으로 꾸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AR(증강현실)을 이용해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한 아바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세상에서의 내 인격체인 아바타를 위해 사용자들이 직접 필요한 의상 및 아이템들을 직접 디자인 제작하고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기까지 한다. 즉, 누구나 참여자이나 디자이너이자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플랫폼 ‘제페토 스튜디오’가 그것이다. 이전에 싸이월드의 보여주기식 마스코트가 아니라, 아바타들이 직접 눈을 맞추고 이야기 나누며 움직인다.

직접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하여 사용해 보면, 화면 가운데 얼굴이 나오고 헤어, 메이크업, 의상 등 다양하게 매칭해 보며 보다 디테일하고 화려하게 스타일링을 할 수 있게 구성되었다. 때문에 이러한 아바타 산업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고 있는 시장은 엔터테인먼트의 연애산업과 게임 업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공연과 팬들과의 대면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난처한 상황에 직면했던 이들에게는 아바타 시스템이 더할나위 없이 반가운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가수들과의 콜라보 무대나 팬들과의 소통미팅을 위해 아이돌들이 3D 아바타로 합동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2000년대, 인쇄편집을 담당하던 시각디자이너가 3D 그래픽디자이너로, 그리고 UIUX디자이너로, 지금은 가상세계의 VR디자이너로 점점 연결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가상세계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서 그 중심엔 캐릭터와 아바타 디자인이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른다. 치열한 캐릭터의 등용문으로 여기지고 있는 카카오 이모티콘 스튜디오나 라인 크리에이터 마켓이 3차원 사이버 공간상에서 사용자의 표정을 대신해주는 역할이였다면, 이제 4차원 공간 속 인물인 아바타는 사용자의 심리가 반영된 동일 인물로써 직접 나서서 움직이고 행동하는 소울메이트의 존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는 않다. 실제 인물을 모델로 하고 있지만 가상 인물인 아바타의 법적 권리를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 그 경계가 모호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존 인물과 아바타 인물의 콘텐츠를 무단 사용하거나 범죄형태로 소비하여 명예와 권리를 훼손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인공지능과 가상공간을 활용한 아바타와 관련한 콘텐츠들이 이제 막 생겨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법적 논의가 아직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여전히 놀란이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디자이너들과 일반인들과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질 것이고, 그로 인해 따라오는 저작권 문제나 개인정보의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사안이 되었다. 캐릭터 하나를 제작할 때는 새로운 인간을 한 명 낳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캐릭터 성격과 외모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크리에이터 상황에 뛰어든 아바타 기술과 디자인, 앞으로 어떤 세상을 창조해 나갈까?
 

 
류지희 <디자이너·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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